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사바토 데 사르노가 새롭게 써 내려가는 구찌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가 유서 깊은 이탤리언 하우스의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방법은 과거를 넘어서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자신만의 역사를 만드는 것과 관계가 있다.

프로필 by 윤혜영 2024.12.15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

구찌 아카이브에는 귀신이 산다. 이탈리아 피렌체 아르노강 왼쪽 뚝방에 위치한 15세기 팔라초 사무실을 돌아보며 나는 귀신의 정체가 이 패션 하우스의 창립자인 구찌오 구찌일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이상한 소리들이 빌딩 안의 빈 방에서 나왔다고 했다.
확실한 건 이 장소에는 역사가 있다. 구찌 공장과 작업장이었던 이곳은 1백3년의 역사를 지닌 하우스의 주요 작품이 모여 있다. 구치오 구찌의 홀스빗 로퍼, 아티스트 비토리오 아코르네로의 꽃 그림, 톰 포드의 붉은 벨벳 수트,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디오니소스 백 등이 모두 모여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이 럭셔리 브랜드의 그림을 이루고 있다.
현재 구찌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임무를 맡은 마흔한 살의 사바토 데 사르노(Sabato De Sarno)는 이 벅찬 일을 담당한 지 이제 막 1년이 됐다. 우리는 천고가 높고 우드 패널로 감싸여 마치 도서관처럼 보이는 방에서 만났다. 특이한 점은 선반에 책 대신 백이 있다는 것. 유리 케이스 안에 줄을 세운 듯 놓인 건 재키, 뱀부 1947, 브론디 등 브랜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피스들이다. “굉장하죠!” 데 사르노가 방을 훑어보며 말했다. 그는 흥분한 듯 역사를 읊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몇 가지를 설명한다. “마술 같은 공간이에요. 여기 있는 모든 피스들은 구찌의 여러 순간들을 대변하죠. 그냥 가죽이나 옷, 브랜드가 아니고 이건 하나의 이야기예요. 전 이 이야기를 계속해서 말하고 싶고요.”

코트, 데님 팬츠, 진주 초커, 메리제인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Gucci.

코트, 데님 팬츠, 진주 초커, 메리제인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Gucci.

저는 제 것으로 누군가를 꾸미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당신’을 보고 싶은 거예요. 구찌를 입은 당신을 보고 싶은 거지, 당신을 입은 구찌를 보고 싶지는 않아요.

데 사르노는 박시하고 로고가 없는 블랙 티셔츠에 블랙 진과 스니커즈, 즉 자신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화이트 티셔츠를 입은 저를 보게 된다면 그날은 기분이 안 좋은 날일 거예요. 기분 좋게 할 무언가 필요할 때 화이트를 입거든요. 저는 옷을 언어로 활용해요. 대부분은 올 블랙을 입죠.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니까요.”
앞으로 약 2주 뒤(인터뷰 일 기준), 데 사르노는 밀라노의 예술 & 디자인 뮤지엄 ‘라 트리엔날레’에서 2025년 봄 컬렉션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곳은 지난 6월 남성 컬렉션을 선보인 장소이기도 하다. 막판 준비로 부담을 느낄지언정 그는 그것을 쉬이 표출하지 않는다. “한 해 반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대부분 정말 아름다웠고,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기도 했죠. 첫 경험으로 가득 찬 한 해였어요.” 그가 말한다. “하지만 이제 두 번째니까 좀 더 편해졌죠.”
구찌의 1백여 년의 풍부한 역사는 문화를 이끄는 순간과 상상, 시그너처 룩으로 여러 가지 방점을 찍었다. 구찌오 구찌의 초기 사업 아이템은 여행용 캐리어였고 그는 1921년 핸드크래프트 가죽 트렁크와 백의 조달업자로 회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1950년대 구찌는 홀스빗과 플라워 모티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같은 아이콘으로 인해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90년대 구찌의 레디투웨어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는 당대의 대담하고 센슈얼한 글래머를 대표하며 구찌를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하우스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수년간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다채로운 맥시멀리즘은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코트, 튤 브라 톱, 시폰 스커트, 미디스커트, 진주 초커, 양말, 모카신은 모두 Gucci.

코트, 튤 브라 톱, 시폰 스커트, 미디스커트, 진주 초커, 양말, 모카신은 모두 Gucci.

그리고 데 사르노가 지금까지 선보인 여섯 번의 컬렉션은 강렬하고 실용적이면서도 기본적인 아이템 위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완벽한 데님 진, 정교하게 재단된 코트, 모노크롬과 부드럽고 미묘한 패턴의 가늘고 긴 실루엣의 의상들, 예상치 않은 디테일의 액세서리, 일상적 움직임을 위해 만들어진 실루엣 등이 그것이다.
미켈레의 뒤를 이은 데 사르노의 구찌는 그러니까 전에 비해 매우 절제된 표현으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접근은 현재 패션계를 강타하고 있는, 상당히 직관적인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아이디어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의 지극히 개인적인 스타일은 마치 환상처럼 보인다. 이것은 그가 구찌에 불어넣고 있는 새로운 무드다.
구찌오 구찌는 열정적인 이야기꾼이었다. 그는 소탈하게 시작했지만 비즈니스를 키우며 승마에 매료된 구찌 패밀리의 서사를 만들어냈다. 구찌 로고의 초기작은 장미와 바퀴로 장식된 기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사실 이것은 귀족이었던 다른 구찌 가족에 속한 문장 심벌에서 가져온 것이었는데, 구찌오는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차용했다. 이는 데 사르노가 자신만의 새 역사를 쓰면서 빠져든 이야기이기도 하다.

데 사르노는 나폴리 근처 치차노 지역의 단란한 가정에서 자랐고 현재 밀라노와 브뤼셀을 오가며 살고 있다. 그의 파트너 다니엘 칼리스티는 변호사로, 루체와 피나라는 이름의 두 마리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 만난 그는 상대방을 무장해제시켜버리는 매력을 갖고 있으며 매우 겸손하다. 지난봄 구찌는 <사바토 데 사르노가 누구야?>라는 이름의 짧은 다큐멘터리(배우 폴 메스컬이 내레이션을 맡았다)를 공개하기도 했다. 구찌에 임명되기 전, 그는 프라다와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에서 20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직설적인 제목이 붙은 이 미니 다큐멘터리는 그 자체로 이야기이기도 하고, 주요한 럭셔리 하우스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관한 새로운 접근법 중 하나다. 또 데 사르노의 디자이너로서의 감성(즉 심플하고 본질에 집중하며 분명한 것들)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을 하면서 새로운 구찌에 저의 많은 부분을 담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하나씩 하나씩, 시즌별, 컬렉션별로 생각해요. 한 방 한 방, 차례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죠. 하나의 컬렉션은 제게 하나의 방이에요. 지금 전 6개의 방이 있는 셈이죠.”
그는 지금껏 견고하고 부드러운 가죽 액세서리, 코트의 오버사이즈 코쿤 테일러링과 같이 절제된 실용적 디테일과 디자인 제작에 공을 들였다. 물론 장식적인 것도 다루었지만 불필요한 것이나 과한 방식으로는 접근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크리스털 탱크톱과 드레스는 데님 진과 함께 스타일링하는 식. 가벼운 슬립처럼 보이는 비즈 달린 프린지 드레스는 발목 양말과 구찌의 홀스빗 로퍼와 매치하는 식이다. 로퍼는 아카이브에서 데려온 데 사르노의 시그너처로 재탄생했고(그의 첫 컬렉션에서 선보인 플랫폼 버전 로퍼는 즉각 히트를 쳤다), 그의 버전으로 선보인 작은 재키와 뱀부 백(톱과 매치한 듯 크리스털로 교묘하게 장식하고 네온 컬러로 마무리했다)도 그러했다. 특히 컬러 사용에 있어 심혈을 기울였다. ‘로소 앙코라(Rosso Ancora)’라 불리는 짙고 붉은색을 소개해 사바토 시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앙코라’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다시’를 의미한다.)

릴리 글래드스톤(2023), 커스틴 던스트(2024), 제시카 채스테인(2023), 리야 케베데(2024), 두아 리파(2024), 테일러 스위프트(2024), 다코타 존슨(2024), 마일리 사이러스(2024),
“사바토의 새로운 구찌가 대표하는 건 조금 더 깨끗하고 미니멀하죠.”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구찌의 특별 제작한 시퀸 드레스를 착용한 마일리 사이러스가 말했다. “(제 자신이) 할 말이 너무 많고 저만의 개성이 넘친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옷이 많은 말을 하면, 제 것을 표현할 만한 여백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데 사르노의 의상이 자신에게 일종의 공간을 만들어준다고 강조했다. “누군가의 창작물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면서 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죠.”
이에 대해 데 사르노는 그것이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목표 중 하나라고 말한다. “제 것으로 누군가를 뒤덮고 싶지 않아요. 저는 ‘당신’을 보고 싶으니까요. 구찌를 입은 당신을 보고 싶은 것이지, 당신이 입은 구찌를 보고 싶지 않은 거예요. 제가 만드는 의상이 저에 대한 것이 아니길 바라요. 저는 그게 그냥 구찌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제 옷을 선택할 때 그걸 제대로 입기를 원해요. 저에게는 물건이 삶을 가지게 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데 사르노의 디자이너로서의 정신은 그의 비전을 중심으로 세상을 구축한 방식과 더불어 구찌의 시대를 대표하기 위해 선택된 사람들에게도 표현되었다. 그의 첫 번째 캠페인 얼굴로 모델 다리아 워보이(거의 10년 가까이 쉬었다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가 등장했고 데이비드 심스가 촬영을 맡은 것이 그 예다. 데 사르노와 함께 일하는 아트 디렉터 리카르도 자놀라는 “다리아와 함께한 첫 번째 캠페인은 그가 담아내고자 한 메시지를 요약했다고 볼 수 있어요. 한 사람의 감성에 담겨 있는 친밀함과 자신감 같은 것이죠. 그건 구찌와 구찌의 유산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해요.”

켄들 제너(2023), 다리아 워보이(2023), 빌리 아이리시(2023), 마리아칼라 보스코노(2023), 그레타 리(2023), 루피타 뇽오(2024)
데 사르노는 그가 만나는 모든 것에서 영감과 비주얼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예를 들면 그의 개인적인 인스타그램은 그만의 폭넓은 관심사를 드러낸다. 루치오 폰타나의 책, 70년대 재키 오의 사진, 그리스 아테네의 데스트 재단에 있는 조지 콘도의 작품, 시 몇 편, 작가이자 극작가인 사뮈엘 베게트의 말로 시작하는 회전목마 이미지, 구찌 백을 들고 있는 베게트의 흑백 사진. 다음으로 그 백에 대한 데 사르노의 새로운 버전인 구찌 B의 이미지가 이어진다.
또 2025년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블론디의 멤버인 데보라 해리를 모델로 한 캠페인을 선보였고, 그가 존경하는 아티스트 낸 골딘이 그녀를 촬영했다. “낸 골딘의 미학은 언제나 저에게 감동을 주었어요. 감성, 섹스, 다방면의 무드를 포착하는 방식, 그리고 친밀한 순간에서 사람들을 촬영하는 방법 같은 그녀만의 스타일을 사랑해요. 그리고 데보라가 자신의 매력뿐만 아니라 그녀만의 음악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타가 되기를 바랐어요. 누군가가 유명하다는 그 사실 말고, 거기에는 항상 무언가가 더 있거든요.” 그는 블론디 백에 자신만의 터치를 가미해 살짝 박시한 형태와 가볍고 상쾌한 컬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컬렉션은 가벼운 플리츠 가운과 굽이치는 블라우스 등 좀 더 감성적인 방향이 느껴진다. 그리고 2025년 봄 컬렉션에서는 그린과 레드 스트라이프 그로그랭 리본 장식의 화이트 탱크톱에 느슨한 데님이나 팬츠를 매치하고, 오버사이즈 선글라스와 헤드 스카프를 연출하는 등 새로운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중에서도 루사이트 힐과 튤립 모양의 미니스커트 수트를 매치한 룩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2024 S/S 컬렉션 2024 F/W 컬렉션 2025 S/S 컬렉션
라 트리엔날레에서 공개한 쇼와 더불어 그는 2025년 리조트 컬렉션을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선보였다. 그것은 실제로 그 자신이 예술작품뿐만이 아니라 뮤지엄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여행을 앞두고 제 파트너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미술관의 전시를 찾는 일이에요. 제가 배울 수 있는 것을 항상 발견하거든요. 새로운 것과 과거의 것이 함께 놓인 가장 완벽한 장소죠. 무엇보다 미술관의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보인다는 사실이 좋아요. 사람들 사이에 레이어가 없죠. 중요한 아트 작품을 볼 수 있지만 젊은 신예 친구들의 작품도 볼 수 있으니까요. 특정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개념이 좋아요.”
데 사르노는 언제나 그의 쇼 첫 번째 줄 한 섹션을 가장 가깝고 친한 사람들에게 내어준다. 2025년 리조트 쇼를 공개한 후 인사하는 동안 어머니와 키스하는 사진은 패션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팔로어와 팬들은 백스테이지에서 춤을 추고 있는 그의 영상을 포스팅하기도. 그러나 상상일 수도, 현실일 수도 있는 엄청난 압박과 부담감은 오늘날 패션계에서 분명 실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왼쪽 페이지: 미니 드레스, 초커, 미디엄 사이즈의 ‘구찌 B’ 백, 메리제인 발레리나 슈즈는 Gucci. 오른쪽 페이지: 크롭트 재킷은 Gucci.

왼쪽 페이지: 미니 드레스, 초커, 미디엄 사이즈의 ‘구찌 B’ 백, 메리제인 발레리나 슈즈는 Gucci. 오른쪽 페이지: 크롭트 재킷은 Gucci.

아카이브에 있는 모든 것은 뭔가 특별해요. 이건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예요. 그리고 저는 여기 제 이야기의 한 부분이 있기를 바라죠.

최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은 자신을 위하는 시간, 혹은 상업적 성공을 이룰 만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데 사르노는 되려 그가 영감을 느끼는 공간에 자신을 두는 편이다. “창조력이란 진짜 개인적인 영역이에요.” 그가 말한다. “그건 뭔가를 고르는 방식에 관한 것이죠. 저만의 감성이고 경험이에요. 제가 사는 순간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요. 구찌에서 선보이는 첫 쇼 같은 중요한 순간에 저는 저의 무드를 바꾸려고 했어요. 압박감이 엄청났었거든요. 일의 한 부분이지만 만약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서 그 순간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안 할 이유가 없지 않겠어요?”
주변의 아카이브를 살펴보던 그가 내게 말했다. 이 건물을 공개해보자고 자신이 회사를 설득했다고. 그건 사람들, 특히 패션에 관심이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곳에 들어오면서 알게 된 이야기, 그러니까 구찌오 구찌의 귀신이 아카이브에 출몰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데 사르노에게 말해주었다. “아 정말요?” 그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웃었다. “혹시 그가 안 좋아하는 걸 제가 말한다면, 아마 여기 들어와서 우리를 방해할 것 같네요.” 그가 부드럽게 웃었다. “아카이브에 있는 모든 것은 뭔가 특별해요. 이건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예요. 그리고 저는 여기 제 이야기의 한 부분이 있기를 바라죠.”

Credit

  • 글/ Brooke Bobb
  • 번역/ 이민경
  • 사진/ Brett Lloyd
  • 스타일리스트/ Riccardo Maria Chiacchio
  • 모델/ Fadia Ghaab
  • 헤어/ Daniele Falzone(Kevin Murphy)
  • 메이크업/ Arianna Campa
  • 캐스팅/ Anita Bitton At The Establishment
  • 프로덕션/ Partner Films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