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미스터리 소설로 돌아온 이와이 슌지가 말했다
403페이지에 걸친 미스터리 소설 '제로의 늦여름'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은 어디서부터 출발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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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미스터리 소설에 미결의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긴장감 있게 끌어가야 하는 숙명이 있다면, 그러한 장르적 특징이 유려하고 섬세한 당신의 필체를 만나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책 말미에서 카논의 후배 하마사키가 보낸 메일을 통해 아리송했던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듯하지만 책은 결코 그 내용의 사실 여부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은 채 끝난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 내용을 믿게 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자유롭게 내가 쓴 이야기를 품어주길 바란다.
책 표지에 실린 이미지는 소설 집필의 모티프가 된 하이퍼리얼리즘 화가 미에노 케이(Mieno Kei)의 작품이다. 사진이 아닌 유화라는 사실에 놀랐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그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느꼈던 소름 돋는 감각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학생 시절 1930년대 일본의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에 도전해본 적이 있다. 화가가 이야기 중심에 등장했는데, 그 작품의 정수가 <제로의 늦여름>에 고스란히 담겼다. 작품의 단초가 되었을 만큼 큰 영감을 준 미에노 케이의 작품도 그 무렵 접한 것이다.
집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나의 전작들이 그렇듯 이번 작품 역시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코로나 사태로 혼란스러웠던 도쿄를 정처없이 거닐며, 때로는 마음 먹고 산책에 나서 스마트폰 음성 입력 기능으로 이 이야기를 썼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적은 도쿄의 풍경을 바라보며 묘한 몰입감을 느꼈다. 덧붙이자면, 글을 쓰는 과정은 악마 같은 나를 계속해서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어떤 캐릭터보다도 내가 제일 나쁜 놈이다.(웃음)
<제로의 늦여름>에서 당신이 가장 아끼는 문장은 무엇인가? “분명 인생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이런 일이 있을 것이다. 모든 우연과 필연이 한 지점에 집중되어 아, 나는 이걸 위해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카논이 사신이라 불리는 나유타의 전설을 끝내겠다며 한 말이다. 며칠 전 배우 나카야마 미호 씨의 죽음을 접한 뒤 생각했다. 우리가 30년 전 만나 영화 <러브레터>를 만들었던 순간이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그런 순간이지 않았을까.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인가? 평화. 지금도 내가 살고 있는 땅 위의 같은 하늘 아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아이들이 그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Credit
- 사진/ 비채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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