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스타에도 뜨던 그 광고, 컨실 아이크림이 뭐야?

피부 본연의 매력에 초점을 맞춰 피붓결과 톤을 가볍게 정돈하는 투명 메이크업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했다. 여기에 올드머니 룩이 가세하며 관리를 잘 받은 듯 촉촉하게 빛나는 베이스가 인기. 헤일리 비버, 벨라 하디드, 카이아 거버 등의 SNS 피드를 살피면 메이크업의 유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이 대세임을 실감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며 전 세계 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K 뷰티의 위상이 정점인 지금,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피부 표현은 투명 메이크업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는 중이다. ‘민낯 같은’ 혹은 ‘제2의 피부처럼’ 파운데이션을 얇게 바르거나, 컨실러로만 베이스를 가볍게 끝내는 등의 공식마저 파괴하는 리얼 ‘노파데 메이크업’이 등장한 것. 이 베이스의 핵심은 컨실러와 아이크림을 하나로 합친 신개념 크림을 파운데이션 대신 바르는 데에 있다.
샤이샤이샤이의 ‘바나나 컨실 아이크림’, 아이레놀의 ‘다크서클 크림’, 닥터멜락신 ‘시멘리트 칼슘 다크서클 커버 아이크림’ 등 브랜드별로 이름은 다르지만 본질은 다크서클을 커버하는 기능의 아이크림이다. 재미있는 점은 시장에서도 정확한 카테고리의 정의가 어려운 만큼 컨실러, 아이케어, 스팟케어 카테고리를 두루 오간다는 것. 올리브영, 네이버, 화해 등 다양한 채널에서 1위를 꿰차고 있는 따끈따끈한 인기템이다.
이들 다크서클 커버 크림은 아이크림 베이스라 매우 촉촉하고 발림성이 좋으며, 바르는 동안 커버와 동시에 주름을 케어한다는 장점이 있다. 샤이샤이샤이의 대표 홍은지는 ’바나나 컨실 아이크림’을 기획할 당시 ‘노파데 트렌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저희 고객을 ‘섬머필리아’라고 부르는데요. 평일엔 열심히 본업을 하고 주말이나 여가 시간에 레저를 즐기는 25~39세 여성을 타깃으로 해요. 햇살을 즐기는 라이프는 정신 건강에는 좋지만 노화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되죠. 바나나 컨실 아이크림은 가장 빠르게 노화되는 부위인 눈가 케어를 위해 ‘어떻게 하면 낮에도 꾸준히 아이크림을 바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탄생했어요.” 처방의 골조가 파운데이션이 아닌, 아이크림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스킨케어 성분을 90% 이상 함유해 매우 촉촉하다. 주름에 끼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커버가 가능해 유저들이 눈가는 물론 얼굴 전체에 바르기 시작하며 입소문을 탔다. 아이레놀 ‘다크서클 크림’ 역시 피부 케어에 큰 비중을 두어 BB나 톤업 크림을 바르는 것과는 다른 표현이 가능했고, 유튜버 포니가 ‘생얼 메이크업 아이템’으로 소개하며 주목받았다.
사용도 쉽다. 특별한 도구나 손기술 없이도 얇고 고르게 발려 원하는 부위에 덜어낸 뒤 손으로 슥슥 펴 바르기만 하면 된다. 기존 커버 제품 대비 눈가, 입가 등 커버를 필요로 하는 국소 부위에만 발라도 경계선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원한다면 두세 번 레이어링해 깨끗하고 결점 없는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피부 표현이 가벼운 만큼 색조 역시 혈색만 더해 밸런스를 맞추라는 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송윤정의 조언. 라인을 살리거나 디테일을 잡는 것은 안 어울리므로 무심하게 터치해주는 것이 좋다. 브로 마스카라로 눈썹 결을 정리하고 촉촉한 크림 타입 블러셔로 얼굴과 입술에 생기를 더하자. 과도한 컬러를 블렌딩하기보다는 한 겹만 얇게 올려주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반짝 유행하는 제품을 사는 데서 벗어나 ‘진짜’ 옥석을 가려내고 있다. 피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제품인지, 내 피부 타입과 나이 대에 맞는 아이템인지 등에 의문을 갖고 꼼꼼하게 살핀다. 그런 면에서 컨실러 아이크림은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들이 찾아낸 옥석이다. 피부에 유익한 성분을 담아 민감한 피부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베이스, 깨끗하고 투명한 피부를 연출하는 제품을 찾고 찾다가 발상을 전환해 아이크림을 얼굴 전체에 바르기 시작한 것. 여기에 펜데믹이 끝났음에도 일부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는 것, 획일화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단 본연의 미를 강조하는 사회적 풍토, 뉴진스, 아일릿 등 신선한 매력을 가진 ‘청춘’의 아이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새로운 베이스 카테고리로 자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