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언어, 트위드의 모든 것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Fashion

샤넬의 언어, 트위드의 모든 것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스타일을 창조한 샤넬. 그들이 탄생시킨 새로운 트위드는 가장 확고하고 또렷한 샤넬만의 언어를 지니고 있다.

BAZAAR BY BAZAAR 2022.03.24
 
포토그래퍼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한 2022 F/W 컬렉a션의 티저 사진. 안개 낀 스코틀랜드의 풍경 속에 모델 비비안 로너가 포즈를 취했다.

포토그래퍼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한 2022 F/W 컬렉a션의 티저 사진. 안개 낀 스코틀랜드의 풍경 속에 모델 비비안 로너가 포즈를 취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옷을 입는 것보다 섹시한 것은 없어요. 저 역시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제스처에 매혹되었어요. 그리고 트위드를 여성적으로 만들어 주는 건 샤넬이죠. - 버지니 비아르
 
세상의 가장 큰 진보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롭게 너와 내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세상, 그것이야말로 사회가 진화하는 형태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백여 년의 역사에서 여성의 가장 큰 진보를 이룬 사람으로 가브리엘 샤넬을 꼽고 싶다. 가브리엘 샤넬이 창조해낸 것은 패션이 아니라, 새로운 애티튜드였다. 그녀의 패션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확고한 갈래의 강줄기를 하나로 모아 바다로 이르게 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누가 뭐래도 ‘트위드’였다.

 
트위드는 스코틀랜드어 ‘트윌(Tweel)’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능직으로 짠 천을 뜻하는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를 흐르던 연안의 강 트위드(Tweed)에서 영향을 받았다. 1920년대 중반, 주로 남성 재킷에 사용되던 트위드를 처음 여성복의 카테고리로 옮겨 온 것이 바로 가브리엘 샤넬이다. 웨스트민스터 공작과 열애 중일 당시 가브리엘 샤넬은 그와의 스코틀랜드 여행을 즐겼다. 그곳에서 만난 트위드 소재는 남녀의 스타일적인 편견에 개의치 않았던 그녀에게 완벽한 소재로 다가왔다. 빗질 없이 실을 뽑은 카디드 울은 부드럽고 폭신하며 편안하다. 빗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불규칙성까지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여성의 옷에 붙는 구태의연한 형용사를 바꿔놓을 수 있는 소재였다. 거친 우아함, 단단한 유연함…. 남성복으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여성성이 태어난 순간이었다. 가브리엘 샤넬은 자연스럽게 웨스트민스터 공작의 재킷을 자신의 옷으로 만들었다. 이후 그녀는 공방의 공예가들에게 스코틀랜드 목초지대의 식물과 아름다움을 품은 컬러에서 영감받은 탁월한 색조를 연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트위드는 더 이상 야외 활동에 한정되지 않고 샤넬 수트로 거듭나 도시적인 매력을 선사하는 요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칼 라거펠트는 1983년부터 액세서리를 포함한 컬렉션의 모든 요소에 트위드를 자수 및 프린지 디테일로 사용하며 여성 패션에 예상치 못한 신선한 뉘앙스를 만들어냈다.
 
쇼에 참석한 샤넬의 앰배서더 제니.

쇼에 참석한 샤넬의 앰배서더 제니.

“사랑하는 사람의 옷을 입는 것보다 섹시한 것은 없어요. 저 역시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제스처에 매혹되었어요. 그리고 트위드를 여성적으로 만들어주는 건 샤넬이죠.”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정신을 이어받은 현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 역시 트위드가 바꿔놓은 여성성에 매혹되었다. 그리고 그랑 팔레 에페메르에서 열린 2022/23 샤넬 가을·겨울 레디투웨어 컬렉션에서는 버지니 비아르가 가브리엘 샤넬에게 바치는 ‘트위드에 대한 헌정’을 담았다. “트위드를 따라 가브리엘 샤넬의 발자취를 좇으며, 그 풍경 속 컬러로 트위드를 구상했어요. 블루와 퍼플이 살짝 들어간 롱 핑크 코트나 섬세한 골드빛이 반짝이는 버건디 수트처럼요. 가브리엘 샤넬이 스코틀랜드 시골을 거닐면서 했던 일이기도 하죠.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양치식물과 꽃을 모아 지역 장인에게 영감을 주었어요.” 이번 컬렉션에서는 사이키델릭 컬러의 재킷, 오버사이즈 재킷, 블랙 팬 벨벳(panne velvet)으로 만든 트라우저, 긴 양말에 매치한 타이트한 스커트, 페이턴트 레더나 부클레 울 소재의 포인티드 토 펌프스, 블랙 또는 베이지 러버 소재의 사이하이 부츠가 등장했다. 가브리엘 샤넬이 스코틀랜드의 자연에서 컬러에 대한 영감을 얻었듯, 버지니 비아르는 1960년대의 잉글랜드와 컬러풀한 레코드 커버를 떠올리며 2022년에 알맞은 새로운 컬러의 트위드를 탄생시켰다. 무한한 컬러와 소재의 조합을 가능케 하는 트위드야말로 샤넬의 영원한 코드이기에!
 
샤넬만의 이 진보적인 패션 정신은 몇몇의 아이코닉한 샤넬 앰배서더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번 샤넬 쇼에는 제니와 수주를 비롯해 여러 명의 샤넬 뮤즈들이 찾았다. 자신만의 프리즘을 통해 샤넬의 컬러를 발산하는 뮤즈들은 과거 가브리엘 샤넬의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Didn’t wanna be a princess, I’m priceless. A prince not even on my list(공주가 되길 원한 적 없어. 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존재니까. 왕자님은 내 리스트에 존재하지도 않아).”라는 제니의 노랫말과 트위드 재킷 사이의 공통점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샤넬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진보, 그 범주 안에 있는 것이다.
 
컬렉션 티저 사진 중 하나.

컬렉션 티저 사진 중 하나.

쇼에 참석한 모델 수주.

쇼에 참석한 모델 수주.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한 스코틀랜드의 트위드 강.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한 스코틀랜드의 트위드 강.

 2022 F/W Chanel

2022 F/W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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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김민정
    사진/ ⓒChanel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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