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구찌, 샤넬, 디올의 새 디렉터 누구? 한눈에 보는 정리

너무 많은 이동으로 혼란스러워요...

프로필 by 홍상희 2025.06.25

지금 패션계는 지각변동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브랜드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대대적인 이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 시즌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사진/디올

사진/디올

마티유 블라지가 샤넬의 새로운 수장이 되었고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의 총괄 디렉터로 합류하였다. 소문으로만 돌던 인사 이동이 현실이 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전혀 다른 무대에 오르는 등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각 브랜드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가오는 패션 위크 시즌, 런웨이 위에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궁금하다면 지금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주목해야 할 디렉터들의 행보를 눈여겨볼 때다.


조나단 앤더슨
로에베 → 디올

사진/디올

사진/디올

로에베의 수장이던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의 총괄 디렉터로 임명됐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떠난 자리를 이어받게 된 것이다. 앤더슨은 디올 맨을 비롯해 여성복, 오트 쿠튀르 컬렉션까지 책임질 예정이며 크리스챤 디올 이후 디올의 세 가지 라인을 모두 이끄는 최초의 디자이너로 기록된다. 앤더슨이 선보이는 첫 디올의 남성복 런웨이는 한국 시간으로 6월 27일 오후 9시 30분에 공개된다.


글렌 마틴스
와이/프로젝트 → 메종 마르지엘라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글렌 마틴스가 새롭게 전개할 메종 마르지엘라는 어떤 모습일까? 임명 소식을 들은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글렌 마틴스는 와이/프로젝트의 디렉터직을 운영 종료 시점까지 맡아왔으며 동시에 디젤의 디렉터로도 활동 중이다. 그렇기에 마틴스가 메종 마르지엘라까지 맡게 될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 의문은 현실이 되었다. OTB 그룹 회장 렌조 로소는 “오랫동안 글렌과 함께 일하며 글렌 마틴스의 재능을 직접 목격해왔다. 마르지엘라의 지휘봉을 잡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어쩌면 가장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것을 즐기는 그야말로 마르지엘라의 적임자였을지도 모른다. 글렌 마틴스가 선보일 첫 메종 마르지엘라 컬렉션은 7월 파리 오트 쿠튀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마이클 라이더
폴로 랄프 로렌 → 셀린느

사진/셀린느

사진/셀린느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마이클 라이더. 그는 셀린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며 에디 슬리먼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셀린느는 “마이클 라이더는 여성복, 남성복, 가죽 제품, 오트 쿠튀르 등 모든 셀린느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이클 라이더에게 셀린느는 낯설지 않다. 과거 셀린느의 전성기 시절 10년간 피비 파일로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라이더는 “셀린느는 내 마음과 가장 가까운 가치와 아름다운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다. 다시 돌아와 셀린느 팀과 함께 브랜드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전했다. 라이더가 선보일 셀린느의 새로운 모습은 아마도 피비 파일로의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더의 첫 셀린느 데뷔 무대는 7월 파리 오트 쿠튀르에서 공개된다.


뎀나 바잘리아
발렌시아가 → 구찌

사진/@demnagram

사진/@demnagram

발렌시아가의 정체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가 구찌로 갔다. 지난 10년간 뎀나가 이끌어 온 발렌시아가의 상승 곡선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과장된 어깨, 어글리 슈즈, 극한의 오버사이즈 제품들을 선보이며 발렌시아가의 정체성을 확립했고 파격적인 도전으로 패션계의 화제를 모았다. 뎀나가 선보일 구찌가 상업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뎀나의 첫 구찌는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공개된다.


루이스 트로터
까르벵 → 보테가 베네타

사진/보테가 베네타

사진/보테가 베네타

마티유 블라지의 후임자로 까르벵의 루이스 트로터가 임명됐다. 최근 루이스 트로터는 인트레치아토 50주년을 기념해 손의 제스처가 지닌 아름다움을 조명하며 주목받았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라코스테를 이끌며 스포티한 무드에 모던함과 강렬한 컬러 배색을 더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루이스 트로터가 보여줄 보테가 베네타의 색채감이 기대된다. 첫 컬렉션은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공개될 예정.


다리오 비탈레
미우미우 → 베르사체

사진/@dario___vitale

사진/@dario___vitale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사임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자리를 이어받은 이는 미우미우 출신의 다리오 비탈레. 그의 이동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프라다 그룹이 베르사체 인수를 확정했고 비탈레는 지난 1월 미우미우에서 퇴임한 상태였다. 미우미우 매출을 97% 성장시킨 주역으로서 베르사체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다리오 비탈레의 첫 베르사체는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보인다.


시모네 벨로티
발리 → 질 샌더

사진/@simonebellotti

사진/@simonebellotti

돌체앤가바나, 보테가 베네타, 구찌, 발리, 그리고 질 샌더까지. 시모네 벨로티가 걸어온 길이다. 시모네 벨로티는 16년간 구찌에서 일했고 2023년 발리의 디렉터로 임명됐다. 발리에서 선보인 절제된 미니멀리즘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질 샌더가 추구해온 절제된 세련미와 그의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안에서도 어떤 새로운 질 샌더를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컬렉션은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공개된다.


마티유 블라지
보테가 베네타 → 샤넬

사진/보테가 베네타

사진/보테가 베네타

에디터 선정 패션계 CD 교체중 가장 신선한 소식 1위로 꼽힌다. 샤넬의 전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가 30년간 같은 하우스에 머문 것과는 달리 마티유 블라지는 철저한 외부인 출신이다. 마티유 블라지는 오트 쿠튀르부터 레디투웨어, 액세서리까지 모든 컬렉션을 책임진다. 마티유가 선보일 샤넬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첫 컬렉션은 10월 파리에서 진행된다.


프로엔자 스쿨러 듀오
프로엔자 스쿨러 → 로에베

사진/로에베

사진/로에베

프로엔자 스쿨러의 창립자인 듀오 디자이너 잭 맥콜로우와 라자로 헤르난데즈가 로에베의 새로운 디렉터로 발탁됐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만난 둘은 프로엔자 스쿨러 브랜드를 함께 설립하고 '올해의 디자이너' 상을 수상 하는 등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조나단 앤더슨의 뒤를 이어 듀오가 전개할 로에베가 기대되는 바이다.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개 될 예정.


피엘파올로 피춀리
발렌티노 → 발렌시아가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25년간 몸담은 발렌티노를 떠나 발렌시아가로 이동한 피춀리. 정체성을 구축한 뎀나의 뒤를 잇는 부담은 클 것이다. 하지만 피춀리는 핑크 PP 컬러로 대표되는 발렌티노 오트 쿠튀르의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피춀리의 실력은 이미 검증된 셈. 첫 발렌시아가 컬렉션은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개된다.


미겔 카스트로 프레이타스
스포트막스 → 뮈글러

사진/뮈글러

사진/뮈글러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의 프레이타스는 디올, 생 로랑, 랑방, 드리스 반 노튼 등을 거쳤다. 그는 캐드 월라더의 후임으로 뮈글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다. “뮈글러의 위대한 유산을 이어가며 저만의 비전과 감성을 더하게 돼 매우 설렌다”고 전한 미겔 카스트로 프레이타스는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인다.

Credit

  • 사진/각 브랜드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