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를 뜻하는 ‘키튼(kitten)’에서 본따 굽이 낮은 스틸레토 힐에 명명된 키튼 힐이 새 시즌을 위한 슈즈로 등극했다. 다만 낮은 굽 탓에 다리가 길어 보이거나 킬 힐처럼 섹시한 느낌이 덜한 것이 사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록(Rokh)이나 구찌처럼 끝이 뾰족한 포인티드 토 키튼 힐을 선택해 룩에 관능미를 불어넣을 것.
체인을 향한 디자이너들의 뜨거운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존재감이 확실해 가시적인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크기와 소재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로 탈바꿈하는 마성의 매력을 갖췄기 때문일 터. 역시나 이번 시즌에도 다채로운 체인 아이템이 쏟아졌다. 가방은 물론 드레스에까지 체인 장식을 더한 스텔라 매카트니부터 다양한 사이즈의 체인 액세서리를 레이어드한 샤넬, 그 밖에도 구찌, 발렌시아가, 발망 등에서 볼드한 체인 장식의 의상과 백, 슈즈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한 줄, 넥타이가 지난 시즌에 이어 크나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피에르파올로 피촐리가 선보인 발렌티노 컬렉션은 테마를 ‘블랙 타이’로 명명할 만큼 런웨이에 등장한 거의 모든 룩에 넥타이를 매치했다. 그 외에도 에르메스, 디올, 알렉산더 맥퀸, 생 로랑, 돌체앤가바나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하우스 브랜드가 넥타이를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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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uchy Thigh-High Boots
2023 F/W 시즌에도 사이하이 부츠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몇 시즌 동안 가늘고 긴 다리의 소유자만이 도전할 수 있는 타이트한 사이하이 부츠가 유행했다면, 이번 시즌은 다르다. 버버리와 이자벨 마랑 등에서 느슨하고 넉넉한 사이즈의 사이하이 부츠를 선보인 것. 키가 작고 다리가 짧다고 포기하지 말 것. 무심하게 매치한 미니스커트 혹은 미니 드레스와 함께라면.
올겨울엔 추위를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겹겹이 입고 싸매는 스타일링이 런웨이에 등장했으니! 방식은 다양하다.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처럼 프린지가 달린 머플러를 땅에 끌리도록 둘러 스커트 착시 효과를 주거나 가브리엘라 허스트처럼 드레스와 정반대 패턴의 블랭킷을 뒤로 둘러 세트업처럼 활용해보라. 에트로처럼 큼지막한 블랭킷으로 패턴 온 패턴 플레이를 하거나, 에어론(Aeron)처럼 니트 톱 슬리브를 목에 묶어 포인트로 연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볼드한 실루엣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액세서리가 메가 트렌드다. 23 F/W 쇼 무대를 선보인 브랜드 대다수가 스토리와 판타지 가득한 청키 액세서리에 심혈을 기울였으니까. 데이비드 코마는 레더 장갑에 큐빅을 장식한 바 액세서리를 담배처럼 들어 연출했으며, 지방시는 ‘인어의 눈물’ 진주를 옷에서 흘러 내려와 백을 감싸게 스타일링했다. 발망은 금발 모델에게 진주로 가득한 안경을 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