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의 기술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나의 소중한 옷들을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쉴 새 없이 세탁소를 들락날락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래서 나눠본, <바자> 패션 에디터들의 소소하고 깨알 같은 세탁 팁! | tip,팁,세탁

Q: 가장 베이식한 아이템인 티셔츠 세탁법부터 시작해볼게요. 다들 어떻게 세탁하나요?이연주(이하YJ): 티셔츠는 속옷처럼 무조건 망에 넣고 빨죠. 마구잡이로 세탁기에 넣으면 두세 번만 빨아도 금방 목 부분이 늘어나고 실루엣도 후줄근해지 거든요. 윤혜영(이하 HY): 프린트 티셔츠의 경우엔 웬만하면 드라이클리닝을 추천하지 않아요. 드라이클리닝을 하다가 프린트가 벗겨지는 일이 허다하거든요. 그냥 집에서 찬물에 손세탁하는 게 제일 현명한 방법. 울샴푸가 좋고 없다면 샴푸도 괜찮아요.Q: 이염되기 쉬운 흰 옷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죠?이지민(이하 JM): 엄마와 살 땐 몰랐는데 결혼 후 흰색 팬티가 파랗게, 하늘색 셔츠가 보라색으로 변한 적이 있어요. 그때 느꼈죠. 가장 기본이지만 다들 귀차니즘에 잘 지키지 않는 ‘컬러와 소재에 따라 분리하기’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YJ: 그런데 흰 티셔츠 같은 경우는 빨면 빨수록 누렇게 변하는 거 같아요. 이미림(이하MR): 전 그 느낌이 싫어서 화이트 셔츠는 되도록 빨지 않으려고 해요. 드라이를 맡겨도 어쩔 수 없거든요. 화이트 셔츠를 입은 날엔 최대한 조심하되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해지는 칼라나 손목만 부분 세탁하죠. HY: 이 문제는 세제를 너무 많이 넣은데다 제대로 헹굼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해요. 해결책은 세제와 산소표백제를 섞어서 세탁하면 된답니다.Q: 사시사철 입는 데님을 두고 리바이스의 CEO 칩 버그는 “오래 입고 싶다면 절대 세탁하지 말라”고 조언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MR: 그래도 무릎이 늘어나는 건 너무 싫지 않나요? 최대한 세탁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무릎만큼은 부분적으로 물에 살짝 담갔다가 옷걸이에 거꾸로 매달아놔요. 다음 날 그 부분이 쫙쫙 펴지도록! YJ: 맞아요. 하지만 전 찝찝해서 어쩔 수 없이 빨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나름 신경 쓴다고 찬물에 뒤집어서 세탁하는데 조금씩 실루엣이 변할 때도 있죠. 뭐 그런게 데님만의 재미가 아닐까요? HY: 정말 청바지 종류만큼 데님 전용 세제도 많은 거 같아요. 세탁을 하고 싶지 않은데 찝찝하다면 미스터블랙의 ‘데님 리플레쉬’를 추천해요. 앞뒤로 뿌려주기만 하면 세균 제거부터 악취 제거, 간단한 기름기와 얼룩까지 제거해주죠. 세탁 없이 상쾌하게 입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에요. YJ: 전 세탁 횟수가 잦다 보니 아무래도 색이 좀 빠졌다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일부러 잘 안 입는 블랙 혹은 인디고 데님이랑 같이 세탁기에 돌려버려요. 자연스레 이염되도록 말이죠.Q: 가을이면 가장 많이 입지만 홈 클리닝 하기엔 가장 겁나는 아이템이죠. 캐시미어를 세탁하는 방법은? YJ: 모든 아이템이 그렇지만 특히 캐시미어는 되도록 세탁하지 않는 게 정답이죠. 캐시미어 세탁의 정석으로 통하는 미지근한 물에 울샴푸를 풀어 손세탁 하는 방법 역시 형태가 틀어지고 윤기가 사라지기는 매한가지예요. 무조건 드라이 클리닝을 추천. JM: 하지만 드라이클리닝도 많이 하면 옷이 손상되는 건 마찬가지예요. 저 같은 경우엔 집에서 전용 세제로 손세탁 하는 걸 더 추천해요. 드라이클리닝은 일 년에 한두번이면 딱이죠. MR: 큰맘 먹고 투자한 옷을 위해 세제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로로 피아나의 ‘캐시미어 솝’이나 런드레스의 베스트 아이템 ‘울 앤 캐시미어 샴푸’는 드라이클리닝 못지않아요. 오히려 촉감이 더 부드러워진달까.Q: 드라이클리닝 말고는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예민한 소재의 겨울 아우터, 팁이 있다면?MR: 스웨이드나 가죽에 얼룩이 묻었다면 물을 묻힌 수건으로 얼룩뿐만 아니라 전체를 다 닦고 말려요. 예전에 릭 오웬스의 베이지 가죽 재킷을 입은 날 비가 왔지 뭐예요. 그때 맞은 빗자국이 너무 티가 나기에 이 방법을 사용했어요. 형태는 조금 뒤틀릴 수 있지만 텍스처 자체가 독특하게 변형되어 꽤 만족스러웠어요. 실제로 몇몇 브랜드는 모든 가죽 제품을 한 번씩 물에 담갔다가 짜낸 후 말려 독특한 텍스처를 만들기도 하거든요. ‘워싱’의 일종이죠. 물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니 모두에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웃음) YJ: 지저분한 맛을 즐기면서 입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특히 스웨이드나 가죽은 워낙 관리하기가 어려운 만큼 최대한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요. HY: 맞아요. 저도 가죽 재킷에 흰색 페인트가 묻었는데 그 나름의 멋이 있어서 그냥 입고 다닌 적이 있어요. 코트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세요? JM: 코트는 패브릭 전용 브러시로 결을 따라 쓸어주며 먼지를 털어내고, 스팀 다리미를 활용해 주름을 펴주는 정도가 좋아요. 스팀 다리미의 열은 세균이나 진드기를 제거해주기도 한답니다.Q: 얼룩 같은 건 어떻게 해결하나요?HY: 지난 시즌 트렌드였던 손을 훌쩍 덮는 기다란 소매 기억하시죠? 조심조심 한다고 해도 어찌나 칠칠 맞게 뭘 묻히고 다니는 건지, 세탁을 매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가 다이소에서 닥터 베크만의 얼룩제거제를 발견했는데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물티슈 형태의 얼룩제거제로 그 자리에서 얼룩을 뚝딱 지워준답니다. 휴대하기 편하게 낱개로 하나씩 패킹되어 있어요. YJ: 얼룩 제거라, 정말 이건 시간 싸움인 거 같아요. 드라이클리닝으로도 해결이 안 될 때가 있거든요. 대학생 때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염색 수업을 들었는데 어쩌다 보니 옷에 검은색 염색 약이 엄청나게 묻은 거죠. 지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얼룩 제거 용액을 엄청 뿌린 후 세탁했는데 거짓말처럼 말끔하게 없어졌어요. JM: 맞아요. 별거 아닌 물얼룩 같은 것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절대 안 없어져요. 그래서 동네 세탁소가 최고예요. 재빨리 맡겨야 하니깐.(웃음)Q: 특별히 사용하는 세제나 섬유유연제가 있나요?YJ: 명성은 괜히 쌓이지 않는 법. 프리미엄 세제계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런드레스! 홈페이지에 가보면 각 유형별 세탁 방법도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큰 도움이 돼요. MR: 대표인 그웬 위팅과 린지 보이드가 직접 세탁 방법을 시연하는 동영상도 유튜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고요. JM: 요즘 프리미엄 세제 브랜드의 종류가 정말 많아졌어요. 옷의 유형에 따라 세제들이 나눠져서 옷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 좋아요. HY: 전 지금 넬리의 친환경 세제를 쓰고 있어요. 유해 성분 때문에 말 많은 요즘 친환경이라는 말에 안심하고 샀어요. 금발머리 여인이 귀여운 케이스도 한몫했구요. YJ: 누가 뭐래도 섬유유연제는 다우니! HY: 전 섬유유연제 대신 좋아하는 향의 보디워시를 넣기도 해요.Q: 그 밖에 세탁 팁이 있다면?MR: 옷 안쪽에 있는 케어 라벨 방법을 반드시 따를 것. 많은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옷을 망치고 싶지 않다면 이 작은 딱지를 놓쳐선 안 되죠. JM: 빨래바구니에 넣기 전 빨랫감을 바짝 말리세요. 물이 묻은 진한 색 옷은 색이 빠지기 쉽고, 습한 곳에 오래 방치할 경우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HY: 청소 전문 업체를 불러서 세탁기 청소를 주기적으로 해요. 청소하지 않은 세탁기는 세균과 곰팡이 속에서 빨래를 하는 것과 다름 없거든요. YJ: 저도 해봤는데 진짜 충격 받았어요. 세탁기 청소 꼭 해야 돼요! 전 속옷이나 슬립같이 예민하고 섬세한 소재는 보디워시를 활용해 손으로 조물조물 빨아요. 옷감이 덜 상하기도하고 제가 좋아하는 향이 남기도 하니깐요. HY: 혼자 살다 보니 마감 때는 빨래를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마다 세탁물 수거부터 세탁, 드라이클리닝, 배달까지 대행해주는 ‘크린바스켓’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곤 해요. 24시간 주문이 가능하고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직접 수거해 가기 때문에 바쁠 때 좋아요. 48시간 안에 빨래들이 깔끔히 세탁되어 돌아온답니다. JM: 크린토피아 같은 세탁 체인점이나 몇몇 세탁소들은 와이셔츠 한 벌당 단돈 9백원에 세탁부터 다리미질까지 완벽하게 해준답니다. 늘 와이셔츠를 입어야 하는 이들이라면 괜히 힘들이지 말고 전문가의 손길에 맡겨보는 것도 방법이죠. MR: ‘애지중지하는 옷이라면 섣불리 건들다가 망할 수 있으니 전문가에게 맡겨라.’ 제 마지막 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