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메스는 시간을 다른 차원에서 해석한다. 에르메스에게 있어 시간 역시 하나의 오브제인 것. 이 명제를 2023 워치스앤원더스 에르메스 부스에 들어서자마자 확인할 수 있었다. 아티스트 클레밍 비에유가 구성한 생동감 넘치는 공간에 매달린 조각작품 사이를 자유롭게 거닐면 시계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텐세그리티 구조, 직조된 탄소섬유 시트, 메스 다이드 소재 등과 같이 혁신적인 소재와 형태를 탐구한 것. 마치 시계 내부로 들어온 듯 몽환적인 탐험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광물성 텍스처, 깊은 색감, 컬러풀한 터치, 기하학적 라인이 공존하는 도시적인 스포츠 워치 ‘H08’, 골드와 다이아몬드 케이스 위에 어벤추린, 마더오브펄, 아라고나이트, 오팔로 빚어낸 우주 행성이 자리한 ‘아쏘 쁘띠 룬’ 워치, 달리는 말의 실루엣을 스터드로 완성한 에나멜 화이트 골드 다이얼의 ‘슬림 데르메스’를 하이라이트로 꼽을 수 있겠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옥토 로마’ 워치는 불가리의 가장 성공적인 타임피스로 자리매김하며 스위스 워치메이킹에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어왔다. 고대 로마의 포로 로마노 광장에서 가장 큰 건물인 막센티우스 바실리카의 팔각 형태 건축 양식을 시계 케이스에 접목시켰다. 이탈리아 전통과 불가리의 역사를 잇는 연결고리라 할 수 있는 것. 이 팔각형 시계에 불가리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끊임없이 적용하며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길을 걸어왔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투르비용, 미니트 리피터라는 기록을 세운 것.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옥토 로마 크로노그래프 버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스위스 메이드 인하우스의 기계식 무브먼트 칼리버 BVL399를 탑재했으며, 가독성 높은 디스플레이가 세련된 다이얼 디자인과 어우러진다. 또한 크라운과 크라운 프로텍터를 자연스럽게 통합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


1백 년 전 손목시계가 여성의 전유물로 여기지던 시절, 롤렉스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는 당시 유행하던 스포츠나 아웃도어에 포켓 위치가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위스의 한 시계 제조사에 ‘방수가 되는 손목시계’의 제작을 의뢰했다. 탁월한 안목의 사업가에 의해 시작된 롤렉스는 1926년 세계 최초의 방수 손목시계 오리지널 오이스터 모델을 발표했다. 롤렉스의 핵심 가치는 정확성과 내구성이다. 기계식 시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브먼트를 센티미터의 1만분의 1 크기인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감독하며,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 기관보다 훨씬 까다로운 자체 검증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다이얼 디자인과 새롭게 디자인된 케이스 본체의 러그, 측면에서 우아하게 빛나는 라인이 돋보이는 ‘오이스터 퍼페추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퍼페추얼 로터가 장착된 최초의 롤렉스 워치에서 영감받은 ‘퍼페추얼 1908’, 그린 어벤추린·카닐리언·튀르쿠아즈가 빚어낸 자연의 색으로 빛나는 ‘오이스터 데이-데이트 36’, 새로운 컬러 조합으로 선보이는 ‘오이스터 퍼페추얼 GMT-마스터 II’, 유쾌한 도트 패턴인 인상적인 ‘오이스터 퍼페추얼’ 등이 2023 워치스앤원더스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