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뉴욕 감성 제대로 담은 룩이 궁금하다면?

시간을 초월한 클래식, 25FW 캐롤리나 헤레라 컬렉션

프로필 by 제혜윤 2025.02.25

캐롤리나 헤레라 2025 F/W 컬렉션은 뉴욕 컬렉션이 끝을 향해 달려가던 다섯째 날 아침, 뉴욕의 상징적인 솔로 빌딩(SOLOW Building) 48층에서 열렸다. 장미꽃을 한 송이 한 송이 심어 만들어낸 로즈 정원은 빌딩 숲 사이에서 이질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곧 선보일 런웨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곧이어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섞인 배경음악 속을 거니는 모델들의 모습은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신을 만들어냈다.


캐롤리나 헤레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웨스 고든은 이번 25FW 컬렉션은 예지 코신스키(Jerzy Kosiński)의 책과 1979년 피터 셀러스와 셜리 맥린 주연인 할 애쉬비의 영화 <Being There>에서 영감받았다고 밝혔다. 영화 속 아름다운 분위기, 가을과 겨울의 멋진 정원, 비가 내린 직후 정원에서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인 ‘덧없는 아름다움’을 연상하게 되었다고. 자연스럽게 비가 내리는 가을날 센트럴 파크에서 한 여성이 공원을 활기차게 산책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으며, 66벌의 피스로 이루어진 컬렉션을 통해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솔로 빌딩에서 그 로맨틱한 모습을 구현해냈다.



전 세계 최고의 직업을 가졌어요. 마법 같은 일을 꿈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저는 다양한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이 제 기쁨입니다. -웨스 고든(Wes Gordon)


특히 이번 컬렉션은 레드부터 블루, 네이비, 그린, 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상들로 구성하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풍부한 보석 컬러들이 이번 컬렉션의 팔레트가 되기를 원했다고. 웨스 고든의 바람대로 단순한 레드에서도 순수하면서 아름다운, 풍부한 컬러감이 느껴지고, 무채색과 같은 어둡고 진지한 컬러일지라도 질감과 실루엣을 다르게 표현해 에너지가 느껴졌다.



컬렉션의 포문을 연, 꽃잎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든 실크 로제트는 골반에 위치해 팬츠에 덧입어 볼륨감 있는 스커트처럼 연출했고, 반짝이는 골드 컬러의 튤립 자수는 코트와 드레스 위에 새겨져 드라마틱한 무드를 자아냈다. 더불어 화려한 플로럴 패턴의 자카드는 슬림한 펜슬스커트와 드레스로 탄생했다. 섬세한 레이스가 돋보인 룩과 세밀하게 디자인된 핀턱 플리츠 드레스도 런웨이 속 시선을 사로잡았던 룩.


단 한 작품을 고르라는 건 불가능한 질문이지만 마지막 룩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안에 크리스털 니트 드레스를 입은 검은색 케이프가 정말 멋졌어요. -웨스 고든(Wes Gordon)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으로도 직접 꼽은, 엔딩 룩인 66번째 드레스가 쇼의 압권. 걸을 때마다 풍성하게 부풀어 오르는 케이프와 보디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드러낸 니트 드레스, 가슴 위로 피어난 로제트가 캐롤리나 헤레라의 존재감을 뽐내는 동시에 쇼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여운을 남겼다. 시간을 초월한 캐롤리나 헤레라의 우아한 실루엣 피스들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웨스 고든이 바자에 남긴 인사말도 영상으로 만나보길!



Credit

  • 사진/ 캐롤리나 헤레라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