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새롭게 급부상한 요즘 드라마 캐릭터는?

김남길, 한석규, 그리고 김다미가 보여준 범죄분석가 캐릭터들

프로필 by 박현민 2025.05.24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 스틸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 스틸

그 옛날 <수사반장> 시절부터 K-드라마 속 수사물은 언제나 형사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새롭게 급부상한 캐릭터가 있다. 범죄자의 심리를 꿰뚫는 이들, 바로 ‘범죄 프로파일러’다. 사건의 현장이 아니라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들은, 단순한 수사관이 아니라 서사를 끌고 가는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2022년 김남길이 연기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송하영, 2024년 한석규가 보여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장태수, 그리고 최근 <나인 퍼즐>에서 김다미가 그려낸 윤이나까지. 각기 다른 시대와 문법, 감정으로 무장한 이 세 명의 ‘프로파일러’들은 K-수사극에 새로운 결을 더하고 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송하영 역 김남길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포스터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포스터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스틸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스틸

송하영 역 김남길 /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스틸

송하영 역 김남길 /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스틸

지난 2022년 방영된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프로파일링’이란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연쇄살인범들의 심리를 파헤쳤던 초창기 범죄분석가들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김남길이 연기한 주인공 '송하영'은 말수가 적고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형사지만, 그 내면에는 누구보다 깊은 연민과 통찰이 자리한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범죄자의 흔적을 좇기보다, 피해자의 마지막 흔적을 기억하며 ‘왜 그랬는가’에 집중하는 인물이다. 김남길은 차분한 눈빛과 미세한 표정만으로 하영의 ‘공감하는 분석가’ 면모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고, 범죄자에게 불필요한 서사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가 그들에게 연민이나 동정을 느끼지 않도록 선을 그었다. 이 작품으로 김남길은 'S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장태수 역 한석규


장태수 역 한석규 /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장태수 역 한석규 /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2024년 하반기 방영된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 마주한 딸의 비밀과 그로 인해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린 부녀 스릴러다. 한석규가 연기한 '장태수'는 냉정한 분석력과 직관적인 의심 본능으로 연쇄살인범의 자백을 이끌어내던 전설적인 프로파일러지만, 그 탁월한 능력이 정작 가족 앞에서는 칼날이 되어 되돌아온다. 수사 대상이 된 딸을 향해 직업적 의심을 거두지 못하면서 태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프로파일러로서의 신념 사이에서 처절하게 갈등한다. 한석규는 극도로 억눌린 감정과 폭발 직전의 긴장감을 유려하게 오가며, ‘가장 가까운 이를 의심해야 하는 자’의 복잡한 내면을 밀도 있게 표현했다. 송하영이 ‘피해자’를 향한 감정에 충실했다면, 장태수는 ‘가족조차 의심의 대상이 되는 진실’ 앞에서 인간의 무너짐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이 작품으로 한석규는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나인퍼즐> 윤이나 역 김다미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 스틸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 스틸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 스틸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 스틸

디즈니+ 시리즈 <나인 퍼즐>은 10년 전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범죄분석관 윤이나(김다미)가, 자신을 오랫동안 의심해온 형사 김한샘(손석구)과 함께 다시 벌어진 연쇄살인을 추적해가는 심리스릴러다. 김다미가 연기한 윤이나는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소속 경위로, 누구보다 빠르게 범인의 동기를 읽어내는 직감형 분석가. 그러나 그 예리함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사건을 마치 게임처럼 대하는 듯한 태도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도 들뜬 어조와 가벼운 몸짓을 유지하며 수사에 몰입하는 자신을 오히려 즐기는 모습은, 앞선 두 남성 프로파일러들과 확연히 대조된다. 과거 트라우마를 숨긴 채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는 이 ‘텐션 높은’ MZ세대 분석가는, 천재성 뒤에 결코 가볍지 않은 진실을 감추고 있다. 김다미는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이나의 복잡한 정체성과 양가적 감정을 설득력 있게 구현해냈다. 공감의 송하영, 의심의 장태수와 달리 윤이나는 사건 그 자체에 ‘몰입’하며 진실을 조립해가는, 전혀 새로운 결의 프로파일러다. 총 11편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현재 6회까지 공개됐으며, 오는 5월 28일(수) 7~9회가 공개된다.

Credit

  • 사진 / SBS·MBC·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