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치 않은 오노 요코와의 인터뷰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오노 요코는 지난 50년 동안 아방가르드 예술의 선봉에 서 있었다. 그녀는 흔치 않은 이번 인터뷰에서 전 서펜타인 갤러리 디렉터 줄리아 페이튼 존스(Julia Peyton-Jones)와 성공, 소셜미디어 그리고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아트,ART,하퍼스바자,바자,미술

존 레논은 1970년에 자신의 아내 오노 요코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라고 말했다. 오늘날 오노 요코는 현대미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뛰어난 재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지적이고 전위적이면서도 감성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완성 후에도 수십 년에 걸쳐 많은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관객이 직접 가위로 오노 요코의 옷을 잘라내는 퍼포먼스 작품인 ‘Cut Piece’(1964)는 페미니즘에 대한 과감한 탐구정신은 물론 예술 분야에서 여성의 신체가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1964년에 그녀는 아포리즘과 삽화를 담은 책 를 출간한 바 있는데, 이 책은 현재 490만 명의 팔로어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시 읽혀지고 있다. 미국 허시혼 박물관과 조각공원에서도 오노 요코의 퍼포먼스 아트 분야에 대한 헌신과 전시 1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해당 작품은 2012년에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오노 요코는 서펜타인 갤러리의 전 디렉터 줄리아 페이튼 존스와 창의성, 반항아 기질 그리고 혁명 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JULIA PEYTON.JONES(이하 JP. J): 2012년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Ulrich[Obrist])와 함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당신의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처음 만났는데요. 당시 당신의 전시는 무척 선풍적이고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당신 작품이 영국에서 큰 호평을 받은 일이 당신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YOKO ONO(이하 YO): 제 작품에 대해서 영국 관객 대다수가 좋은 평가를 내린 것은 굉장히 오랜만에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1966년, 제가 런던에 처음 왔을 때도 일부 지식인들은 저를 열렬하게 환영해주었어요.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호평을 받게 되니 무척 환상적인 느낌이었습니다. JP. J: 당신의 영화 가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상영금지 조치가 된 후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그리고 2017년, 이 영화는 상영금지 되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상영금지 당시, 지(1967년 4월)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은 “너무 우울해서 제대로 행동할 수”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영화가 다시 상영된 소감이 어떠신지요? YO: 처음에는 사람들이 제 영화를 너무 싫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반항적 기질이라 상영금지 조치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지금 제 영화가 다시 사랑을 받는다는 건 아주 놀라운 일입니다. 요즘 시대에도 제 영화가 재미있는 모양이라는 생각도 들고요.JP. J: 당신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한 후 자신만의 예술적인 길을 개척해왔습니다.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그리고 일본에서 당신이 선택한 예술가의 길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는 어땠나요? 그 일이 당신이 추구하는 예술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YO: 사실 제 작품 활동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저를 비웃었고 저한테 돌을 던져도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저는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와 알반 베르크를 무척 좋아하던 세련된 부모님 손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예술 자체를 별로 높이 평가하지는 않으셨지만 제가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는 길을 걸었다면 무척 좋아하셨을 분들입니다. JP. J: 당신은 스스로를 희대의 반항아라고 설명하셨는데요. 젊은 시절의 경험이 당신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반항정신과 혁명정신으로 당신의 활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요? YO: 저는 모피코트를 즐겨 입는 여성들과 함께 어울리는 일은 좀 천박스럽다고 생각해요. 저는 처음부터 모피를 혐오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반항아 기질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어요. JP. J: 당신은 도쿄 가쿠슈인 대학에서 최초로 철학을 공부한 여성이었고, 당시 남성 중심이었던 뉴욕 예술계에서 당신만의 입지를 굳게 다지면서 활동했습니다.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YO: 자신을 믿는다면 여러분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Believe in yourself and you will change the world).JP. J: 당신은 작품 활동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언어, 퍼포먼스, 조각, 설치미술, 영화, 비디오, 미디어 활동 등을 섭렵하면서 큐레이터, 음악가 그리고 화가이기도 한데요. 그리고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활동도 직접 하고 계시잖아요. 평화 캠페인 운동이나 퍼포먼스 예술을 통해서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Cut Piece’에서 볼 수 있듯이 말입니다.)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는 어디에서 생기나요? 그리고 현재의 당신 모습으로 살아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YO: 무엇 때문에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지 실은 저도 잘 모릅니다.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행동은 거의 없어요. 남성들의 혐오의 대상이 되면서 자연스레 그렇게 행동해왔습니다. 멋진 남성들도 일부 있긴 하지요. 그렇지만 당신 말대로 제가 해온 활동들을 돌아보면 매우 중요한 일이었어요. 저에게는 물론이고 제 친구들을 위해서 그리고 세상을 위해서도 말입니다. JP. J: 2017년 허시혼 박물관과 공원에서 비디오 영상에 순간의 장면을 담은 작품인 ‘워싱턴 DC의 스카이 TV’ 전시가 열렸습니다. 이 작품에서 자연을 기술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하셨는데요. 창의적인 시각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방법 그리고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전 세계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어요?YO: 딱히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저 ‘우주와 이야기를 나눌 뿐’이거든요.JP. J: “예술가들은 이 사회의 메트로놈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이며 예술가들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는지요?YO: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메트로놈이 있습니다. 예술가들뿐만이 아니고요. 예술가 중에도 아예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아는 사람들도 있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뛰어난 메트로놈으로 다음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JP. J: 제프 쿤스, 샘 테일러 존슨처럼 당신을 자신의 작품이나 활동의 영감으로 지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앤디 워홀, 키스 해링, 페기 구겐하임 같은 이들과는 친분이 두터웠고, 그 중심에는 남편 존 레논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영감이 되어준 사람은 누구였나요? YO: 저는 특정한 예술가를 동경한 기억은 없고, 또 특정한 예술가를 무척 좋아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 그리고 그 밖의 자연물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JP.J: 소셜미디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트위터 계정에는 ‘진정한 사랑. 여러분은 진정한 사랑을 억누를 수 없습니다.’ ‘텔레파시는 존재합니다. 여러분이 믿든 믿지 않든.’ ‘존 레논의 생각평화라는 단어를 가능한 한 모든 곳에 찍을 것. 올해는 아주 잘 해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활동 중입니다.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누군가 묻지 않는 이상 말로 페미니즘에 대해 알리려고 애쓰지 마세요. 당신이 실제로 페미니스트로 살고 있다면 사람들은 거기에서 배웁니다.’ 같은 통찰력 넘치는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소셜미디어를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선택했는데, 소셜미디어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YO: 소셜미디어로 많은 사람과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1964년에 펴낸 를 읽어보면 그에 관한 여러 가지 관련 내용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 당시 이미 지금 같은 세상을 상상했습니다. JP.J: 존 레논과 함께한 당신의 삶에 대한 영화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이 존 레논과 함께한 당신의 과거 생활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이 있는 건가요? YO: 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정말, 정말, 수없이 많습니다. JP.J: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은지요? 그리고 어떤 것들이 당신의 흥미를 끌게 될까요? YO: 젊은 세대들이 아주 현명하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저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