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부터 15일까지 7일 동안 대한민국 디자이너들의 2022 S/S 컬렉션을 공개하는 서울패션위크가 열렸다. 지난 시즌에 이은세 번째 디지털 런웨이다. 26팀의 메인 디자이너와 11명의 제너레이션 넥스트가 참여했는데, 데뷔 20년을 훌쩍 넘은 디자이너부터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낯선 이름도 대거 포함됐다. 디지털 쇼에 대한 경험치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서울패션위크의 노력도 빛났다.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상과 이미지 송출은 물론 틱톡을 통해 생생한 백스테이지 현장과 비하인드 컷을 공개하고, ‘패션 새내기’와 ‘패셔니스타’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여기에 글로벌 홍보대사로 선정된 엑소의 카이와 오프닝과 세미 오프닝 공연을 맡은 뮤지션 디피알, 헤이즈도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무려 4천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감상의 묘미는 런웨이 장소. 경복궁, 덕수궁, 운현궁, 경희궁, 창경궁 등 한국을 대표하는 5대 고궁을 비롯해 DDP, 예빛섬, 국립민속박물관, 서대문형무소까지 서울의 과거와 현재, 낮과 밤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명소가 배경이 되어 감도 높은 패션 신을 완성했다.
남노아가 이끄는 노앙은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브런치 룩’이라는 재미있는 콘셉트로 브랜드를 전개한다. 이번 시즌 역시 그 콘셉트의 연장선에 있다. 모닝 루틴 후 브런치를 먹으러 나가는 사람들을 상상했다고. 일상적인 옷에 담긴 스포티즘, 즉 모던 스포티 룩을 입고 경복궁에모인 노앙 크루들의 에너제틱한 에너지는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구인 패션쇼’라는 주제로 1980년대 뉴 로맨틱 무드의 앤드로지너스한 글램 룩, 펑키한 페미닌 룩을 선보인 비건 타이거. ‘채식하는 호랑이’라는 뜻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이번 컬렉션 역시 식물성 레더와 리사이클 소재, 숲을 해치지 않고 채취되는 식물성 소재 등 지속가능한 소재의 향연이 펼쳐졌다.
아메리칸 클래식과 프레피는 비욘드 클로젯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번 시즌엔 이를 기반으로 ‘자연 속 오가닉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위트 있게 버무렸다. “트렌드를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자연을 닮은 컬러와 소재, 생활방식을 반영한 빈티지 무드가 오히려 누군가에겐 새로운 모터니티를 더할 테니까요.”
꿈을 담은 보자기라는 사랑스러운 주제로 컬렉션을 채운 갸즈드랑. “힘들었던 시간들을 지나 다시 꿈을 꾸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디자이너의 말처럼 벌룬 실루엣부터 섬세한 레이스, 리본 장식, 피터팬 칼라까지 소녀스러운 요소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