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호명산 잣나무 숲속 캠핑장

잣나무 숲이 보이는 데크뷰
‘이 정도면 백패킹할 만한데?’라고 우쭐거리던 나의 첫 백패킹 장소였다. 잣나무 숲이 빼곡한 호명산은 초보 백캐퍼의 입문 같은 장소로 유명했는데, 15kg 넘는 백팩을 짊어지더라도 나지막한 길을 15여 분 걸으면 꽤 괜찮은 사이트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

장작으로 쌓아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백패킹에 엄두가 나지 않는 ‘저질체력’ 캠퍼 혹은 백팩킹 입문자 모두를 포용하는 환대의 숲이다. 심지어 당시 오프로드 차량까지 접근이 가능했기에 잣나무 숲에는 백패커부터 ‘갬성’ 아이템을 SUV에 잔뜩 싣고 온 이들까지 흘러 들었다.

캠핑장까지 임도길 등산로를 약 15분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백패킹 명소란 곧 똥밭(?)과 쓰레기장이란 뜻도 되기에 이런 포화 상태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다 들린 캠핑장 오픈 소식! 정비된 시설을 갖춘 캠핑장의 공식 오픈 소식이 무척 반가운 이유다.

캠핑장비 렌탈도 가능하다
사람들은 쾌적하고 안전하게 관리한 사이트에서 캠핑에 집중할 수 있고, 더는 화장실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 지정 주차장에 주차하고 백패킹을 하듯 숲길을 15분가량 걸어 올라가면 도착한다.

키 높은 잣나무가 빽빽한 캠핑장 사이트
캠핑장으로 향하는 임도는 등산로이기 때문에 짐수레보다 백패킹 배낭을 준비할 것. 천 평 하늘을 빼곡하게 뒤덮는 키 높은 잣나무 숲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사방 쉬운 난도의 산책길이 이어진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잣나무 숲의 설경을 만난다면 이보다 만족스런 겨울 캠핑은 없을 듯!
(i) 평일 35,000원 주말 45,000원, 데크 최대 인원 4인, 매달 20일 예약 오픈, 반려동물 동반 불가, hmforestcamp.com
원주 캄파슬로우
‘추워 죽겠는데 캠핑 가서 뭐 하지?’ 하고 생각한다면 캄파슬로우가 답이다. 겨울 숲을 시원스레 조망하는 편백 사우나와 우드 카빙 공방, 느린 책방과 요가 데크, 피크닉 공간이 있는 우들라 농장 등 확실한 기쁨을 주는 소소한 놀거리가 풍부하다.
산과 잔디에 둘러싸인 데크 사이트 6개, 파쇄석 사이트 7개를 갖췄고, 주인장의 취향이 십분 드러나는 6개의 글램핑 사이트에는 언제나 치열한 예약 능력이 필요하다. 그중 트리하우스, 워터하우스에서는 계곡을 전면에 마주하고 있어 겨울 계곡과 암반 위 큼지막한 단풍나무를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다.
동그란 돔 형태의 호빗하우스, 밤나무 아래의 작은 오두막 밤나무롯지 등 모두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독립적 형태로 감성 가득한 이국적 분위기다. 밤나무롯지를 제외하곤 주방, 화장실은 공용 시설이고, 이불 같은 침구류는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SNS를 통해 요가 수업, 우드 카빙 클래스, 크리스마스 장식 워크숍 등 계절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클래스를 공지하니 예약을 서두르자. 12월 9일 겨울 캠핑이 시작되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올해 겨울 장박(12월~2월) 멤버를 모집하고 있다.

호빗하우스의 원형 창문
(i) 겨울 운영 기간 12월 9일~2월 25일, 일반 데크 7만 원부터, 글램핑 사이트 23만 원부터, 지정 사이트에서 반려견 최대 2마리 동반 가능(글램핑 제외), campaslow2014.modoo.at
원주 칠봉 두루뭉 캠핑장

노을이 지는 경관이 아름다운 칠봉 두루뭉 캠핑장
올해 완공된 4,000평 규모의 캠핑장이다. 너른 계곡을 따라 드높은 절벽과 능선이 둘러싼 지형은 아름다운 전망을 만들고, 부지 전체에 흩어져 있는 키 큰 밤나무들이 자연스럽게 바람을 막아 아늑한 공간을 내어준다.
사이트 간 간격이 넓어 어느 곳에 캠핑해도 좋지만, 역시 강변뷰 사이트가 가장 인기 있다. 칠봉 두루뭉 캠핑장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 데크나 파쇄석이 아닌 전체 노지 사이트라는 점.

데크 위가 아닌 땅위에서 즐기는 진짜 캠핑의 맛
밤나무 사이에 피칭하면, 사설 캠핑장이 아닌 백패킹하는 기분으로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화장실과 샤워실, 실내 공용 개수대가 무척 쾌적하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 사용자의 만족도가 크다.
재방문율이 높아 언제나 치열한 예약을 감당해야 하지만 말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만 운영하며, 2023년 3월까지 겨울 장박 신청을 받고 있다.

드높은 절벽이 자랑하는 웅장함을 바로 앞에서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