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JW 앤더슨과 몽클레르가 만났을 때

몽클레르 지니어스의 세 번째 프로젝트에 새로운 인물이 합류했다. 그 주인공은 언제나 매력적이고 신선하며 창조적인 컬렉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조너선 앤더슨. 이미 다수의 컬래버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그에게 새로운 협업과 도전에 대해 물었다.

BYBAZAAR2020.09.27
패딩 재킷, 니트 집업, 카고 팬츠는 모두 1 Moncler JW Anderson. 레이스업 부츠는 Moncler Collection.

패딩 재킷, 니트 집업, 카고 팬츠는 모두 1 Moncler JW Anderson. 레이스업 부츠는 Moncler Collection.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협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지난 2월,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의 세 번째 결과물이 발표되었다. 밀라노 동쪽의 거대한 폐공장에서 호화롭게 열린 몽클레르 이벤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총 12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새로운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시몬 로샤, 리처드 퀸, 크레이그 그린, 세르지오 잠봉과 베로니카 레오니의 몽클레르 1952, 산드로 만드리노의 몽클레르 그레노블과 같은 익숙한 라인업 중 새로운 이름 하나가 프레스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바로 ‘1 몽클레르 JW 앤더슨’. 전도유망한 신인 디자이너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니클로, 컨버스, 스와로브스키, 톱숍, 베르수스 등 다수의 컬래버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조너선 앤더슨이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남성성과 여성성, 주류와 비주류, 문화와 예술을 넘나들며 자신의 미적 재능을 드러내온 그이기에 ‘재창조’가 DNA인 이 프로젝트에 더없이 완벽한 인물이었을 것.
 
그의 손에서 탄생한 결과물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다양한 볼륨감으로 무장한 모습이다. 뾰족한 스파이크 장식을 더해 흥미롭게 변주된 패딩 제품과 캔디 컬러 블로킹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15개의 여성복과 14개의 남성복을 분류해 선보였지만 성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앤더슨 특유의 코드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속적인 진화를 꿈꾸는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에 새로운 피를 수혈한 조너선 앤더슨. 한 달여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그와 서면을 통해 이번 협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누었다.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 안에서 당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함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또 당신의 정체성을 몽클레르에 주입하는 데 있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JW 앤더슨의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여기에 몽클레르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을 결합시켰다. 이를 통해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나는 가공되지 않는 소재들을 재사용해 다양한 부피감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몽클레르의 강점인 푸파(Puffa)에 이를 적용했다. 푸파의 부피감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민한 셈이다.
몽클레르 하우스의 유산 중, 당신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부분은? 
몽클레르가 스포츠와 기능성을 그래픽적으로(추상적이고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스포츠적인 요소를 넘어 일상복이나 이브닝 룩, 더 나아가 몰입감 넘치는 디자인의 의복으로 선보이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패딩 재킷, 쇼츠, 머플러는 모두 1 Moncler JW Anderson. 레이스업 부츠는 Moncler Collection.

패딩 재킷, 쇼츠, 머플러는 모두 1 Moncler JW Anderson. 레이스업 부츠는 Moncler Collection.

작년 〈Another〉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신뢰 없이 두 개의 브랜드를 할 수 없다’, ‘나는 이 일의 일부다’ 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인상 깊었는데, 이것이 협업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인가?
그렇다. 컬래버레이션 작업에서는 함께하는 브랜드가 가진 능력에 확신을 갖고,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협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첫 번째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렉션에서 가장 돋보인 피스를 꼽으라면 단연 스파이크 장식의 패딩들이 아닐까 한다. 어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가? 
부드러운 패딩에 펑크를 연상케 하는 스파이크나 스터드 모티프를 가미해 마치 가시로 뒤덮인 듯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 보기엔 뾰족해 보이지만 실제로 만지면 매우 부드럽다.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디자이너이지만, 1 몽클레르 JW 앤더슨을 통해 로에베나 JW 앤더슨 컬렉션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시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반대로 어떤 한계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음, 패딩을 이용해 가방을 만든 것이 가장 실험적인 시도가 아닐까 한다. 혼자서는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건데 이번 협업을 통해 제작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뻤다. 그 과정에서 어떠한 한계도 느끼지 못했고, 무척이나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패션계 최대의 위기라고도 한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면? 
모든 시련에는 긍정적인 해결방법이 있고, 더 나아질 미래만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에서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나름의 신조가 된 것도 바로 ‘항상 더 나아질 거란 믿음을 갖자’였다.
 
컬래버레이션 작업에서는 함께하는 브랜드가 가진 능력에 확신을 갖고,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한다.
 
다소 극단적인 이런 상황에서 최근 2021 리조트 컬렉션과 S/S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 제작에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힘든 시간이었지만 나의 비전을 내세울 수 있는 흥미로운 방식을 고안해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컬렉션을 제작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모델 피팅이나 각종 미팅은 화상통화를 통해 진행되었는데, 실제로 새로운 방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우리 팀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영국 런던 플래그십에 이은, 전 세계 두 번째 JW 앤더슨 플래그십 스토어가 최근 한국에 오픈했다. 글로벌 진출의 첫 번째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은 처음부터 나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었다. 또 JW 앤더슨을 사랑하는 든든한 마니아 층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한국은 나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영감을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2017년 방한 당시 한국의 전통 도자기, 백자에 굉장히 흥미를 보였다고 들었다. 또 당신의 쇼에는 공예적인 요소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요즘엔 어떤 공예품에 빠져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에 다녀온 뒤 윤(Yun)이라는 화가(윤형근 화백)에 관심이 생겼는데, 요즘 이 화가의 작품에 매우 심취해 있다.
마지막으로, 요즘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건? 
그저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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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진선
  • 사진/ 최용빈
  • 모델/ 이혜승
  • 헤어/ 한지선
  • 메이크업/ 정수연
  • 어시스턴트/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