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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피하는 강원도 여름 여행법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해 동굴 속으로 기어들어 가고, 강을 가로지르고,바람 소리를 쫓는다.

BYBAZAAR2021.07.23
#진주의바깥생활 
ep.22 태양을 피하는 강원도 여름 여행법
 

평창 백룡동굴의 서늘한 세계­­­­

 
영화 〈고스터 버스터즈〉의 유령 사냥꾼처럼 올인원 보호복을 입고 장화,안전모까지 착용하니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탐사 요원처럼 느껴진다. 백룡동굴로 향하는 길 또한 비범하다.백룡호를 타고 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거친 단면의 육중한 석회암 절벽을 따라 미끄러진다.바로 그 한가운데에 백룡동굴이 있다. 
백룡동굴까지 백룡호를 타고 진입한다. (c)평창백룡동굴

백룡동굴까지 백룡호를 타고 진입한다. (c)평창백룡동굴

절벽에 잔도가 설치되어 있지만,낙석 위험이 있어 현재 뱃길만 육지와 동굴을 잇는다. “저,저기! 뱀이에요!” 동굴 입구에서 간략한 안내를 듣고 있는데,참가자 중 한 명이 입구 위쪽을 가리키며 소리친다. 정말 칠흑의 작은 뱀이 햇볕을 쬐고 있다.인간의 소란에 뱀은 금세 사라지고, 긴장한 마음이 더 쫄깃해진다.백룡동굴은 발견된 지 4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간의 손이 많이 미치지 못한 생생한 야생이고, 백운산 기슭의 살아 있는 숨구멍인 것이다.
백룡동굴 내부 (c)평창백룡동굴동굴 내에는 종유관,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 방패 등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있다. (c)평창백룡동굴
1976년 동네 주민 정무룡 씨에 의해1.2km 길이의 대규모 석회암 동굴이 발견되었고, 전체 4개 구간 중 현재 가장 긴 A구간만 전문 가이드와 함께 들어갈 수 있다. 785m수평 동굴 탐험의 시작은 암흑이다. 헤드랜턴으로 발끝을 비추며 조심스럽게 축축한 검은 구멍 안으로 들어간다.유명 동굴 대부분이 인공조명들로 화려하게 꾸며진 것과 달리 백룡동굴은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겨 두었다.참가자들은 헤드랜턴의 최소한의 빛으로 진짜 ‘탐험’을 경험한다.가이드 안내를 따라 방패석과 석순 무리를 관찰하고 수만 년간 이어 온 심오한 물의 조각을 둘러보자.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었다 (c)평창백룡동굴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었다 (c)평창백룡동굴

백룡동굴의 협소한 내부 (c)평창백룡동굴

백룡동굴의 협소한 내부 (c)평창백룡동굴

포복 자세로 개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포복 자세로 개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탐험의 하이라이트는 입구로부터 약 250m 지점에서 만나는 이른바 ‘개구멍’. 좁은 통로를 날렵하게 통과하면 더 크고 깊은 동굴의 안쪽으로 들어 온 것이다.사방에서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지고 삿갓바위석순, 계란후라이석순 등 흥미로운 형상의 생성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이다.무엇보다 평균 10도를 유지하는 동굴은 탁월한 무더위 쉼터고 말이다.
 
비용 : 18,000원
예약 : pc.go.kr/cave
 
 
[TIP] 어름치 마을의 동강 래프팅
동강 래프팅 (c)마하리 어름치마을백룡동굴에서 시작하는 동강 래프팅 (c)마하리 어름치마을
 
어름치 마을에서 동강 래프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백룡동굴 앞에서 출발해 진탄나루까지 작은 여울 여섯 개를 통과하는 코스는 누구라도 안전하게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래프팅과 백룡동굴 탐험을 동시에 즐기는 패키지 프로그램도 신청할 수 있다.
 
비용 : 래프팅 25,000원, 백룡동굴과 래프팅 체험 패키지43,000원
예약 : mahari.kr

 
 
 

바람의 소리를 듣는 선자령 트레킹

 
선자령 정상으로 향하는 길

선자령 정상으로 향하는 길

선자령 정상까지 거리는 약 5.5km다.

선자령 정상까지 거리는 약 5.5km다.

“거기 귀신 나오는 곳인데…” 선자령을 다녀온 지인의 장난스러운 빈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정확히 말하면 귀신 나오는 곳이 아니라, 귀신 소리가 들리는 곳.풍력발전소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만 보더라도 이곳이 바람이 ‘징하게’부는 곳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으나, 먼 거리에서부터 부유하는 울림은 훨씬 더 실감 나게 위협적이었다. ‘부우우위이이잉!위이잉!’ 하물며 변화무쌍한 대관령 날씨는 한여름에도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만들고 말이다.
강한 바람에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다선자령에 설치된 풍력발전소들평균 풍속 초속 6m에 달하는 선자령 능선의 풍차
선자령이 ‘바람 부자’인 이유는 지형적 특징 때문이다.대관령 북쪽에 자리한 능선은 대표적인 고위평탄면이고 동쪽은 가파른 산악지역으로 기류 변화가 심하고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친다.그렇다고 등산길 내내 바람이 부는 것은 아니다. 선자령 등산로의 방풍림은 바람을 막아주고,잣나무와 자작나무 군락지에 서면 이국적 신비로움에 둘러싸인다. 
중간에 만나는 양떼목장 길은 입장료 없이 복슬거리는 양을 다정하게 볼 수 있는 보너스 구간.목장 울타리를 끼는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평균 초속 6m의 강한 바람은 선자령 능선을 수풀이 너울거리는 평원으로 만들었다. 정상 너머에서 마주한 탁 트인 초원은 풍차의 무시무시한 소리에 맞춰 파도치고 시원한 바람은 지칠 줄 모른다.환상적인 전망과 쉬운 접근성 때문에 백패커들의 인기 야영지였지만, 현재 야영과 취사 모두 금지된 상태.연중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고 능선에서는 바람을 피할 길이 없으니 방풍 재킷을 꼭 챙기자.
선자령은 강아지들이 뛰놀기 좋은 곳이다

선자령은 강아지들이 뛰놀기 좋은 곳이다

 
선자령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쿠루

선자령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쿠루



찾아가는 법 
해발 830m에 있는 대관령마을 휴게소에서 출발한다.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는 쉬운 길로 해발 1,157m의 선자령 정상까지 5.5km, 왕복 약 4시간 걸린다.
 
 
[TIP] 믿고 먹는 평창 송어 양식장 식당, 송어의집
 
송어의집이 운영하는 송어 양식장 (c)송어의집

송어의집이 운영하는 송어 양식장 (c)송어의집

깨끗하고 차가운 물에서만 사는 냉수어종인 송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식에 성공한 지역이 평창이고, 송어의집은 송어 양식과 음식점을 함께 운영한 가장 오래된 백년가게. 용천수에서 직접 기른 송어만을 사용하고 손수 재배한 신선한 채소를 내는 등 언제나 믿고 먹게 된다.송어회에 각종 채소, 콩가루, 초고추장,들기름을 넣고 비비면 끝!
송어회 한상 (c)송어의집

송어회 한상 (c)송어의집

 
가격 : 송어회 180g 20,000원, 송어 튀김 15,000원
 
 
 

카누를 타고 춘천 의암호를 가로지르기

우든 카누를 타고 의암호 구석구석을 가보자

우든 카누를 타고 의암호 구석구석을 가보자

 
우든 카누를 타고 드넓은 춘천 의암호 물길을 따라 미끄러지는 시간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여름 여행법 중 하나.
누구나 쉽게 카누잉을 즐길 수 있는 잔잔한 호수다.

누구나 쉽게 카누잉을 즐길 수 있는 잔잔한 호수다.

더위가 화룡점정을 찍는 한낮은 피하고 물안개가 내려앉는 이른 아침이나 살굿빛 노을이 지는 시간대로 카누 여행을 계획해 보자. 육중한 바위가 아름다운 임진강, 알프스 호수를 떠올리는 금강과 홍천강 카누잉과는 다른 바다를 닮은 광활한 호수 풍경을 만난다.
 
춘천 물레길은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시작한다. 유경험자가 아니면 보통은 전문 가이드와 함께 삼악산을 따라 의암댐 골짜기로 이어지는‘스카이워크 길’로 노를 젓는 게 일반적.구간 대부분이 잔잔한 물결이라 긴장할 필요는 없다. 방향을 잃고 먼 곳으로 흘러갔더라도 어느새 보트 한 대가 나타나 구출(?)해주니 그저 풍경을 지긋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비용 : 1인10,000원, 왕복 3.5km로 약 1시간 소요
예약 : mullegil.org
 
 
[TIP] 홍천 계곡에서 백숙 먹기
 
계곡이 흐르는 모곡계곡가든

계곡이 흐르는 모곡계곡가든

백숙을 먹으며 물놀이하고, 낚시하기 좋은 게곡 식당이다

백숙을 먹으며 물놀이하고, 낚시하기 좋은 게곡 식당이다

모곡계곡가든의 계곡은 남다른 스케일을 자랑한다. 위풍당당한 암벽 아래 흐르는 홍천강 계곡은 축구장 크기를 훌쩍 넘긴다.백숙 먹으며 물놀이하고, 해 질 무렵엔 낚시를 즐기는 독특한 풍경의 식당이다.녹용, 홍삼, 각종 약재를 달인 육수에 낙지,전복 등의 해산물을 넣어 요리한 백숙의 맛은 말할 것도 없고!
맛있는모곡계곡가든펜션의 등갈비 닭볶음탕. 출처 인스타그램 @mokokgardenpension

맛있는모곡계곡가든펜션의 등갈비 닭볶음탕. 출처 인스타그램 @mokokgardenpension

 
가격 : 등갈비 닭볶음탕 80,000원, 녹용홍삼백숙8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