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여기, 다른 곳. 이솝 신제품 컬렉션 ‘아더토피아’의 세계관이다. 휠, 마라케시, 테싯, 로즈 등 브랜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세련된 향으로 소통하는 이솝은 기존 향수와 비슷한 결을 유지하면서 오랜 협력자이자 조향사인 바네베 피용과 함께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아더토피아는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이곳과 저곳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공간’을 뜻한다. 향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경계 공간을 없애 상상력으로 가득한 ‘다른 곳’으로 안내한다. 즉, 같은 향을 맡아도 학습된 기억과 추억, 현재의 감정 상태 등에 따라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다. 감각의 확장을 통해, 후각적 경험까지 선사하는 이솝. 미라세티, 카르스트, 에레미아가 자신의 '아더토피아'로 이끈다. 어떠한 설명 없이 향만으로 공기가 바뀌고,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유토피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그래도 전혀 상관없는) '아더토피아'로.
유향, 우디 스파이시 〈모비딕〉 의 거침 없는 선장의 파이프, 바닷물에 부직한 목재 등이 연상되는 미라세티.
허먼 멜빌의 〈모비딕〉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향수는 전설적인 선박, 위험한 항해 모험, 선장의 파이프, 위스키 등이 그려지는 모험적인 향. 스파이시 노트와 관능적인 머스크가 합쳐져 〈모비딕〉에 등장하는 선장의 터프한 모습이 떠오른다. 약간 톡 쏘는 탑 노트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라다덤, 암브레트, 미르, 시더, 레드 씨위드 등으로 마무리된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낯선 식물성분 가득한 미라세티. 좀처럼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면? 오로지 자신의 다리를 앗아간 거대한 향유고래인 '모비딕'을 잡겠다는 집념으로 뭉친, 강인한 선장과 휘몰아치는 파도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박의 퀴퀴한 지하 저장 창고를 상상해보자.
상쾌한, 허브, 마린 해안가 절벽의 광물에서 날 법한 짭조름한 마린, 메탈릭한 향의 카르스트 오 드 퍼퓸.
상쾌함을 담당하고 있는 카르스트 오 드 퍼퓸의 허브.
허벌향과 마린향으로 채워진 공기. 부드러운 물이 빚어내는 순환의 드라마. 미네랄의 탑 노트와 폭풍우의 메탈릭한 베이스 노트가 절벽의 해안과 식물을 연상시키는 향. 해안가 바람에서 느껴지는 솔티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주니퍼, 핑크 페퍼, 베르가모트, 로즈메리, 샌달우드, 시더 등이 모여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파도의 밀물과 썰물을 완성한다.
그린, 플로럴, 시트러스 그레이프루트, 유자, 그린티의 에레미아 오 드 퍼퓸
콘크리트에서도 자라는 자연의 생명력을 찬양하는 에레미아 오 드 퍼퓸.
갈바눔, 아이리스, 유자의 슬기로운 조화. 싱그러운 시트러스 노트와 밀랍의 플로럴, 파우더리 머스크, 비 내린 뒤 콘크리트 내음이 무겁지 않고 상쾌하게 다가오는 향. 조향사는 콘크리트로 점철된 도시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강인한 자연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감각을 활짝 열어놓으면 알 수 있는 자연의 지적 힘을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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