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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의 정규 2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자신이 가진 영향력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 스스로 문화 플랫폼이 되어버린 사람.

프로필 by 안서경 2024.05.29
RM이 돌아온다. 아직 민간인이 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돌아온다. 두 번째 정규 앨범 제목은 <Right Place, Wrong Person>. K팝과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얼굴로 전 세계를 누빈 지난 10년의 세월이나, 본업을 떠나 잠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지금의 RM 또는 김남준의 모습이 자연스레 겹친다. 앨범에 대한 기대는 지난 11월 새로 개설된 RM의 인스타그램 부계정(@rpwprpwprpwp)을 통해 조금씩 높아져갔다. 녹음실, 현장 스태프, 함께 작업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차례로 공개되었다. 비정기적으로 업로드되던 비하인드 사진이 속도를 높인 즈음 새 앨범 소식이 전해졌다. 전작 <Indigo>에 이어 다시 열한 곡을 채운 정규 앨범이다.

앨범을 꽉 채운 건 곡 숫자뿐만이 아니었다. 아직 앨범에 참여한 이들이 전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선공개 싱글 ‘Come Back to Me’의 크레딧만 봐도 어느 정도 짐작되는 부분이 있다. ‘Come Back to Me’는 오혁이 작곡을 맡았고, 이외에도 프로듀서 정크야드, 바밍타이거의 산얀 그리고 대만의 5인조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의 궈궈가 기타와 베이스 세션으로 참여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뮤직비디오는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성난 사람들>을 연출한 이성진 감독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았고, 이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오랜 동료 류성희 미술감독, 김우형 촬영감독이 힘을 보탰다. 배우 김민하와 <성난 사람들>에서 조지 나카이 역을 연기한 조셉 리의 이름까지 빼곡히 적힌 트랙 포스터는 웬만한 영화 포스터를 능가하는 무게감을 선보였다. 앨범 발매 전 공개된 콘셉트 사진에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 투게더> 포스터를 담당한 홍콩 사진작가 윙 샤와 스트리트 느낌 물씬 풍기는 개성 있는 사진으로 주목 받는 일본 사진작가 다카히로 미즈시마가 함께했다. 故 윤형근 화백의 음성으로 시작했던 첫 정규 앨범까지 포함해 생각해보면 RM이라는 이름 아래 음악, 영화, 미술, 사진 등 문화계 전방위가 모이는 모양새다. 자신이 가진 영향력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 스스로 커다란 문화 플랫폼이 되어버린 사람. 인스타그램 소개 글에 쓰여 있는 ‘Team RM’이 기대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글/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Credit

  • 글/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 사진/ 빅히트뮤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