주안상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아름답고 뿌듯하며 정취 어린 겨울밤을 완성시켜주는 술안주가 있다. 술을 부르는 그들의 #안주스타그램. | 주안상,안주,안주스타그램

@강미(브랜드 마케터) #석화 #부야베스겨울의 홈 파티에서 자주 내어놓는 안주는 단연코 석화다. 즐겨 마시는 술이 막걸리와 소비뇽 블랑(화이트 와인)이다 보니 와인과 서빙할 때는 석화에 적양파 소스를 곁들이고 국물 요리로 부야베스를 준비한다. 직접 주문해서 마시는 여주 한길주의 경우엔 유자 간장을 곁들인 석화에 과메기, 제철 도루묵찌개를 곁들어 준비한다. 최근에 다녀온 도쿄 아코메야에서 히노키로 만든 오히츠와 질 좋은 쌀을 구매했다. 곧 다가올 생일파티에는 이놈들을 가지고 지라시 스시에 정종을 마실 생각이다. 아, 요즘엔 술을 안 마시는 날이 하루도 없구나.@황인찬(시인) #모츠나베겨울의 술에는 따뜻한 국물이 어울린다. 추위에 종일 어깨를 움츠리며 걷다가 따뜻한 가게에 들어가 사케와 함께 따뜻한 국물 요리를 먹으면 그만한 즐거움이 없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안주는 모츠나베. 곱창이나 대창 등을 주재료로 삼는 일본식 곱창전골인데, 그 짭짤하고 느끼한 맛이 술과 제법 잘 어울린다. 뜨끈한 국물과 술로 데워진 몸으로 혼자 돌아가는 겨울의 밤도 제법 운치가 있어 좋다.@전종혁(영화평론가) #가지튀김한동안 나의 로망은 가지튀김에 맥주를 마시는 것이었다. 우연히 중국집이 많은 연남동에서 가지튀김을 먹은 후 가지에 반하게 됐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달콤하면서 매콤한 가지튀김이 입안에서 뜨겁게 움직일 때, 이 절묘한 맛은 자연스럽게 맥주를 부른다. 그렇다고 ‘혼술’을 할 정도로 자주 갈 수는 없다. 가지튀김의 양이 꽤 많아서 혼자 먹을 수 없기에 누군가와 함께해야 한다. 이런 제약도 은근히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지튀김 먹으러 가자.”는 말을 하곤 한다. 눈 내리는 날이면 언제나 가지의 풍미를 즐기고 싶다.@황인아(액세서리 디자이너) #ATM #하몽 #참기름에볶은황태 #소설옥 #이베리코흑돼지고기 #우니한판위스키를 마시러 자주 찾는 곳은 한남동 ATM. 자리도 적고 안주도 많지 않지만 알짜배기 안주들이 있는 곳. 사장님이 툭툭 썰어주는 하몽과 따뜻하게 구운 브리치즈와 꿀, 참기름에 볶은 황태, 콩나물과 북어가 들어간 해장라면 등등 모든 메뉴가 맛있지만 역시나 제일 좋아하는 건 하몽. 위스키와 함께 먹기 좋다. 최근에 집 근처에 생겨 좋았던 곳은 소설옥이라는 고깃집. 이베리코 흑돼지고기가 주 메뉴고, 사이드로 통영석화, 똥영삐툴이소라찜, 벌교꼬막찜, 우니한판 등 심상치 않은 해산물 안주들이 준비되어 있다. 메뉴만 봐도 행복해진다. 육즙 풍부한 이베리코 목살에 입가심으로 석화나 소라, 우니를 먹으면 술을 한껏 마셔도 숙취가 없다. 소주를 잘 마시지 못하는 나에겐 구수한 막걸리가 더 입맛 당기는 집.@차혜영(스튜디오 콘크리트 공동대표) #빌라더바 # 트러플오일파스타 #훈제굴내가 제일 아끼는 술집은 우리 동네 경리단 깊숙한 곳에 위치한 모델 휘황이 운영하는 바 ‘빌라 더 바’. 이유는 간단하다. 안주가 ‘꺅’ 소리 나게 맛있기 때문에! 특히 이곳의 파스타를 좋아하는데, 단순한 재료만으로 맛을 낸 트러플 오일 파스타, 양파와 훈제 베이컨으로 맛을 낸 아마트리치아나 비앙코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신선한 재료로 본연의 맛을 살린 파스타다. 그 밖에 시즌 안주도 많은데 겨울이면 싱싱한 석화, 그리고 훈제 굴(크래커 위에 얹어 화이트 와인과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힌다)을 꼭 먹어야 한다.@김수향(수향 대표) #안주마을 #통영멸치 #고성도루묵 #묵호항대방어경복궁역 부근의 안주마을에는 언제 가도 맛있는 제철 안주가 준비되어 있다. 통영 멸치, 병산 갑오징어, 고성 도루묵, 묵호항 대방어 등 그날 그날 전국 각지에서 공수된 계절감을 뽐내는 제철 해산물들. 여기에 최적의 플레이팅으로 맛에 풍미를 더해주는 사장님의 센스가 가히 국보급이다.@서정은(스타일리스트) #과메기 코끝을 찡하게 때리는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가 되면 찬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꾸덕꾸덕 말린 포항 과메기를 떠올린다. 영덕과 포항에 있는 형부와 지인이 올려 보내준 그 해 가장 맛있게 말린 과메기는 반드시 손으로 찢어 준비해야 한다. 충남 서천 제일의 김과 생미역에 마늘과 쪽파, 고추 그리고 감칠맛 나게 만든 초고추장을 차례차례 올려 과메기와 함께 싸 먹으면 동해의 소금기 머문 바다 내음이 향으로, 맛으로 파도처럼 밀려온다.@한태민(샌프란시스코 마켓 대표) #닭다리살과마늘요리 #훈제오리가슴살요리집에서 해 먹는 안주 몇 가지면 나가지 않아도 충분하다. 우선, 오카야마에 있는 정말 조그마한 야키도리집에서 배운 닭다리살과 마늘 요리. 닭다리살이 노릇하게 구워지기 시작할 때, 반 정도 자른 크기의 통마늘을 두 주먹 가득 넣어준다. 닭에서 나오는 자체의 기름이 마늘을 기가 막히게 익혀준다. 믿고 기다려야 한다. 두 번째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훈제 오리가슴살 요리. 역시 먹기 좋게 자른 후, 일단 볶는다. 여기도 관건이 충분히 익혀주어야 한다. 약간의 맛술, 충분한 후추, 조금의 소금으로 간을 더한다. 청양고추 세 개와 상상 이상으로 많은 양의 대파 흰 부분을 가늘게 채 썬 후 넣어준다. 모든 야채가 캐러멀라이즈 될 때 큰 접시에 담아낸다. 모든 술에 완벽하다.@Rebob(일러스트레이터) #명란구이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지금,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는 속초에서 공수한 명란을 싸 들고 돌아간다. 얼려 두었던 명란을 다져서 참기름과 다진 고추를 넣고 섞어서 반찬으로도 먹고, 밤에 남편과 한잔할 때는 구워서도 먹는다. 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갈색으로 노릇노릇 겉면이 익을 때까지 돌려가며 굽는다. 그린 어니언이나 부추와도 먹고 김에 싸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그냥 먹는 게 제일 좋다. 포인트는 명란 속 지름 1~2센티미터 정도는 덜 익게, 겉은 노릇하게 익히는 거다. 그 다음 김밥 썰듯이 총총 썰어서 사케나 소주와 먹는다.@임태경(프레쉬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호반 #강굴 #수제순대 #콩비지겨울이 찾아오면 우선 찾게 되는 곳은 인사동의 호반. 이 집 안주는 사실 어느 하나 허투루 내는 것이 없다. 그중에서도 서산 강굴은 겨울을 두 손 들고 환영하게 만드는 메뉴다. 씨알이 작은 이곳의 강굴은, 굳이 ‘자연산’이라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자태로, 향으로 알 수 있다. 소주 한 모금에 강굴 한 점을 오물오물 씹으면 입안에 알싸한 겨울 바다가 펼쳐진다. 강굴을 좀 먹었다 싶으면 진짜 ‘수제’ 순대를 먹는다. 거칠게 만들어진 모양새지만 그 안에 켜켜이 들어간 재료들이 내는 맛이 아주 담백하다. 마지막으로 이 집의 콩비지도 일품이다. 거칠지만 고소한 맛이, 알코올로 싸해진 몸을 건강하게 바꿔주는 느낌이랄까?@안동선( 피처 디렉터) #영동시장 #부엉이 #난코츠카라아게 새벽 2시, 어깨뼈까지 뻐근해진 야근노동자에게 영동시장에 있는 이자카야 부엉이는 가볍게 혼술하고 퇴근하기 제격인 곳이다. 아담한 2인상에 앉아 토마토 샐러드와 닭 연골 튀김, 유자 사와를 주문한다. 아작아작 연골 씹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토마토 샐러드로 야식의 죄책감도 덜다 보면 홀로 주방을 담당하는 언니가 만들어주는 스몰 포션, 전설적인 가성비의 다른 안주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오겠다는 후배의 카톡을 접수하며 새 주문을 한다. 모찌리도후, 광어고노와다 무침, 가지볶음....무엇보다 훠궈를 응용한 빨간 지옥나베! 영하의 겨울밤, ‘마가머’에게 이만한 안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