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웨이웨이의 우리나라 최대 전시가 시작된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아이 웨이웨이의 우리나라 최대 전시가 시작된다

표현할 자유

BAZAAR BY BAZAAR 2022.01.10
아이 웨이웨이, 〈구명조끼 뱀(Life Vest Snake)〉, 2019, 구명조끼 140벌, 65x2250x85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리손갤러리,

아이 웨이웨이, 〈구명조끼 뱀(Life Vest Snake)〉, 2019, 구명조끼 140벌, 65x2250x85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리손갤러리,

2008년 쓰촨성대지진 당시 다른 건물에 비해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학교가 부실 공사 건물임을 밝힌 한 남자가 있다. 환경운동가인 탄줘런은 이후 이유 없이 ‘체제 전복 선동’ 혐의로 중국 당국에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09년 탄줘런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청두에 간 아이 웨이웨이는 새벽 5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경찰에 연행된다. 긴박한 그 순간에 그는 휴대폰을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과 경찰을 촬영했다. 불발탄처럼 작게 터진 조명은 작품인 〈조명(Illumination)〉이 되어 세계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깊게 남았다.
 
아이 웨이웨이, 〈조명(Illumination)〉, 2009, 벽지설치, 컬러 프린트, 가변설치,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리손갤러리, 베를린 노이거리엠슈나이더 제공. 사진: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 Ai Weiwei Studio

아이 웨이웨이, 〈조명(Illumination)〉, 2009, 벽지설치, 컬러 프린트, 가변설치,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리손갤러리, 베를린 노이거리엠슈나이더 제공. 사진: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 Ai Weiwei Studio

아이 웨이웨이가 이름을 크게 알리게 된 것도, 고국과 척지고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 것도 이 무렵이다. 중국은 그에게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의 컨설턴트 자격을 주었지만 그는 정작 블로그를 통해 중국의 치부를 만천하에 알렸다. 쓰촨성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5천 명이 넘는 초등학생의 이름을 공개하고 백팩과 구명조끼 등으로 만든 작품을 내걸면서 정부의 혹독한 감시가 시작된다. 블로그는 폐쇄되고 생활 반경에 CCTV가 설치되고 급기야 가택연금을 당한다. 홍콩에서 시작된 프리 아이 웨이웨이(Free Ai Weiwei) 운동은 세계로 퍼져나가고 그와 그의 작업은 아이러니하게도 날개를 단다.
 
아이 웨이웨이, 〈검은 샹들리에(Black Chandelier)〉, 2017-2021, 무라노 유리, 지름 185cm 높이 240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리손갤러리, 베를린 노이거리엠슈나이더 제공. 무라노 베렌고 공방에서 제작. 사진: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 Ai Weiwei Studio

아이 웨이웨이, 〈검은 샹들리에(Black Chandelier)〉, 2017-2021, 무라노 유리, 지름 185cm 높이 240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리손갤러리, 베를린 노이거리엠슈나이더 제공. 무라노 베렌고 공방에서 제작. 사진: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 Ai Weiwei Studio

그에게 마음 놓고 땅에 발을 붙이는 정착은 어렵지만 각종 SNS라는 곱게 다져 놓은 터전은 작품을 발표하는 든든한 피난처가 되었다. 디지털미디어를 바탕으로 한 영상부터 물성을 가진 작고 커다란 작품까지 ‘난민’이라는 주제로 그의 작업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의 행보 중 극히 일부.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전은 우리나라에서 열린 그의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다. 1백26개의 작품에는 그가 폭로하고 분노하고 도피하고 추구한 시간이 담겨 있다. 하나하나 귀 기울일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전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22년 4월 1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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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의령
    사진/ 베를린 노이거리엠슈나이더 제공.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 MMCA Korea
    웹디자이너/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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