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니엘 리히터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예술은 흥미로울 뿐 아니라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논리, 감정, 클리셰 같은 것들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1차 세계대전으로 다리 잃은 독일 두 소년 병사가 목발을 짚고 나란히 걸어가는 엽서 사진을 재해석한 그림, 199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을 차용해 그린 그림 등. 사회의 암울한 사건들을 들춰내는 동시에 화려하고 강렬한 색을 동원하는 그의 페인팅은 그야말로 강렬하다. 20여 년간의 실험을 통해 추상회화에서 구상회화로 안착한 그의 회화 작품에는 몸의 동적 움직임에 주목하여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다니엘 리히터: 나의 미치광이웃〉에서 전시되는 25여 점의 작품에서 이런 ‘다니엘 리히터식’ 화법을 직접 감상해볼 수 있는 귀한 자리다.
※ 〈다니엘 리히터: 나의 미치광이웃〉은 스페이스K 서울에서 2022년 6월 23일부터 2022년 9월 2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