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강원도 인제의 자연 속에서 디펜더와 함께한 시간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가 가는 곳은 어디든 길이 된다.

프로필 by 김형욱 2024.04.21
일명 ‘깍두기’라는 애칭을 가진 랜드로버 디펜더의 실루엣을 떠올려보자. 장갑차를 연상케하는 튼튼한 외관, 둥글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헤드라이트 그리고 중앙에 새겨진 레터링과 등에 방패를 지닌 듯한 후면의 스페어 타이어까지. 1948년 시리즈 1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정통 오프로드 SUV의 명맥을 유지하며 그 자리를 지켜온 강인한 아이콘 ‘디펜더’가 2024년 최첨단 기술력을 담아 더 강한 자태로 돌아왔다. 기술력은 물론 넓은 실내 구성과 넉넉한 적재 공간까지 갖춘 아웃도어 최강자를 ‘데스티네이션 디펜더’에서 체험했다. 디펜더가 지닌 모험정신을 공유하는 이 자리에서 ‘왜 이 차가 오프로드의 강자로 불리는가?’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 마주한 올 뉴 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는 늠름하다. 울퉁불퉁한 자갈밭, 발이 푹푹 빠질 듯한 진흙, 그리고 수심 80cm에 달하는 강과 경사 가파른 산길 등 극한의 한계로 몰아붙이는 오프로드를 드림카와 함께 달릴 수 있다는 설렘은 찰나였다. 험지가 눈앞에 펼쳐지자 ‘과연 이 험난한 길을 무리 없이 지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주행을 시작하자 모두 기우였음이 드러났지만.
오프로드 코스를 지날 때는 로레인지 모드를 켜고 차고를 높인 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터레인 리스폰스’의 6가지 모드 중 노면 상태에 맞춰 설정하면 장애물도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전·후방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네 개의 바퀴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차량 내부에서 파악 가능한 오프로드 카메라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냈다. 좁은 길에서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디펜더의 뛰어난 기술력은 두려움보다는 차 앞에 놓인 역경들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가파른 경사와 구불구불 이어지는 급커브의 연속인 마운틴 트레일 코스에서 디펜더의 능력치는 배가된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에 손에 땀이 차도록 핸들만 꽉 쥐고 있기보다는 차 앞에 드넓게 펼쳐지는 풍경을 잠시나마 누리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장시간 비포장 도로를 달리며 몸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긴장감에 지칠 법도 하지만, 에어 서스펜션 덕에 거친 지형에서도 피곤함은 느낄 수 없었다.
온로드에서도 디펜더의 진가는 이어진다. 무거운 차체와 높은 무게중심이라는 SUV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부드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고 달리면 에어 서스펜션 덕에 도로 곳곳의 방지턱도 무난하게 넘어간다. 승차감이 웬만한 고급 세단 못지않다.
산 넘고 물 건너며 디펜더와 함께한 그날의 추억을 상기하다가, 새삼 깨닫는다. 디펜더가 나에게 선사한 것은 단순히 드라이빙 경험이 아니다. 어디든 내가 가는 곳이 길이라는, 자신만만한 모험가의 ‘기개’였다.

Credit

  • 사진/ ⓒ JLR Korea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