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패션 디자이너가 의상 감독으로 참여한 영화들

영화와 패션은 긴밀한 관계.

프로필 by 홍준 2024.03.13
사진/ @jonathan_a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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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패션이 인상 깊어 어느 브랜드인지 한 번쯤 찾아본 적 있을 것이다. 영화와 패션은 긴밀한 관계로, 영화가 패션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패션이 영화의 영감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서로 주고 받는 영향이 막대한 두 분야. 그래서인지 의상이 의미하는 바가 중요한 몇몇 영화 속에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의상 감독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영화에서 패션 디자이너들의 손길이 있었다.

최근 독보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던 조나단 앤더슨이 4월에 개봉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챌린저스>의 의상 감독을 맡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역사적으로도 패션 디자이너들이 의상 감독을 맡은 영화들은 다양하게 존재했다. 예를 들어, <티파니에서 아침을>에는 위베르 드 지방시가, <로미오와 줄리엣>, <엘비스>, <위대한 개츠비> 같이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에는 미우치아 프라다, <제임스 본드: 스펙터>에는 톰 포드와 같이, 잘 됐던 영화 속에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센스있는 스타일링이 있었다. 감각의 경지에 올라와있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의상 감독으로 참여한 영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챌린저스(2024)>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창의적’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조나단 앤더슨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만남이 이루어진 <챌린저스>. '서스페리아'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같이 아름다운 시선을 갖춘,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전에도 라프 시몬스와 함께 '아이 엠 러브'에서 작업한 이력이 있다. 또한 제냐, 디올, 펜디, 질 샌더, 발렌티노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단편 영화 감독을 맡았었다.

조나단 앤더슨은 예술 작품 큐레이션 경력과 로에베, JW 앤더슨을 이끌어나가며 매 시즌 혁신적인 디테일과 실루엣으로 독보적인 컬렉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조나단 앤더슨의 예술적인 비전과 구아다니노의 미감이 만나 영화 <챌린저스>를 통해 폭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
<로미오와 줄리엣(1996)>
사진/ fox 사진/ @world_of_period_dramas 사진/ fox
미우치아 프라다의 첫 번째 의상 감독은<로미오와 줄리엣(1996)>이다. 당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의상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작품을 미국의 무드에 맞춰 만들려 했다고. 이에 의상 디자이너 킴 바렛은 미우치아 프라다에게 요청해 클레어 데인의 흰색 날개 드레스와 디카프리오의 네이비 블루 웨딩 수트, 흰색 면 셔츠, 분홍색 꽃 넥타이를 제작했다.

<위대한 개츠비 (2013)>
사진/ warner bros 사진/ warner bros 사진/ prime video PRADA 10 S/S 33번 룩 @prada 사진/ prada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는 <위대한 개츠비>의 의상을 준비할 당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의상 디자이너 캐서린 마틴, 바즈 루르만 감독과 협업하여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아카이브에서 40개의 드레스를 선정해 리메이크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데이지가 개츠비의 파티에서 입은 파트 드레스는 2010년 봄, 여름 컬렉션의 룩 33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엘비스(2022)>
사진/ ELVIS 사진/ @PRADA 사진/ ELVIS 사진/ ELVIS
가장 최신인 <엘비스>에서 미우치아 프라다는 수상 경력이 빛나는 제작자 바즈 루어만과 오스카 수상 디자이너 캐서린 마틴과 협력하여 영화 엘비스의 의상을 만들었다. 의상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과 음악을 추적하여 그의 상징적인 스타일을 미우미우와 프라다의 아카이브 속에서 유사점을 찾아 제작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아메리칸 지골로(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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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따라다니는 지골로 역할을 맡은 리차드 기어. 돈 많은 여성들을 유혹하고 사랑에 빠지게 만들려면, 우선 그들의 취향에 맞는 섹시하고 부티나는 아웃핏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더 대담한 색상과 소재를 찾았으며, 전통적인 면 직물에서 린넨으로, 검은색과 파란색에서 베이지색과 갈색으로 컬러를 전환했다. 이렇듯 지골로의 의상은 아르마니 그 자체였고, 더 대담하고, 더 매끄럽고, 더 섹시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
사진/ the wolf of wall street 사진/ the wolf of wall street 사진/ the wolf of wall street 사진/ the wolf of wall street 사진/ the wolf of wall street 사진/ the wolf of wall street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조던 벨포드(Jordan Belfort)는 90년대 무역업자를 그렸다. 아르마니는 오스카를 수상한 의상 디자이너 샌디 파월과 함께 브랜드의 90년대 아카이브를 탐구해, 화려하고 쾌락주의적이지만 격식있고 일명 부태나는 옷을 만들었다. 90년대 부의 상징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정장이 빛을 발했다.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제 5원소(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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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고티에 하면 떠오르는 아방가르드한 아웃핏들이 공상과학 영화 <제 5원소>에 찰떡같이 들어맞았다. 밀라요보 비치가 착용한 흰색 랩부터 푸른 피부의 외계인 승무원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의상들을 선보이는 장 폴 고티에의 세계관과 공상과학적인 제 5원소의 독특함은 영화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톰 포드(Tom Ford)
<제임스 본드: 스펙터(2015)>

사진/ James Bond 007: Spectre 사진/ James Bond 007: Spectre 사진/ James Bond 007: Spectre 사진/ James Bond 007: Spectre 사진/ James Bond 007: Spectre
부의 상징과도 같은 톰 포드가 비밀요원 제임스 본드의 의상 감독을 맡았다. 의상 디자이너 수티랏 앤 라랍(Suttirat Anne Larlarb)과 협력한 의상들은 클래식한 실루엣과 고급스러운 소재는 부자이면서 동시에 마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제임스 본드의 분위기와 매치됐다. 톰 포드가 다자인한 테일러드 정장은 비밀요원 제임스 본드의 남성성 그 자체를 드러낸다.

위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사진/ Breakfast At Tiffany's 사진/ Breakfast At Tiffany's 사진/ Breakfast At Tiffany's 사진/ Breakfast At Tiffany's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패션 영화 중 하나인 <티파니에서 아침을>. 지방시와 오드리 헵번의 40년 동안 지속되었던 우정 사이 속 중요한 작품이다. 오드리 헵번의 인기가 고조되었던 영화이자, 우아하고 세련된 당대 패션을 보여주는 영화다.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의상은 위베르 드 지방시가 감독을 맡으면서,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리틀 블랙 드레스와 같이 그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영화 의상을 통해 선보였다.


Credit

  • 사진/ 각 제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