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사랑과 연대의 기록
한정된 공간, 정해진 유예 기간,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 둘 사이 놓인 수많은 장애물과 예상되는 사랑의 결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과 연대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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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a Lady on Fire

사랑영화는 많다. 퀴어영화라고 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둘의 사랑을 가로막는 ‘정략결혼’ 또한 뻔하다면 뻔한 소재인데, 무엇이 이 영화를 그토록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답은 감독 셀린 시아마가 사랑과 연대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다. 사랑의 탄생, 서서히 타오르며 살아 숨 쉬는 사랑과 그것이 남기고 간 것들. 그 속엔 여느 사랑이 그러하듯 혼란과 망설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낭만이 있다.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누구나 느껴봤을 보편적인 감정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하지만 결국 지속될 수 없는 둘 사이의 관계. 셀린 시아마는 이를 격정적이고 애절하게 그려내는 대신 담담하게 풀어내기를 택한다. 그렇게 둘의 사랑은 마리안느의 화폭과 두 사람의 마음에만 흔적을 남긴 채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고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한 가지 더 기록되지 않은 것은 당시 여성 예술인들의 활약상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작품을 출품해야 했던 마리안느의 상황이 그 시대 여성작가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모델이 된 엘로이즈와 마리안느의 관계는 여느 남성 화가와 뮤즈 사이에 존재하는 지배적인 관계와는 달리 동등하고 수평적이다. 그 어디에도 뮤즈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두 협력자의 지적인 대화와 교감만이 있을 뿐. 둘 사이의 연대는 사랑과 함께 깊어간다.
어떤 사랑은 강렬하게 타올랐다 언제 그랬냐는 듯 수그러들고, 어떤 사랑은 작은 불씨에서 서서히 번져 쉬이 꺼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속 마리안느와 엘로이즈의 사랑은 후자에 가깝다. 영화는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그들의 사랑을 담아낸다. 보는 이들의 마음에 타오르는 불을 지핀 채.
Credit
- 컨트리뷰팅 에디터/ 문혜준
- 사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그린나래미디어(주)
- 웹디자이너/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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