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2년 만인데도 불구하고 오랜만이란 느낌이 안 들어요. 저와 진우 형이 올해 1월에 소집 해제를 하고 2월부터 바로 스케줄을 시작했거든요. 어느덧 6월이잖아요. 넷이서 활동한 지 몇 달이 흘러서 그런지 익숙한 기분이랄까요?
워크웨어 재킷은 3백30만원, 티셔츠는 59만원, 피셔맨 팬츠는 99만원, 러버 부츠는 79만원 모두 Loewe.
상반기 활동 가운데 단연 오프라인 콘서트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팬들을 대면한 것도 2년 만이죠?
송민호: 우리들의 잃어버린 2년! 그동안 솔로 콘서트도 했고 행사나 방송에서 공연도 했지만 공허함에 좀 길들여져 있었던 것 같아요. 위너 완전체로 공연한 것 자체가 오랜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간만에 함성을 들으니까 좋더라고요. 강승윤: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저희끼리 분명히 그랬거든요. 이틀 공연이니까 첫날에는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자고요. 그런데 무대에 오르고 “꺄!” 이 소리를 듣자마자 네 명 다 정신이 나간 거죠.(웃음) 첫날부터 너무 소리를 질러대서 둘째 날 공연이 걱정이었죠. 보통 마지막 공연을 더 격하게 하잖아요.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또 되더라고요. 엄청난 함성 소리, 다 같이 일어나서 뛰어노는 에너지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송민호: 무대 위에 서는 사람들은 정말 이것 때문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거기서 에너지를 얻고 살아 있음을 느끼고 그런 거죠. 이승훈: 해외 축구를 종종 보는데 만회 골을 넣어야 하는 찬스가 오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보다 관중을 붐업시키더라고요. 함성을 더 높이고 그 기세를 몰아서 역전 골, 추가 골까지 가는 거죠. 경기장에서 선수 이상의 것을 끌어내는 건 결국 관중들의 응원이잖아요. 저희도 그래요. 콘서트 후반부에 체력이 딸리고 지치더라도 팬들이 계속해서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응원해주시면 한계를 돌파해서 더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게 돼요.
얼마 전 Jtbc 예능 〈아티스트웨이〉가 방영을 시작했죠? 과거 〈꽃보다 청춘〉이나 〈위너 베케이션〉이 그랬듯이 위너는 여행 예능과 궁합이 참 좋아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송민호: 가식 없고 진솔한 모습 때문에 그런가? 다들 ‘감성형’이라 재미있는 돌발 상황도 자주 생기고요. 김진우: 저희는 솔직히 뭘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아요. 강승윤: 〈꽃보다 청춘〉 이후로 여행 예능에 대한 마인드 셋이 잡혔달까요. 그때의 여행이 모두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서 그 다음부터는 여행 예능을 즐기게 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풀어져 있는 상태라서 딱히 방송이라는 생각도 안 들고요. 이승훈: 긴 호흡으로 촬영하는 방송 같은 경우에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신뢰가 상호적으로 있어야 하잖아요. 설사 제작진이 저희에 대한 신뢰가 없을지라도 저희는 항상 신뢰를 갖고 방송하거든요.(웃음) 그분들을 믿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그래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어요. 저희는 늘 똑같은 모습이에요.
워크웨어 재킷은 3백30만원, 셔츠는 1백20만원, 부츠컷 팬츠는 89만원, 슬라이드는 79만원 모두 Loewe.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배려하는 면면이 보기 좋더라고요. 시청자로서는 죽이 잘 맞는 여행 메이트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느낌이랄까요? 민호 씨가 “데뷔 초반에는 멤버들 개성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까 잘 섞이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제는 넷의 개성이 조화를 잘 이뤄서 오히려 팀 고유의 색깔이 되고 있다”고 말한 적 있어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각자 노력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송민호: 그렇죠. 넷 다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거든요. 좋든 싫든 우리는 위너라는 ‘집’ 혹은 ‘가족’으로 묶여 있는 존재예요.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적응이 되었죠. ‘내가 참아야지’ 같은 게 아니에요. 이제는 그런 걸 의식하면서 오는 스트레스조차 없어요. 오히려 ‘아, 이 친구는 원래 이렇지’ 같은 당연한 느낌이에요. 이승훈: (흥얼거리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김진우: 누구 하나가 마이웨이로 갔다면 좋지 않았을 거예요. 저도 우리의 관계성이 좀 특이하다고 생각하긴 해요.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더블 브레스트 재킷은 2백40만원, 스트라이프 티셔츠 94만원, 팬츠는 1백60만원, ‘큐비’ 크로스보디 백은 2백60만원 모두 Loewe.
송민호: 데뷔 4일 만에 1위.(웃음) 아직도 열정적이고 여전히 각자 마음 속에 뜨거움을 갖고 있다는 점요. 이승훈: 영화 〈Drumline〉에서 주인공이 “one band, one sound”라는 구호를 외치거든요. 저는 위너의 입장을 회사에게 혹은 팬들에게 전할 때 우리 넷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서로 어느 정도 양보해나가면서 한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껴요. 강승윤: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죠. 실력과 넓은 스펙트럼에 대해서 특히 그래요. 거만을 떨고 싶진 않지만 (웃음) 솔직히 자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 없는 게 더 이상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상태에서 활동을 하면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김진우: 저는 그냥 우리 넷이 서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비주얼, 분위기 혹은 그게 무엇이든요. 애초에 하나의 그림이었던 것처럼 조화롭다고 생각해요.
더블 브레스트 재킷은 2백40만원, 스트라이프 티셔츠 94만원, 팬츠는 1백60만원, ‘큐비’ 크로스보디 백은 2백60만원 모두 Loewe.
승윤 씨가 한 인터뷰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본인의 생업을 위해 열심히 살지 않나. 위너는 겉으로 봤을 땐 굉장히 여유롭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치열하게 산다”고 말한 적 있어요. 9년 동안 참 성실하게 활동해왔고요. 돌이켜보면 이게 어떻게 가능했다고 생각하나요?
강승윤: 단순하게 말하자면 욕심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끝없이 갈증을 느껴서 계속할 수 있었어요. 여전히 더 이뤄내고 싶고 더 멋있는 걸 해보고 싶어요. 아이돌도 세대라는 게 있잖아요. 저희는 지금 활동하는 후배들과 나이 차이도 꽤 나거든요.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과 같은 타깃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10대들에게도 사랑받고 싶고. 우리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20~30대들한테도 사랑받고 싶고요. 그렇게 파이를 키워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까 계속 노력하는 거죠. 아직은 만족이 안 돼요.
민호가 입은 재킷은 가격 미정, 터틀넥은 1백20만원, 팬츠는 1백10만원, 승훈이 입은 니트 집업 카디건은 가격 미정, 셔츠는 1백10만원, 승윤이 입은 데님 셔츠는 1백30만원, 데님 팬츠는 84만원, 이너 톱은 가격 미정, 진우가 입은 멀티 컬러 스트라이프 니트 톱은 1백40만원, 옐로 컬러의 ‘아마조나 15 버티컬’ 백은 2백80만원 모두 Loewe.
강승윤: 갈 수 있는 데까지요.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왼쪽부터) 민호가 입은 재킷은 가격 미정, 터틀넥은 1백20만원, 승훈이 입은 니트 집업 카디건은 가격 미정, 셔츠는 1백10만원 모두 Loewe.
요즘은 ‘대학 축제 섭외 1순위’ 그룹이라고도 불리더라고요. 그만큼 ‘대중픽’이라는 얘기일 텐데요.
이승훈: 싸이 형만큼은 아니지만 추후에 그 자리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웃음) 강승윤: 그런 것도 저희 자부심 중 하나예요. 대중 친화적이라는 것. 원래 대학 축제는 남자 아이돌을 잘 초대하지 않거든요. 걸그룹이나 소위 음원 차트를 씹어 먹는, 타 장르의 가수들이 주로 가는 편이죠. 감사하게도 저희가 히트곡도 꽤 보유하고 있고 퍼포먼스 자체보다 관객과 소통하는 음악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팬이 아닌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하는 팀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아요.
(위부터) 승윤이 입은 재킷은 3백30만원, 셔츠는 1백20만원, 진우가 입은 후디 셔츠는 1백40만원 모두 Loewe.
오랜만에 완전체로 활동하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나요? 이번 활동은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송민호: 재밌다! 그동안 혼자 활동하면서 근본적인 이유를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나의 명예를 위해서 혹은 돈 벌려고 혹은 회사에서 시키니까. 그냥 기계처럼 일했어요. 그렇게 살다가 위너 활동을 시작하고 느낀 건 ‘아, 그래. 이 일에 재미가 있었지’라는 거였어요. 그냥 대기실에서 우리끼리 웃고 떠드는 사소한 것들 하나도 그렇게 재미있더라고요. 강승윤: 리더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워밍업의 시간이었고요. 올 초에 승훈 형이 그러는 거예요. 오랜만이라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너무 긴장된다고요. 그런데 몇 번 하고 나니까 다시 입도 풀리고 몸도 풀리고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이번 활동으로 컴백 전에 워밍업이 잘 됐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도 그리고 저희에게도요. 이승훈: 그동안 각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 또한 입대 전에는 스트레스도 있고 지쳐 있었다면 지금은 여유를 찾은 느낌이고요. 2년이라는 시간이 위너를 농익게 만든 것 같아요. 결국에는 위너 멤버 각자가 행복하고 즐거워야 하잖아요. 의무감 때문도 아니고 돈을 좇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음악을 하는 건 정말로 즐거움이 1순위니까요.
후디 애너그램 집업 파카는 가격 미정, 티셔츠는 49만원, 팬츠는 1백50만원 모두 Loewe.
앞으로가 위너 2막이겠네요. 위너 1막의 주제는 ‘청춘’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나요?
강승윤: 저는 열정이 샘솟고, 무언가를 해내고 싶고 하고 싶고 이루고 싶고 그런 모든 시기가 청춘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본다면 우리의 청춘이 아직 끝난 건 아니겠죠. 제 생각에 위너 1막의 주제는 치열함이었을 거예요.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94만원, 레이어드한 티셔츠는 59만원, 데님 팬츠는 99만원 모두 Loewe.
이승훈: 그동안은 수치상으로 뭔가를 달성하는 것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물론 프로이니까 결과에 신경 쓰는 건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모든 면에서 여유를 갖고 싶어요. 강승윤: 전에는 ‘이렇게 노력해서 잘돼야지’였다면 지금은 ‘행복하게, 즐겁게 해야지’의 느낌이랄까요? 그때의 치열함은 뒤로하고 앞으로는 더 행복하고 싶어요. 위너 1막의 주제가 치열함이었다면 부디 2막의 주제는 행복으로 가는 여정이 되길 바라요.
멀티컬러 스트라이프 니트 톱은 1백40만원 Loewe.
데님 셔츠는 1백30만원, 데님 팬츠는 84만원, 이너 톱과 벨트는 가격 미정 모두 Lo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