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패뷸러스>의 이상운과 박희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Celebrity

<더 패뷸러스>의 이상운과 박희정

치열한 패션계에서 각자의 꿈을 좇는 청춘들, 이상운과 박희정을 만났다.

BAZAAR BY BAZAAR 2022.12.27
여기 ‘fashion(패션)’이라 쓰고 ‘passion(열정)’이라 읽는 이들이 있다. 치열한 패션계에서 각자의 꿈을 좇는 청춘들의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의 두 주인공, 이상운과 박희정을 만났다.
 
이상운이 착용한 롱 코트, 재킷, 팬츠는 모두 Cos. 목걸이,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박희정이 착용한 미니 원피스는 Isabel Marant Étoile. 목걸이, 오른손에 착용한 반지는 Illelan. 왼손에 착용한 반지는 Totêms. 사이하이 부츠는 Sergio Rossi. 
 
 
재킷은 Paul Smith. 목걸이스는 Totêms.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상운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는 어떤 작품이고 맡은 캐릭터는 어떤 역할인가?
K-패션을 주제로 청춘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성장 드라마이자 로맨틱코미디다. 민호, 채수빈, 저와 희정이 이렇게 넷이 절친으로 나오고. 저는 ‘미스터 조세프’라는 브랜드의 대표이자 디자이너다. 이 친구가 굉장히 유니크한 아이디어도 갖고 있고 독특한 친군데 그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물질적 성공보다는 ‘내가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성장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원피스는 Kimhēkim.
 
디자이너 캐릭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도 궁금하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적 접근보다도 ‘조세프’라는 캐릭터에 대해 먼저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중학생 소녀 감성을 가지고 있고 어릴 때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온 아이. 극 중 엄마가 원로 배우로 나오는데, 워낙 우아하고 유머러스하고 밝고 개구진 그런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인물이다. 중요한 게 ‘사랑’에 대한 키워드였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사랑으로 꽉 차 있는, 그냥 커피를 마시더라도 이게 다 사랑인 거다. 모든 걸 다 사랑으로 생각하고 나니까 표현하는 자체가 되게 재미있더라. 거기에 전수경 선배님이 제 어머니 역할이라고 듣자마자 여러 의문들이 실타래처럼 쫙 다 풀리더라. 디자이너라는 직업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큐나 영화도 많이 봤는데, 특정 인물을 레퍼런스 삼는 건 오히려 그걸 너무 따라갈 것 같아서 그만두고 사람에 대한 탐구에 더 몰두했던 것 같다.
주연 배우들이 다 또래였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민호가 진짜 MC처럼 거의 사회를 봤다. “넌 어떤 아이야? 너 얘기 다 했어? 그럼 다음 너는?” 뭐 이러는 사이에 저도 자연스럽게 끌려간 느낌? 촬영장에서도 꼭 누구 하나가 꽂히는 게 생겨서 웃느라고 계속 NG가 나고 5분 있다 또 웃고. 그게 전염이 되니까 문제였는데, 항상 중심을 잘 지킨 게 민호다. “얘들아 나도 웃고 싶은데 참는 거야. 웃기면 날 봐” 하면 우리는 어금니 깨물고 민호만 봤다. 민호 눈을 보면 동갑이지만 뭔가 삼촌 보는 것 같은(웃음). 거의 뭐 제2의 감독이었다.
 
팬츠는 Anchovi. 귀고리는 Portrait Report. 재킷, 터틀넥 톱, 목걸이, 반지,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뮤지컬로 데뷔해서 오랫동안 무대 연기를 하다가 2~3년 전부터 서서히 매체 쪽 연기를 해오고 있는데, 차별점이 있다면?
매체를 시작하면서 ‘배우자’는 마음가짐 딱 하나였다. 신이 많이 없어도 촬영하고 돌아온 날은 무조건 뻗었는데, 현장에서 선배님들 하시는 걸 계속 보고 또 봤다. 이론을 알아도 현장에서 습득하는 건 또 다르니까. 카메라는 저렇게 움직이고, 그 안에서는 저렇게 하는구나…. 얇고 긴 빨대를 꽂아서 쪽쪽 빨아당겼다고 할까?(웃음) 저한테는 아주 값진 영양분이 됐다. ‘평생 배운다는 생각으로 그냥 재미있게 즐겁게만 하자.’ 지금도 뮤지컬과 매체, 플랫폼만 다른 거지, 그 마음가짐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사람들이 이상운이라는 배우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것과 작지만 계속해서 작품을 하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더 탐나나?
저는 복권을 안 산다. 운 같은 걸 잘 믿지 않거든. 제 이름은 운이지만.(웃음) 일확천금, 어떤 행운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온 행운이 나중 운을 다 뺏어가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하고. 잠깐 반짝여서 주목받고 잘되면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그 후에 안 된다고 한다면? 이게 즐거워서 하는 건데, 그럼 즐거운 게 없어지는 거잖나. 물론 반짝하는 것도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냥 건강하고 즐겁게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면서 작품을 계속해나가는 게 더 탐난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이 대중의 평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이상운의 연기를 보고 이야기할 때, 어떤 얘기를 듣고 싶나?
드라마나 영화를 힘들기 위해서 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게 뭐가 됐든 힐링이 되고 어떤 해소를 하기 위해서 보는 걸 텐데. 그런 면에서 절 보고 기분 좋다는 말을 하면 좋겠다. 기분 좋은 배우, 기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100점 만점에 만점이다.
새해 결심이 있다면?
항상 드는 생각 하나가 있다. 난 스스로 순수하다고 생각하는데, 스스로 내 안에서 이 순수함을 잃지 말자는 것. 당연히 이런 사람, 저런 상황을 만나면서 때가 묻을 테지만 지금 내가 재미있어 하고 즐겁게 하는 일, 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잃지 말자. 스스로 순수함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자는 마음이 매년 하는 결심인 것 같다.
 
오버사이즈 스트라이프 재킷은 Munn. 귀고리는 Portrait Report.퍼 부츠는 Kime. 
 
박희정
극 중 맡은 캐릭터는 어떤 역할인가?
톱 모델 예선호 역할을 맡았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캐릭터가 너무 멋있었다. 엄청 쿨하고 시크해서 감독님이 저한테 강조했던 게 대사도 시크하게 툭툭 내뱉듯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원래 저라는 사람은 그렇지가 않아서 그 괴리감 때문에 표현하기가 어려웠는데, 시니컬하지만 속으로는 또 친구들을 엄청 생각하는 캐릭터여서 실마리를 풀면서 갔던 것 같다. 촬영 막바지쯤 돼서야 조금은 알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지만. 처음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워낙 많은 걸 얻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마운 작품이다.
모델이 모델 역할을 했을 때,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던 것과 반대로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다면?
앞에서 말했듯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점에 있어서 원래의 나와 다른 것들을 연기로 해내야 한다는 게 부담감이 많았다. 쉽게 했던 건, 런웨이 신. 이건 캐릭터 상관없이 그때만큼은 그냥 박희정으로서 했고, 그렇게 하는 게 제일 자연스럽고 멋있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상운이 착용한 팬츠는 Asparagus.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셔츠, 베스트, 반지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희정이 착용한 슬리브리스 톱, 스커트는 Hankim.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귀고리는 Ports1961. 오른손에 착용한 반지는 Totêms. 왼손에 착용한 반지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패션 드라마라고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장르물이 아닌, 동시대 또래 청춘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실제 배우들도 다 또래이고. 분위기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촬영 전에 감독님이 저희끼리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서로 연결고리가 없었으니까. 다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해하다가 술 마시면서 금세 친해진 것 같다. 워낙 나이도 비슷하고, 저랑 민호는 아예 생년월일이 똑같다. 1992년 12월 9일.(웃음) 이제는 뭐 어떻게 대해야겠다, 이런 걸 넘어서서 그냥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편한 사이다. 상운이랑은 오늘 같은 촬영장에서 대기실 따로 있다고 하면 그냥 같이 쓰겠다고 요청할 정도로.(웃음)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고 〈바자〉와도 인연이 깊은 모델로서 첫 연기 도전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데본 아오키를 너무 좋아했다. 직업적으로보다는 사람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검색해봤더니, 모델 출신이라는 거다. 모델이라는 직업은 뭐지? 처음 관심을 가졌고, 제 신체 조건이 키가 크고 그랬으니까 적합하겠다 싶어 도전했고, 데본 아오키처럼 언젠가는 나도 액션배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어릴 때 발레를 했고 춤을 좋아해서 아이돌도 하고 싶었고.(웃음) 어쨌든 배우에 대한 막연한 꿈만 있었던 게, 코로나로 한국에 들어오면서 실현이 된 것 같다. 너무 많은 시간이 생기니까 연기를 배우게 됐고, 그러면서 오디션 기회가 생겼고, 그 역할이 이번 작품 속 모델이었다. 그래서 이건 내가 욕심을 조금 부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감독님한테도 어필을 엄청 했던 것 같다.
 
화이트 셔츠, 슬릭 데님 스커트, 슈즈는 모두 Kimhēkim.
 
모델로서 박희정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끈질긴 것. 코로나 직전 마지막 시즌을 굉장히 아쉬워했는데, 그때 단발로 머리를 자르면서 쇼의 라인업이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했다. 그러고 나서 코로나가 딱 터지니까 내 모델 생활이 그렇게 끝나버리는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다. 다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아쉬움에 대한 분석을 더 면밀히 할 수 있었고 그래서 변화를 주고 지난 시즌을 나가게 됐는데, 큰 도전이었다. 아쉬웠던 걸 만회할 수도 있지만 안 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도 그냥 흐지부지하게 끝내는 건 내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모 아니면 도다, 마지막으로 한 번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갔고, 나한테는 그 자체로 뜻깊은 시간이었다. 연기에 더 집중해서 도전하는 계기도 됐으니까. 스스로 만족이 되어야 하는, 할 때까지 했다는 자기증명이 필요한 스타일인데, 돌아보면 또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힐까, 되게 피곤한 일이기도 하거든. 근데 결국 내가 여태껏 걸어온 길이 다 그런 모습 때문에 온 거니까 그게 또 강점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계속 연기하는 배우 박희정을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원한다면 계속 노력해서 나아가고 싶다. 액션배우도 하고 싶지만, 그건 어릴 때부터 원했던 거고. 요즘에는 반대로 사람들이 생각지 않은 역들을 해보고 싶더라. 얼핏 떠올릴 화려한 캐릭터라든가 킬러라든가 하는 거 말고, 예를 들어 홈리스가 될 수도 있고, 사연이 굉장히 많은 처연한 역일 수도 있고. 계속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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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성영주
    사진/ 천영상
    헤어/ 김선우(Woosun)
    메이크업/ 이윤영(Woosun)
    스타일리스트/ 현국선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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