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듀오의 쥬얼리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예술가 듀오의 쥬얼리

비디오 아티스트 나탈리 뒤버그(Nathalie Djurberg)와 음악가 한스 버그(Hans Berg)는 이 시대의 주목 받는 예술가 듀오이자 부부다. 이들 작품에서 얻은 영감으로부터 출발한 미우미우의 2022 가을/겨울 주얼리 컬렉션 ‘A Remedy’가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예술가 듀오의 주얼리에는 어떤 새로움이 담겨 있을까?

BAZAAR BY BAZAAR 2022.10.15
 
‘A Remedy’에 일반적인 주얼리의 관습과 다른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가? Nathalie(이하 N) & Hans(이하 H):
〈A Thief Caught in the Act〉라는 우리의 조각 시리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시리즈는 탈출에 대한 소망과 유머, 유연함을 통해 탈출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작품 속에서 다양한 색의 새들이 자신들과 같은 컬러의 알약을 훔쳐가는데, 새들이 알약의 색을 인식해서 먹는 것인지 알약을 먹어서 똑같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작품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사람들이 착용할 때는 의미가 바뀐다. 착용하는 이들은 새와 비슷한 역할을 함으로써 작품의 참여자가 된다. 무언가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 입고 먹는 사람의 행위가 작품 속 새들의 행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A Thief Caught in the Act〉라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N: 갈색 나무 테이블 시리즈로 철사, 폴리우레탄, 나무, 캔버스로 만든 새 조각에 광택을 내고 아크릴로 칠했다. 새들은 탁자 위에 흩어져 있는 번쩍거리는 알약과 미니어처 동물 중 하나 또는 여러 개를 훔쳐 탁자 밖으로 도망쳐나가는 듯하다. 강력한 탐조등이 깜박일 때마다 알약을 훔치는 새가 포착된다. 다른 곳에 있고 싶거나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은 바람 또는 기분 좋아지거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또 다른 무언가에 도달하기 위해 인류가 하는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이 조각품이 탄생됐다. H: 스웨덴 북쪽 지역을 방문한 후 이 시리즈를 만들었다. 우리는 내가 태어난 작은 마을에서 추위와 어둠, 고립과 같은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어둠 속에서 무릎까지 오는 눈을 겨우 헤치고 걸어가 발견한 주유소에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사탕이라도 사야 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다시 돌아오고 있을 때 거대한 트럭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하는 것처럼 강한 조명을 비추고 지나가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매우 초현실적인 경험이 담겨 있다.
 
‘A Remedy’ 캠페인 이미지. ⓒ Julien Martinez Leclerc

‘A Remedy’ 캠페인 이미지. ⓒ Julien Martinez Leclerc

두 사람의 삶에서 패션과 주얼리는 어떤 의미인가?
N: 우리 둘 다 패션을 좋아한다. 내가 입는 것들은 스튜디오에서 소비되어 사라져버리는 반면, 한스는 패셔너블함 자체를 즐긴다. 패션은 탈출구이자 창의성과 예술의 표현이다. 패션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주얼리는 우리 사회에서 허용될 수 있는 강력한 상징이나 부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별개로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마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실제로 착용하는 주얼리로서의 기능과 아티스트로서의 작품, 예술품 사이의 조율을 어디까지 했나? 미우미우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N&H: 작품을 만들 때 알약과 동물 모티프를 꽤 많이 만들어두었다. 지금 보니 그때 주얼리를 염두에 두면서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호작용하는 느낌이 있다. 특히 미우미우와 작업은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그 자체였다. 디자이너의 기술과 경험에 의존하는 방식과 이런 자유로움이 잘 조합되어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매우 즐거운 과정을 몸소 겪었다. 우리는 주얼리 작업이 처음이라 미우미우를 전적으로 신뢰했고 일반적인 디자인 과정은 아닐 것이라는 예감이 점점 확신으로 변했다.
각자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시기나 동기가 궁금하다. 깨달음이 있었나? 혹은 자연스럽게 진행된 것인가?
N: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심심하거나 슬플 때면 펜이나 물감 또는 점토를 찾았는데 이것이 나에게는 탈출구이자 이해와 탐구를 위한 연구실이고 학교였다. 자라고 나서도 예술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에 구체적인 결정이나 선언을 한 건 아니지만 내 안에서 결정되는 기분을 느꼈다. H: 항상 소리와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유아용 확성기와 카세트테이프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 그 당시에 주변에서 음악이나 예술을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렇게 스스로 찾고자 했다. 무의식적이었지만 내가 하루 종일 하고 싶은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음악 없이 나는 있을 수 없다.
각각 영상과 음악이라는 유구한 장르를 다루지만 ‘미디어아트’라는 발 빠른 미술사 안에 속해 있기도 하다. 증강현실이나 새로운 소통, 패션과의 결합 등 대범하고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N&H: 경험하고 느끼고 보고 읽는 모든 것. 마치 생각과 경험으로 만들어진 안개를 모으는 컨테이너 같고 그 안개가 모여 하나의 물방울이 되어 아이디어로 떨어진다.
각자 최근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가?
N: 나는 현재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어린 소년의 엄마다. 그래서 내 관심사는 얼마나 우리가 우리 자신의 능력치를 펼칠 수 있느냐이다. 이 아이가 얼마나 순간적으로 성장하는지 깨닫고 이러한 아이의 완벽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지금 나의 관심사다. (아들은 매우 큰 공룡 소리 같은 비명을 지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빨리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나 이외의 사람과 100퍼센트를 함께해야 하고 생각이나 환상에 빠져 있을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게 영감을 주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더욱 지금과 같은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깨닫게 된다. H: 공룡 비명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소리를 실험하고 소리를 거의 조각품처럼 조각하고 가능한 한 많이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고 항상 더 나아가는 것에 관심이 있다. 새로운 소리를 듣고 싶을 때에는 일렉트로닉 음악이 좋다.
 
한스 버그와 나탈리 뒤버그. © David Neman

한스 버그와 나탈리 뒤버그. © David Neman

곧 한국에서 당신들의 주얼리 작업이 선보인다. 한국 패션의 흐름 안에서 미우미우 주얼리가 가졌으면 하는 의미나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는지 묻고 싶다.
N&H: 우리는 한국을 사랑한다. 2009년, 렘 콜하스가 프라다를 위해 제작한 프라다 트랜스포머를 통해 서울에서 전시를 진행했었다. 한국 문화는 매우 흥미롭다. 특히 음식이 굉장하다. 2024년에는 서울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를 위해 다시 찾을 계획이다. 정말 기대된다. 이 주얼리 컬렉션은 트렌드의 일부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예술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패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러한 면에서 한국 소비자들도 이 주얼리를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이라고 느끼길 바란다.
지성, 감정, 본능, 표현, 야망과 같은 다양한 감정 속에서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N&H: 답할 수 없는 수수께끼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찾고 알아내고자 하는 갈구. 그리고 어마어마한 굴곡이 있는 창의적인 과정에 휩쓸려가는 것.
 
박의령은 〈바자〉의 피처 디렉터다. 장신구와 예술의 연관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패션과 연계되는 에술적 감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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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박의령
    사진 제공/ 미우미우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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