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요즘 북촌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뷰티 쇼룸 투어

북촌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북촌에서만 경험 가능한 K-뷰티

프로필 by 박경미 2026.01.02

북촌에 가면


과거를 복원하고 전통을 따르는 것을 넘어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북촌에 자리 잡은 K-뷰티 매장에는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브랜드의 철학이 공존한다.


서까래에 스틸 소재를 더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선반을 만들었다.

서까래에 스틸 소재를 더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선반을 만들었다.

 취 북촌은 매달 테마를 정해 매장을 장식한다. 12월은 홀리데이 테마로 꾸몄다.

취 북촌은 매달 테마를 정해 매장을 장식한다. 12월은 홀리데이 테마로 꾸몄다.

오방색 중 하나인 청록색 한복 유니폼은 전통적인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오방색 중 하나인 청록색 한복 유니폼은 전통적인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한국적인 것으로 가득한 공간, 취

대나무, 쑥, 사찰, 화원 등 우리나라의 자연과 공간에서 영감받은 향 브랜드 ‘취’는 한국적인 요소를 잘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한옥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장소. 여기에 서까래를 재활용해 만든 선반,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건축용 기와를 공수해 만든 진열대, 종이의 고유한 질감을 고스란히 살린 한지 포스터, 한옥과의 조화를 생각한 단청 컬러의 개량 한복 유니폼까지, 모든 것에서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다. 마케팅팀 김미희는 “작은 디테일이 모이면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어요”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전통 가마에서 착안한 보틀, 비녀 모양 튜브 링거, 노리개 형태 키링 등에도 전통미를 살렸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메신저로서의 진심이 전달된 듯, 취 북촌은 이른 아침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북촌의 명소로 떠올랐다.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5 3호


희녹의 모든 제품엔 제주에서 자란 편백 성분이 담겨 있다. 제품이 진열된 선반 역시 편백나무로 만들었다.

희녹의 모든 제품엔 제주에서 자란 편백 성분이 담겨 있다. 제품이 진열된 선반 역시 편백나무로 만들었다.

풍경을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의자는 금속공예가 김현성의 작품

풍경을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의자는 금속공예가 김현성의 작품

양쪽으로 완전히 개방되는 너른 창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역사를 감상할 수 있다.

양쪽으로 완전히 개방되는 너른 창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역사를 감상할 수 있다.

문화적 가치를 감상하는 자리, 희녹

희녹 북촌은 고종 시절 지어진 윤보선 가와 조선어학회 터가 마주한 장소에 위치한다. 주변 경관이 품은 문화사적 가치를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설계 초기부터 통창을 고려한 이유. 한옥에서 창이 계절의 풍경을 담는 액자로 여겨진 것에서 착안, 전통 조경 방식인 ‘차경(풍경을 빌려오는 기법)’을 접목했다. 창 앞에는 바깥쪽으로 의자를 놓아 공간에 들어온 이들의 시선이 외부를 향하도록 했다. 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제품 진열도 최소화했다.(판매는 매장 안쪽 반 층 아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내부는 현대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 금속, 나무, 자기 등 여러 질감의 소재를 사용했지만 절제된 디자인으로 정갈한 느낌을 살렸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하는 의도다. 중앙에 위치한 그네 선반은 100년 된 고재를 재활용해 제작한 것. 천장에 철제 와이어로 매달아 어느 각도에서도 풍경을 가리지 않도록 했다. 모든 것에는 비움의 미학이 담겨 있다.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69 1층


시낭의 제2막을 열며 선보인 ‘로즈 워터’ 향. 곡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시낭의 제2막을 열며 선보인 ‘로즈 워터’ 향. 곡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직접 디자인한 가구, 오랜 시간 수집한 소품 등 일명 ‘양태오 컬렉션’으로 공간을 채웠다.

직접 디자인한 가구, 오랜 시간 수집한 소품 등 일명 ‘양태오 컬렉션’으로 공간을 채웠다.

100년 된 고택의 외관과 구조를 고스란히 살려 보수했다. 현판은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개인 소장품으로 ‘자연과 벗하며 사는 청렴한 마음’을 뜻하는 고전 시구절이 쓰여 있다.

100년 된 고택의 외관과 구조를 고스란히 살려 보수했다. 현판은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개인 소장품으로 ‘자연과 벗하며 사는 청렴한 마음’을 뜻하는 고전 시구절이 쓰여 있다.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는 장소, 시낭

2022년,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는 시간여행자를 콘셉트로 한 향기 브랜드 시낭을 론칭했다. 당시 세운상가 쇼룸은 미래적 무드로 가득했다. 그가 만들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 3년 뒤, 시낭은 한국 전통에 기반한 향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방향을 재정비했다. 그 일환으로 쇼룸도 이사했다. 양태오가 작업실과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는 두 채의 한옥 중, 서재로 쓰던 곳을 시낭에 내어준 것. 현재 시낭 북촌은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번화가에서 주거 지역으로 골목길을 따라 걸어 오르면 위엄이 느껴지는 큰 대문이 보인다. 작은 입간판 하나도 설치되지 않아 찾기 어렵지만 그 덕에 마치 누군가의 집에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넓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정원을 감싼 한옥의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시낭을 위한 공간인 작은 별채로 이동하면 방문객을 위한 차가 준비된다. 천천히 향을 음미하며 느림의 미덕을 체험해보라는 의도. 직접 디자인한 전통 창의 격자무늬를 닮은 가구, 조화롭게 놓인 제품, 그 사이사이 배치된 작은 공예품을 둘러보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97-8 1층


항아리 캔들은 한옥 매장(가회·북촌·소격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

항아리 캔들은 한옥 매장(가회·북촌·소격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

대문, 마당, 사랑채로 이어지는 전통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대문, 마당, 사랑채로 이어지는 전통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북촌 한옥마을 통행 시간 제한에 따라 매장을 운영한다. 낮 시간 동안 햇빛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통창을 내고 집기를 최소화했다.

북촌 한옥마을 통행 시간 제한에 따라 매장을 운영한다. 낮 시간 동안 햇빛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통창을 내고 집기를 최소화했다.

한옥의 안락함으로 채운 곳, 그랑핸드

‘한국의 전통 가옥과 서양의 향 문화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그랑핸드는 10년 전 북촌 한옥에서 홈 프레이그런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에 한옥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하며 외부 인테리어 스튜디오의 손을 빌리지 않고 매장을 직접 디자인한다. 올 9월 문을 연 가회점은 북촌 한옥마을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왜 이렇게 높은 곳에 매장을 냈을까?’라는 의문은 언덕을 오르며 발 아래로 펼쳐지는 기와지붕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단번에 풀렸다. 서울에서는 오직 북촌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경관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 이곳은 기둥, 주초석, 서까래 등 전통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며 오랜 시간 주거지로 사용되던 한옥을 리모델링했다. 한옥이 가진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경험할 있도록 한쪽은 통창으로 개방해 자연광이 부드럽게 스며들도록 했고 벽에는 한지를 덧붙여 온기를 더했다. 제품 진열도 최소화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 계절의 변화를 공간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길 61


Credit

  • 사진/ 표기식
  • 어시스턴트/ 천유경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