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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우붓 바이스로이 발리

바이스로이 발리에서 보낸 아주 보통의 하루. 내면의 에너지를 채우고 진정한 휴식을 얻었다.

프로필 by 김서영 2025.02.24

PIECE OF PEACE


바이스로이 발리에서 보낸 아주 보통의 하루. 내면의 에너지를 채우고 진정한 휴식을 얻었다.



쉼이 필요했다. 숨 쉴 구멍 없이 일로만 채운 매일의 연속. 쉬고 싶다 연거푸 말하면서도 좀처럼 쉴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일이 스며든 일상에서 벗어나는 게 유일한 방법이리라. 그렇게 나는 발리 우붓으로 향했다. 처음 찾은 발리 우붓은 늘 동경하던 여행지였다. 알고리즘에 뜨는 푸릇한 정글과 계곡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뿜어내는 강한 생명의 에너지에 위로를 받았다. 우붓에 위치한 바이스로이 발리를 목적지로 정한 연유도 이와 같다. 깊은 녹음이 우거진 자연으로 가면 왠지 숨이 좀 쉬어질 것 같았다. 바이스로이 발리가 자리 잡은 지역, 기안야르 리전시(Gianyar Regency)는 본래 왕족들이 아름다운 계곡을 내려보며 시간을 보내던 휴양지였다. 그 신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바이스로이 발리는 풀빌라 40개와 스위트룸 4개를 갖춘 고급 리조트다. 발리 고유의 전통미학을 접목한 디자인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은 건축양식, 이를 프라이빗하게 누릴 수 있는 현대적이고 편안한 환경 덕분에 ‘발리 좀 안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곳이다.


약 7시간의 비행과 밤늦게 도착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리조트 내 아코야 스파(Akoya Spa)를 찾았다. 유서 깊은 발리 웰니스 전통을 바탕으로 한 아코야 스파는 퓨전 웰니스(Fusion Wellness)와의 파트너십으로 IV 스타일 주입 및 재생 치료를 통해 차원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실제로 스파 이용을 위해 바이스로이 발리를 따로 찾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로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다. 그 서비스의 중심에는 고객의 건강과 휴식을 우선으로 하는 바이스로이 발리의 운영 철학이 있다. 사실 내부 체육 시설과 액티비티만 봐도 그 진심을 엿볼 수 있다. 호텔식 짐을 넘어서 심혈관 및 저항력 훈련을 위한 최신 운동 장비를 구비하고, 최첨단 스쿼시 코트까지 설치했다. 또한, 요가 클래스와 전통 발리 춤 레슨, 현지 마을 자전거 투어 등의 액티비티를 마련해 투숙객이 원한다면 언제든 쾌적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한층 가벼워진 몸으로 마주한 바이스로이 발리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리조트 중앙에 위치한 인피니피 풀 앞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정글과 계곡을 보고 있자니 마치 다른 차원의 세상에 온 듯 묘한 기분이 들었다. 새소리를 배경 삼아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고 나서야 지난밤 여독으로 놓쳤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발리식 파빌리온과 목가적인 알랑알랑(초가지붕), 계곡 뷰의 개별 온수 풀, 로맨틱한 발리식 데이베드, 오픈 에어식 건축 방식 등 그야말로 휴식에 최적화된 공간이었던 것! 땀이 나면 언제든 수영장으로 뛰어들고, 데이베드에 누워 하늘과 정글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시간이라니…. 혼자 이 풍족한 휴식을 누리고 있자니 자연스레 소중한 사람들 생각이 났다. 국내에서는 허니문으로 유명한 바이스로이 발리지만, 알고 보면 무려 6가지 타입의 풀빌라가 있어 가족 혹은 친구와의 여행으로도 올 만하다. 디럭스 테라스 빌라를 커넥팅 룸 방식으로 투숙하거나, 두 가지 타입의 빌라를 동시에 이용하며 각기 다른 매력을 경험하는 것도 방법!


바이스로이 발리에 머무는 동안 인상 깊었던 경험을 꼽자면 다이닝을 빼놓을 수 없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부분의 식사를 했던 올데이 다이닝 캐스케이드(CasCades)는 리조트에서 자체 재배한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을 선보인다. 인도네시아 요리부터 서양식 요리까지 메뉴가 다양하고, 사방이 트여 있는 풀사이드 테이블에서 정글 뷰를 즐기기도 좋다. 빌라 내 개인 풀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플로팅 조식 역시 캐스케이드에서 주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이국적인 전통 댄스 공연과 함께 즐기는 로열 발리네즈 레이스타펄(Rijsttafel) 테이스팅 디시! 인도네시아 왕실의 전통 방식으로 조리한 9가지 코스 정찬으로, 인도네시아 요리의 진수를 선사한다.


바이스로이 발리의 미식을 논하자면, 그 정점에는 우붓 최고의 파인 다이닝 아페리티프(Aperitif)가 있다. 벨기에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 수석 셰프 니크 판데르베켄(Nic Vanderbeeken)이 총괄하는 아페리티프는 자체 온실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비롯해 발리와 세계 각지에서 수급한 최상의 식재료를 결합한 창조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아페리티프 바로 옆에 위치한 핀스트라이프 바(Pinstripe Bar)와의 케미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곳 모두 1920~3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고풍스러우면서도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특징! 아페리티프에선 칵테일을 페어링한 코스를, 핀스트라이프 바에서는 다채로운 칵테일과 주류에 어울리는 디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더불어, 핀스트라이프 바의 헤드 믹솔로지스트 판지 위스라완(Panji Wisrawan)이 진행하는 칵테일 마스터 클래스에선 원재료 채취를 위한 온실, 정원 가이드 투어를 포함한 칵테일 제조의 모든 과정을 직접 배울 수 있다.


이렇게 리조트 안에만 있으면 지겹지 않냐고? 무료 셔틀 서비스를 이용해 차로 단 5분이면 우붓 번화가로 나가 쇼핑할 수 있고, 발리의 지리적 다양성을 반영한 다양한 액티비티와 사원 및 라이스테라스 투어를 바이스로이 발리에서 직접 준비해준다. 심지어 리조트 내 헬리콥터 이착륙지가 있어 해안과 화산, 원숭이 숲, 자연 공원 등 수많은 경관을 볼 수 있는 투어 또한 가능하다. 이 말인즉, 숙소에 콕 박혀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도, 우붓의 자연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싶은 사람도 바이스로이 발리가 만족스러울 거란 뜻이다. 발리를 떠나오면서 다음 여행지의 숙소를 바이스로이 발리로 다시 정할 만큼.


Credit

  • 사진/ 바이스로이 발리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