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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해봤다! 손톱 타투

아플까? 지워질까? 궁금하다면 클릭

프로필 by 정혜미 2024.06.01
엄마도, 동생도, 찐친도 다한 눈썹 문신도 하지 않았다. 한때 유행처럼 번진 레터링 타투에 유혹을 느낀 적도 있지만 아픔에 대한 두려움과 후회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마음을 거뒀다. 요즘 SNS 피드를 핫하게 달군 ‘손톱 타투’를 경험한 이들이 가졌던 공통된 생각이란다.

손톱 타투가 궁금해?
손톱 타투란, 말 그대로 손톱에 타투를 새기는 것. 스킨 타투와 동일한 머신으로 손톱 표면을 긁어 잉크를 주입한다. 그 출발점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해외에서는 2018년 타투 아티스트 크리스찬 보이드(Christian Boyd)와 앰비 스테이플턴(Ambie Stapleton)이 타투이스트 존 보이(Jon Boy)가 손톱에 그림을 그린 사진을 보고 ‘니들 네일스(Needle Nails)’라는 팝업 타투 숍을 열며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당시 반응은 뜨거웠다. 네일 타투라는 단어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곧 SNS 피드를 장악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상업적인 작업보다는 서비스의 의미로) 꽤 오래전부터 시행됐으나 작년 겨울, 한 타투이스트가 올린 릴스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손톱 타투의 유지 기간은 손톱이 자라는 속도에 따라 개인차는 있으나 평균 2개월 정도. 영구적이지 않고 통증이 없다는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위생상의 이유로 젤 네일이나 매니큐어를 바를 수 없는 직업군에게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네일 아트만큼 대중화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파급력만큼은 월등하다.(<바자> 팀에서도 이미 시술을 경험했거나 고민 중인 이들이 다수다.)
자신만의 디자인 장르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타투이스트 최지원은 90% 가까운 고객이 손톱 타투 대상자라고 말한다. 현재 네일리스트를 중심으로 수강에 대한 문의도 끊이지 않는다. 손톱 타투가 인기를 얻으며 타투 시술을 계획하는 네일 숍이 증가하고 있는 것. “네일 업계에서도 드로잉 위주의 작업이 돋보이더라고요. 네일과 타투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도 온라인 수업에 대한 요청이 많다. 올 초부터 손톱 타투를 시작해 활발하게 작업 중인 타투이스트 이재희 역시 고객의 요청이 계기였다. “몇 개월만 지나면 사라지니까 ‘한번 해볼까?’라는 호기심으로 방문하는 이들이 많아요. 피부보다 확실히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이죠.”
그렇다면 타투이스트 입장에서 피부 시술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작업 범위가 작고 표면이 볼록해 순간 주의력과 악력을 더욱 요한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 피부에는 크기와 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전사 과정을 거치지만 맨 손톱에 바로 작업한다. 디자인과 색상 개수에 따라 짧게는 20분, 길게는 2시간 이상 소요된다. 비용은 최소 3만원부터 10만원대 초반 선. 피부처럼 표면 층이 탈각되지 않아 별도의 리터칭은 진행하지 않는다. 온라인상에서 미성년자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가능은 하나 대부분의 타투이스트는 미성년자에게는 작업하지 않는다.

손톱 타투, 해보니 어때?
서론이 길었다. 직접 경험한 시술 과정을 소개하면 이렇다. 먼저 원하는 디자인과 도안을 결정한다. 이때 특별한 제약은 없다. 그럼에도 소소한 팁을 몇 가지 전하자면 작은 손톱에는 단순한 디자인을 뿌리 쪽에 새길 것(금세 잘려 나간다), 손톱 밑에서 붉은 톤이 진하게 올라온다면 핑크나 퍼플 컬러는 피한다. 또 손을 쓰는 빈도가 높다면 색이 금방 옅어질 수 있어 채도가 높은 컬러를 추천한다. 혹자는 손톱이 잘리는 걸 고려해 도형이나 패턴 등이 좋다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영역.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새기거나 최애 아이돌의 컬러나 시그너처를 넣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최지원은 말한다. 커플 타투를 받는 이들도 많다.
‘나는 솔로’인 에디터는 무지개, 꽃, 하트와 같이 귀염 뽀짝한 디자인을 고민했으나 쉽게 질리는 타입이라 화이트 컬러의 도형 디자인을 선택했다. 입문자라면 심플한 디자인부터 시도해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네일 아트를 받을 때와 동일한 자세로 마주 앉아 시술이 시작됐다.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에 약간의 긴장감이 들었지만 바늘이 손톱 위를 이리저리 움직이는데도 어? 정말 하나도 아프지 않네! 미세한 진동만이 느껴질 뿐이다.(아프지 않은지 여러 번 묻는 이들이 많은데 정말 안 아프다.) 바세린과 타투 클렌저로 번갈아 손톱을 문지르고 닦으며 시술이 계속되었다. 엄지 손톱을 받을 때는 느낌이 살짝 달랐는데, 손톱이 뻐끈하고 조이는 듯한 약간의 불편함. 손톱 상태에 따라 느껴지는 진동 세기와 느낌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딱 한 번이지만 기기의 진동이 소름 끼치게 느껴진다며 새끼손가락은 미처 시술받지 못한 고객이 있었어요.”
‘손톱 타투, 안전할까?’ 머릿속을 내내 맴돌던 의구심은 시술 후 이내 사라졌다. 예상보다 표면 위에 시술되어 바늘로 인해 손톱이 뚫리거나 부서질 걱정은 없어 보였다. “네일 버퍼로 손톱을 갈면 지워질 만큼 바깥층에 작업돼요. 그럼에도 한 손님은 이전 숍에서 바늘이 손톱을 파고들어 구멍 난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어찌 되었건 바늘을 사용하는 작업이라 반드시 시술자의 숙련도가 기본이 되어야 하죠.” 차이타투로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 양주원 역시 경험이 많고 손톱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작업자에게 시술 받을 것을 강조한다.
시술 후 주의사항에 대해 물었다. 피부와 달리 주의할 점은 전혀 없으며, 마찰이 생기면 빨리 옅어지므로 손톱 강화제를 바르고, 핸드크림이나 네일 오일을 수시로 사용해 지속력과 케어를 동시에 챙기라고 조언한다. “피부보다 훨씬 안전한 시술이에요. 피부에는 잉크로 인한 금속 알러지나 켈로이드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니까요. 손톱은 생각보다 두껍고 단단하죠.”
젤 네일을 제거했다면 3~5일 후에 시술 받는 것이 좋으며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거나 손톱이 구겨질 만큼 얇은 경우라도 시술은 가능하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어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손톱 타투를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약 일주일 정도 지난 지금까지는 완전 강추!(색이 옅어지거나 손톱 끝부분에만 그림이 남는 경우 지저분해 보이는게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에디터 역시 매니큐어만 바르면 손톱에 마스크를 씌운 듯 답답함을 느끼곤 하는데 이물감이나 불편함이 전혀 없다. 만졌을 때는 얇은 스티커를 붙인 정도의 감촉만이 느껴질 뿐. 화이트라 그런지 약간 때가 탔지만 자판 위에서 움직이는 손톱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일시적이라는 게 매력적이다. 벌써 ‘다음에는 좀 더 화려한 컬러로 해봐야지’ ‘패디에도 받아볼까?’라는 계획을 세우는 중. “타투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손톱 타투는 타투인 듯 타투 아닌 네일 아트의 영역이기도 하죠. 작은 일탈을 꿈꿔보세요.” 에디터/ 정혜미

Credit

  • 사진/ 장기평
  • 손 모델/ 배가람
  • 타투이스트/ 최지원
  • 네일리스트/ 최지숙
  • 스타일리스트/ 이명선
  • 도움말/ 최지원(모마타투@moma_ttt), 이재희(재희타투@jaehee.tt), 양주원(차이타투@chai.tattoo)
  • 어시스턴트/ 안나현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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