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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우리는 무엇을 먹게 될까? 식문화 트렌드

다양한 예측 리포트로 보는 내년도 식문화 트렌드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5.11.05

새해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관심은 ‘내년엔 어떤 것을 먹고, 마시게 될까?’라는 물음으로 향한다. 매년, 이 질문에 신뢰도 높은 답을 내놓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유기농·친환경 식품 유통 체인 ‘Whole Foods Market (홀푸즈 마켓)’이다. 이들은 2017년 아마존에 인수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나간다. 2017년 아마존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유통 영향력을 확대한 이들은 매년 ‘트렌드 위원회(Trends Council)’를 구성해 식문화 흐름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리포트를 발표한다.


위원회는 식자재 바이어, 셰프, 미식 칼럼니스트, 유통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전 세계 재래시장과 농산물 직거래 장터, 푸드 박람회, 로컬 레스토랑을 직접 탐방하며 트렌드의 징후를 수집한다. 이 리포트는 단지 예측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식품 브랜드와 F&B 기업의 제품 기획과 신메뉴 개발 방향을 설계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24년에 홀푸즈 마켓이 꼽은 ‘플렌테인 토스토네스(바나나 칩)’나 ‘야우폰 티(Yaupon Tea)’와 같은 트렌드 아이템들은 실제 당해 소비자 관심이 급증했다. 건강식부터 간편식, 지속가능한 식음료까지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6 푸드 트렌드 8가지 키워드



올해 발표된 2026년 트렌드 리포트는 특히 과거로의 회귀, 전통 식재료의 재발견, 건강과 미학이 결합된 소비 취향이라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단순하게 ‘건강을 위한 식사’ 그 이상을 말한다.


1. 건강한 지방, 탈로우의 재발견

지방에 대한 오해는 끝났다. 높은 연기점과 깊은 풍미를 지닌 비프 탈로우(beef tallow)가 식물성 오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허브를 넣어 부드럽게 휘핑한 탈로우나 스프레이 타입 와규 탈로우까지 등장했다. 소의 모든 부위를 버리지 않고 먹는다는 ‘노즈 투 테일(Nose-to-Tail)’ 음식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트렌드는 육류 부산물의 활용도를 높이는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예고한다.


2. 차세대 영양소, 식이섬유

2025년이 단백질 강화의 해였다면 내년은 식이섬유가 화제의 중심에 선다. 장 건강을 위한 프리바이오틱스 기반 탄산음료, 이눌린이 첨가된 파스타·베이글·시리얼까지. 이미 미국의 MZ세대는 고섬유질 식단을 ‘프리미엄 웰빙’으로 소비 중이다. 파스타나 베이글, 시리얼바 등에 치커리 뿌리나 이눌린(inulin) 등 섬유질을 첨가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식이섬유는 더 이상 노년층만의 관심사가 아닌, 모두의 건강 키워드로 부상했다.


3. 여성 생산자가 주도하는 농업

2026년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정한 ‘세계 여성 농업인의 해’. 이에 발맞춰 홀푸드 마켓은 여성 생산자의 제품군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을 잇는 감각 있는 흐름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를 잇는 가족농의 비율이 감소하고 농촌 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젊은 여성 농부들이 혁신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4. 주방의 꾸뛰르화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주방의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급 올리브오일 병, 캔 참치, 조미료까지도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진화 중이다. 기분 좋은 시각, 도파민 데코의 식문화 버전이다. 마치 와인 라벨처럼, 감각적 일러스트와 선명한 색감의 패키지가 주방 카운터를 꾸미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와인 라벨처럼 예술적 그래픽이 입혀진 올리브오일 병, 형형색색 감각적인 참치 통조림 등 패키징도 인기다.


5. 냉동 식품의 미식화

스페셜티 셰프가 설계한 손쉽게 조리가 가능한 ‘레디 투 히트(Ready-to-heat)’ 메뉴들, 로컬 퀴진을 구현한 고급 냉동식들이 확산된다. ‘집에서 즐기는 파인다이닝’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저렴하고 평범한 한 끼에서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미식으로 변모한다. 전세계의 맛을 담은 프리미엄 냉동 간편식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았다. 외식비 부담이나 시간 제약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더욱 강력하게 어필하는 트렌드다.


6. ‘식초’ 르네상스의 도래

똑같은 발사믹 식초 한 병만 쟁여두던 시대를 넘어 식초를 마시고 즐기는 시대가 온다. 각종 크래프트 식초가 새로운 음료·조미료 카테고리로 급부상 중이다. 약재로 쓰인 식초는 혈당 조절 등 피클 주스를 식전주처럼 마신다고. 생유산균이 살아있는 비정제 식초부터 과일과 허브로 풍미를 낸 수제 식초 음료, 식초를 활용한 마요네즈나 샐러드드레싱처럼 새콤함을 입힌 소스류도 주목할 만하다.


7. 단맛의 전환, 마인드풀 스위츠

달콤함을 포기하지 않되 마음의 짐은 덜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달지 않아 더 좋은 간식들이 대세다. 대추야자 페이스트로 맛을 낸 초콜릿, 허브로 풍미를 더한 젤리, 설탕 대신 메이플 시럽으로 조리한 그래놀라가 대세! 정제당 없이도 감각적인 단맛은 가능하다.


8. 즉석 식품의 재정의

틱톡에서 유행한 ‘책상 서랍 라면’은 단서일 뿐.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즉석식품도 원재료의 질과 영양을 대폭 개선한 형태로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다. 예컨대 뼈를 고아 만든 베이스에 매운 칠리 크런치와 아답토젠(adaptogen) 허브를 넣은 고단백 컵라면이나, 사무실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1회용 푸어-오버 라떼 파우치 등이 인기다. 포두부 현지식, 휴대용 싱글 서브 드립커피나 즉석 오트밀 등 프리미엄 즉석 식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올해 트렌드와 견주어보면 뚜렷한 변화의 흐름이 읽힌다. 글로벌 향신료와 조리법을 접목한 혁신 과자들, 세계 각국의 포켓 푸드인 만두·교자의 유행, 바삭한 식감, 수분보충 음료, 티(Tea)의 시대, 지속가능 주류, 사워도우 발효종을 활용한 제품, 고단백 열풍을 예측했다. 내년 트렌드는 전통과 단순한 기본기로 돌아가려는 기조가 두드러진다. 2025년에는 미래 대체식품과, 차에서 나온 추출물, 신개념 발효종 등 새로운 푸드테크 요소가 부각된 반면, 2026년에는 탈로우(옛날 조리법), 식초(고대부터 쓰인 보존 식품), 꿀과 대추야자(자연 감미료) 등 이전부터 사용한 재료를 현대에 맞게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기술·지속가능 같은 담론에서는 한걸음 물러서서, 몸과 마음에 직접 닿는 경험과 맛을 중심으로 진화했다고도 분석해볼 수 있다.



에디터가 발견한, 또 다른 키워드 3


영양도 다양성 시대, Maxxing’ Out, Diversity In

영국계 시장조사기관 민텔 Mintel이 2025년 10월 초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 것 중 하나. 영양 소비 패턴에 다양성과 균형이 중요해진다는 전망이다. 2026년 현재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건강 키워드로 대세가 되었지만, 2030년쯤엔 영양 목표치 채우기에 집착하기보단 균형 잡힌 다채로운 식단(DEI-ts, DEI: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뜻하는 말.)으로 트렌드가 이동할 것라고 덧붙인다. 전인적인 균형을 위해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개인 맞춤 건강 식단을 짜는 일 또한 훨씬 수월해진 영향도 크다고 볼 수 있다.


언행 불일치의 소비자들, Closing the ‘Say-Eat’ Gap

영국 런던의 트렌드 수집 기관 WGSN은 소비자가 말하는 가치와 실제 식습관 사이의 간극을 지적한다. 건강, 지속가능성, 윤리를 중시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여전히 맛있고 편한 것을 고르는 이중성. 이를 ‘Say-Eat Gap’이라 부른다. 결국 괴리를 줄이는 것이 2026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사이클 재료로 만든 간식, 맛과 기능을 양립한 인스턴트 제품, 윤리적 가치와 대중성을 함께 담은 가격 전략이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소비자 스스로가 ‘의식 있는 좋은 소비자’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즐길 수 있도록, 브랜드의 설계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다.


식욕의 재설계, GLP-1 시대의 식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Euromonitor는 ‘건강 기술’이 식문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대표적으로 위고비와 오젬픽)의 대중화가 본격화되면서 식욕 자체가 약물에 의해 조절되며, 사람들의 식사 빈도, 선호 음식, 칼로리 소비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단지 ‘덜 먹는다’는 수준이 아니라, ‘무엇을, 왜 먹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인식이 달라지는 셈이다. 기능성 식품, 고밀도 영양 보충제, 마이크로 식단처럼 새로운 카테고리들이 변화에 발맞추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여러 글로벌 식문화 분석 기관들은 2026년을 향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저마다 예측 포인트는 다르지만, 2026년을 맞이해 주목한 키워드에는 분명 공통 분모가 있다. 전통과 향수(Nostalgia & Heritage), 다양성과 포용(Diversity & Inclusion), 건강과 기능(Health & Functional Food), 지속가능성과 진정성(Sustainability & Authenticity), 경험과 심미성(Experience & Aesthetics)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결국 먹을거리로 나를 표현하고, 섬세히 돌보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Credit

  • 사진/ 홀푸즈 마켓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