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바나 더 밴드…’가 특별한 이유
빠더너스가 수입하고 타블로가 번역을 맡은 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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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 더 밴드는 공연하지 않는다
<너바나 더 밴드…>는 밴드를 결성한 맷과 제이가 꿈의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는 무대에 선 두 사람 대신 시종일관 유치하고 때로는 한심하며 대체로 무모한 짓을 벌이는 괴짜들을 보게 된다.
캐나다에서 ‘너바나 더 밴드’로 활동하는 맷과 제이에게는 일생일대의 꿈이 있다. 토론토의 작은 공연장 ‘리볼리’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하는 일이라고는 곡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채 무모한 계획만 늘어놓는 게 전부다. 이를테면 약 500m 높이의 토론토 CN 타워에서 낙하산을 펼쳐 대형 돔 경기장에 침투해 아무도 원하지 않은 게릴라 공연을 성사시키자는 것. 급기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밴드의 실패한 역사를 뒤바꾸려 한다. 문제는 이 위험한 작전이 덜컥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화면 밖에서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자문하게 된다. 길을 걷는 행인, 마트 손님, CN타워 보안검색대 직원 모두 진짜인데 유독 두 사람에게만 묘한 이질감이 느껴져 혼란스러워진다. 이 모든 짓이 슈퍼볼도 아닌, 리볼리에서 공연하기 위한 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엔딩을 30분쯤 남겨뒀을 때부터였나. 산만함과 혼란이 구체적인 하나의 감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2008년의 제이가 꺼낸 한마디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 하나 있다면 나이 먹는 줄도 모르게 돼.” 나는 지금껏 비슷한 유머 코드와 현실 감각을 지닌 누군가와 이런 무모한 짓에 시간과 열정을 쏟은 적이 있었나? 내 안 어딘가에도 있을, 타임머신 작전 버금가는 유치한 상상을 누군가에게 꺼내본 적은? 이건 부러움이다. 한심하고 멍청하며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맷과 제이가 부러웠다. 저 둘 사이에서라면,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종류의 재미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런 자원이 없다는 데 이 영화의 미학이 있다”는 맷 존슨의 말을 자꾸 곱씹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주인공이 가진 것이 음악과 무대가 좋다는 순수한 마음, 무모한 용기, 실소 짓게 만드는 한심함, 그리고 서로뿐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급사 네온이 북미 배급을 맡고, 빠더너스가 국내에 수입했으며, 타블로와 그의 딸 하루가 번역을 맡았고, 제목은 미완성 문장 형태에다 공백 포함 글자 수만 106자라는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이 영화에는 유별나고 반짝이는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
※ <너바나 더 밴드: 전설적 밴드 ‘너바나’와는 별 관련 없는 ‘너바나 더 밴드’의 콤비 맷과 제이. 어느 날 공연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황당한 작전을 세우고 처음 만났던 17년 전으로 돌>은 5월 20일 개봉한다.
Credit
-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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