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가든에 모여라!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구찌 가든에 모여라!

세계의 도시를 순회하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 절대적 전형»이 3월 서울 도심에서 시작된다. 만화경처럼 변화무쌍한 구찌의 비전이 숨겨진 13개의 방문을 먼저 열어본다.

BAZAAR BY BAZAAR 2022.03.03
 

ROOM 7

2019 크루즈 컬렉션 구찌 고딕
터널 같은 방 안은 여러 개의 멀티미디어 패널로 이루어져 있다. 어두웠던 화면에는 유목민과 동물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인간과 동물이 무사히 배에 타고, 하늘에는 구멍이 뚫린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가운데 배는 물에 잠긴 땅에서 떠올라 출항한다. 2분 동안 이어지는 이 서사시에서 이들이 탄 방주는 안개 낀 지평선을 향해 천천히 흘러간다.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록 사운드트랙의 반복적인 리듬에 맞춰, 배도 파도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한다. 자연 세계와 어우러지는 인류를 묘사하는 구찌의 취향, 거대하고 신화적인 주제에 대한 애착이 담긴 공간이다.
 

ROOM 8

2018 가을/겨울 컬렉션
구찌 콜렉터스
유별난 수집가들의 수집품을 모아 놓는 유리 진열장을 방 안에 그대로 옮겨왔다. 구찌 콜렉터스는 열정과 집착을 엉뚱하고도 경쾌하게 포착한다. 진열된 것들은 뻐꾸기 시계 1백82개, 나비 1천3백54마리, 구찌 마몽 백 2백 개, 봉제인형 1천3백28개.
 
인터뷰어: 이 인형들을 전부 모은 이유는 뭔가요?
수집가: 색과 형태요. 모두 개성이 제각각입니다.
인터뷰어: 컬렉션이 완성되는 지점도 있을까요?
수집가: 독특한 인형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인형이 나타나면 어쩌나 하고 늘 생각하죠.
인터뷰어: 자신이 환상 속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수집가: 재미있는 말이네요. 무슨 의미이죠?
인터뷰어: 이 인형들이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나요?
수집가: 이 인형들은 저의 일부이고, 저는 이 인형들의 일부입니다. 저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죠.
 

ROOM 9

2018 봄/여름 컬렉션 구찌 상상의 세계
거대한 벽화로 둘러싸인 이 방은 ‘유토피아’에 관한 해석을 시각적으로 풍성하게 표현했다. 벽화를 그린 스페인 출신의 이그나시 몬레알(Ignasi Monreal)은 대중문화와 르네상스 시대의 이미지를 혼합한 공상적인 작업을 주로 하는 아티스트다. 그림들에는 고전 작품들과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의 요소를 엿볼 수 있는 유머와 디테일이 가득하다. 모델들은 전차를 타고 구름 사이를 누비고, 말을 타고 공중도시의 환영처럼 보이는 곳에 다다르고, 사자처럼 생긴 신화 속 야수로 변신한다.
 

ROOM 10

2020 봄/여름 컬렉션 오브 콜스 어 홀스  &  2017 프리폴 컬렉션 소울 씬
 
경쾌하게 흔들거리는 수수께끼 기계는 사람 같기도 하고 말 같기도 하다. TV 화면에는 사람과 말이 친구가 되어 함께 햇살이 쏟아지는 로스앤젤레스 여기저기를 다닌다. 이 잘생긴 말들에게는 야외에서 밥을 먹고, 세차장에서 몸을 씻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과 함께 빈티지 오픈 카를 타고 유서 깊은 호텔에 도착하는 것 모두가 평범한 일상이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인간과 말 사이의 시너지는 그리스에서 시작해 할리우드를 섭렵한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Yorgos Lanthimos)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 그가 만든 영화를 한번 떠올려보라. 짝을 얻지 못하면 동물로 변해 숲속에 버려지는 〈더 랍스터〉, 신화의 내러티브와 신성한 사슴의 희생을 연결시킨 〈킬링 디어〉. 패션을 감독 자신의 세계로 끌고 들어온 영상 역시 여전히 쉽게 답이 내려지지 않는다. 반짝이는 커튼을 열고 문턱을 넘으면 댄스 플로어의 열기가 가득하다. 노던 소울은 1960년대에 영국 북부에서 시작된 하위 문화의 음악 장르다. 빠르고 강렬한 박자의 이 장르는 밤새 춤을 추는 문화로 이어졌다. 무대를 둘러싸고 흐르는 노던 소울 명곡과 환호하는 영상을 즐기다 보면 잠시 오래전의 한 클럽으로 돌아간다.
 

ROOM 11

2019 가을/겨울 컬렉션 프레타포르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흑백 전신 사진은 한 시대를 풍미한 광고 레이아웃 스타일이 되었고, 그 당시의 패션 관련 보도에서 착안한 숨막히는 카피와 헤드라인까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포스터 한 장처럼. 멀리서 바라보도록 설계된 인쇄물은 강철처럼 당당한 자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흑백 속에 자리한 푸른색 로고는 가까이 갈수록 인쇄 기법 등이 더 사실적으로 보인다. 아무 걸림돌 없는 이 공간은 패션의 일부분에 관하여 간결하고 뚜렷하게 전달한다.  
 

ROOM 12

2015 가을/겨울 컬렉션  어반 로맨티시즘

ROOM 13

크레딧 룸
지하철 승강장에 열차가 들어오고, 그 앞에는 모델이 한 명 서 있다. 머리칼이 얼굴을 건드리는 것 외에 모델은 조각상처럼 흐트러짐이 없다.(마치 사람 같은 마네킹 모델은 두 달간 공들여 작업한 결정체라고 한다.) 지하철은 도시 안에 존재하는 최고의 동굴이다. 이 한 장면을 통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에 갖는 찰나의 휴식을 표현한다. 지하철의 문이 열리면 마치 영화의 끝 장면처럼 이 모든 여정에 동참한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간다. 이로써 서사시는 끝이 난다.
 
※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은 3월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DDP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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