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세상에서 제일 옷 잘입는 남자가 누군데?

나야, 스테파노 필라티.

프로필 by 김형욱 2024.11.10

Quiz. 세상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남자는 누구 일까요?

스테파노 필라티

스테파노 필라티

수 많은 패셔니스타들의 이름이 떠오르겠지만, 이 퀴즈의 정답은 바로 '스테파노 필라티'이다. 그가 입은 수트는 유행이 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명성을 떨친 패션 아이콘이다. 최근에는 자라와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며 여전한 패션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얼마나 멋진 사람이길래 한참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세상에서 가장 옷 잘입는 남자'라는 수식어가 유효한 것일까.
자라와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일 당시, 직접 모델로 활약하기도 한 스테파노 필라티

자라와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일 당시, 직접 모델로 활약하기도 한 스테파노 필라티

1965년,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그는 어릴 적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하루에도 옷을 다섯번이나 갈아입을 정도로 T.P.O에 신경을 썼다고. 밀라노의 패션 부흥기를 보며 '패션'에 대한 꿈을 키워가던 그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남성복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패션계에 발을 들인다. 이후 프라다, 미우 미우 등의 브랜드를 거쳐 2004년, 톰 포드를 이어 입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 입생로랑의 부흥기를 이끄는 것은 물론, 그의 개인적인 스타일 또한 주목받기 시작한다. 항간에는 그가 선보이는 컬렉션보다 피날레에 그가 어떤 룩으로 등장할지 더 궁금해한다는 '웃픈' 이야기가 있었다고.

2012년까지 입생로랑에서의 커리어를 마치고, 자신의 시그너처와도 같은 테일러링 스타일을 마음껏 펼칠 에르메네질도 제냐로 자리를 옮긴 그. 2016년까지, 제냐 하우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현재 그는 젠더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을 모티프로 한 ‘랜덤 아이덴티티’ 라는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2024년 9월, 자라와의 협업으로(캠페인에 직접 본인이 등장했다!) ‘세상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대중들에게 각인시킨다.
그래서 왜 그의 스타일을 주목해야 하는 것일까? 왜 그가 이런 수식어를 갖게 된 것일까?
그가 전 세계적인 유행을 이끌어낸 아이템이 있다. 바로 뉴발란스 992 스니커즈. 2009년, 당대 톱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와 함께 공식석상에 등장한 그의 룩을 살펴보면 수트와 뉴발란스의 스니커즈 조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금은 너무나도 흔한 수트와 운동화의 조합. 하지만 당시에는 생소한 패션 코드였다. 이때를 시작으로 전 세계 남성들의 뉴발란스 열풍이 시작되었다. 이 스니커즈 외에도 스카프, 루즈핏 팬츠 등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아이템들을 유행시킨 장본인! 10년 이상의 과거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고 따라 입고 싶지 않은가?

자신만의 개성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해도 뭘 입어야 하는지, 뭘 입으면 안되는지 본능적으로 선택했을 것 같아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옷 잘입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가질 수 있는데에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감히 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세월이 흐르며 무르익어가는 멋과 여유가 더해져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계속 그 수식어는 그를 따라다니게 될 것에 분명하다.

자라

Credit

  • 영상 / 김주성(아이즈 매거진)
  •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