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낯 부끄럽지 않으려면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Beauty

마스크 벗은 낯 부끄럽지 않으려면

마음의 화(火)와 얼굴의 화(禍)를 마스크 속에 감추며 살아온 우리. 이제는 까마득해진 마스크 없는 세상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

BAZAAR BY BAZAAR 2022.06.08
 
슬리브리스 톱은 Loewe. 티셔츠는 Cos.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 세팅의 ‘포제션’ 컬렉션 귀고리는 Piaget. 양손에 레이어드한 반지는 모두 코코 크러쉬 컬렉션 Chanel Fine Jewelry.

슬리브리스 톱은 Loewe. 티셔츠는 Cos.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 세팅의 ‘포제션’ 컬렉션 귀고리는 Piaget. 양손에 레이어드한 반지는 모두 코코 크러쉬 컬렉션 Chanel Fine Jewelry.

낯부끄럽지 않으려면

이날을 얼마나 고대했던가? 때늦은 청춘의 꽃(이라 쓰고 지긋지긋한 여드름이라 읽는다)은 물론 각종 피부 문제를 유발하던 트러블 메이커, 마스크와의 결별 말이다. 습하고 후덥지근한 마스크 내부는 온종일 뙤약볕에 있는 것만큼 피부에게는 극한 환경이었다. 물론 이 문제아도 요긴하게 쓰인 순간이 있었지만. 나는 소위 말하는 ‘마기꾼’이다. 뭉툭한 코와 ‘확찐자’로 살이 오른 얼굴, 고된 사춘기의 흔적들로 지저분한 피부를 합법적으로 숨기는 데 이만한 변장 도구는 없었다. 전생에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최애’와의 일생일대 사진 촬영에도 마스크 덕분에 굴욕샷을 피할 수 있었다. 메이크업을 생략한 아침 시간은 여유가 생겼고 다운 타임이 긴 시술도 망설임 없이 받았다. 요즘 말로 마스크는 ‘내 얼굴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진짜 얼굴을 숨긴 채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민낯을 드러내는 게 민망하고 낯설다. 마스크 속에 욱여넣었던 세월과 긴장감 없이 지내온 날들, 마스크로 생긴 문제들이 이룬 결과물을 내놓을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올여름은 비키니보다 노 마스크가 걱정”이라는 기사들이 줄을 있는 걸 보면 비단 나만의 고민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위장술을 끝내야 할 날이 멀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마스크로 표정을 잃었다. 얼굴 근육을 크게 써서 웃거나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대가는 중안부 근육을 쇠퇴시켰고 이는 입술 처짐, 팔자주름, 불독살 등 하안면 전체를 무너뜨렸다. 지금이라도 얼굴 라인을 바로 세우려면 무표정일 때는 의식적으로 턱에 힘을 뺄 것. 반대로 웃을 때는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다. 미파문피부과 문득곤은 “하루 세 번 5분 이상, ‘은’이라고 소리 내며 어금니를 떼고 혀로 천장을 밀면서 중안부에 힘이 들어가도록 입꼬리를 올려주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고 소개한다. 또 괄사, 뷰티 디바이스로 뻣뻣해진 근막과 정체되어 있는 림프선을 풀어준다. 이제는 대중화된 울쎄라나 써마지 등의 탄력 레이저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두 가지를 함께 받는 울써마지가 인기인데 리프팅에 뛰어난 울쎄라와 피부 타이트닝, 주름 개선에 효과적인 써마지가 시너지를 내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다. 지방을 분해하는 인모드, 꺼진 부위에 볼륨을 채우는 쥬베룩 주사도 효과적이다.
트러블이 남기고 간 흔적에는 비타민 A나 C,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함유된 제품을 바른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면 레이저 토닝이 필요하다. 보스피부과 김홍석은 피코 레이저 토닝, 문득곤은 포토나 레이저를 벙행하는 듀얼 토닝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미 갈색으로 자리 잡은 색소 침착은 단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뾰루지가 올라왔을 때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게 해답. 염증이 오래될수록 자국이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스킨 보톡스, LDM물방울 리프팅 역시 전문가들이 손꼽는 추천 리스트다. 유유클리닉 권유경은 “빠른 효과는 물론 복합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손상받은 피부는 리쥬란힐러와 같은 스킨부스터로 재생 능력을 높여준다.
코로나19로 우리에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는다 해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얼굴에 일어난 변화들은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 돈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뷰티 에디터 정혜미
 

마스크와 사회성의 상관관계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무조건 웃는 증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다. 감정노동자에게 주로 발견되는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억누른 채 고객을 응대하면서 감정적 부조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발병한다. 일본 쇼인여대의 마코토 나쓰메 교수는 이 증상을 적절히 해소하지 않으면 정신적 스트레스에 심하면 자살에까지 이른다고 주장한다. 감정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두 복잡한 인간관계와 경쟁 구도에서 심리적 마스크를 쓰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 부조화에 마음이 불편하지만 어쩌겠나. 그렇다고 직장 상사에게 입술을 삐죽거리며 썩소를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지난 2년간은 꽤 수월했다. 물리적 마스크 덕분에 심리적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억지 표정 관리를 하느라 온 에너지를 쥐어짜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란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도 상당히 이로운 존재였다. 과장을 보태자면 인류 평화에 일조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얼마 전 관리자 위치에 있는 지인이 “만약 마스크가 없었다면 우리 팀에서 누구 하나는 퇴사했을 거야.”라고 지나가듯 말한 적 있다. 그나마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고 있는 가면 덕분에 그 혹은 그와 신랄한 토론을 주고 받은 직장 동료는 월급쟁이 생활을 연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유럽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나서 이런 나의 가설은 확신이 되었다. 약간의 근심도 첨가됐다. 거리를 거닐며 웃고 떠드는 사람들, 때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인상을 찌푸리며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는 타인의 감정이 내 눈에 하나하나 박혔다. 한국에서 온, 태초부터 마스크를 쓰고 태어난 것처럼 표정이 없던 내게는 그토록 인간적인 풍경이 생경했다. 그리고 (딱딱할 것이 분명한) 나의 표정도 그들에게 그대로 드러날 것을 생각하니 어쩐지 발가벗겨진 듯한 기분이 들어 잠시 몸서리쳤다.
이제 한국에서도 마스크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진짜 마스크를 벗고 다시 가상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시간.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설파하는 윗사람에게 경청의 리액션을 취하고, 염치없고 예의 없는 것들을 향해 우아한 미소를 날리는 일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당혹스럽고 신나고 지루하고 흥미로운 날것의 표정을 지하철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카페테리아 서버에게, 필라테스 강사에게 그대로 표현하는 일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어느 광장 한복판에서 멀뚱멀뚱 눈알을 굴리던 내 모습이 떠올라 자못 걱정스럽다. 분명한 건 우리 모두는 얼마간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란 점이다. 철이 덜든 사회초년생처럼 어색한 웃음을 입가에 걸친 채로. 
피처 에디터 손안나 

Keyword

Credit

    에디터/ 정혜미
    사진/ 고원태
    모델/ 메구
    헤어/ 가베신
    메이크업/ 박차경
    스타일리스트/ 박정아
    도움말/ 문득곤(미파문피부과)
    권유경(유유클리닉)
    김홍석(보스피부과)
    어시스턴트/ 조문주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Weekly Hot Issue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