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 패션의 진화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단정함, 모던함, 우아함이란 키워드로 채워진 청청 패션의 새로운 방식 | 데님,더블 데님 룩,청청 패션

누군가의 옷장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데님의 변화무쌍한 활약이 몇 시즌째 계속되고 있다. 럭셔리 하우스 샤넬부터 해체주의 데님으로 유명세를 치른 마르케스 알메이다까지, 그야말로 ‘반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드라마틱하고 방대한 데님 트렌드는 이번 시즌 더블 데님 룩, 일명 청청 패션으로 런웨이에 안착했다. 우선 데님 특유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디자이너들이 눈길을 끈다. 워싱을 입힌 듯 샤를 덧댄 크롭트 재킷과 팬츠를 매치한 오프 화이트, 1980년대 제임스 딘을 연상케 하는 물 빠진 연청 데님 룩을 선보인 이지, 그리고 사카이와 Y/프로젝트는 풀어 헤치고, 찢고, 부풀리는 과감한 디테일을 더한 실험적인 데님을 조합했다.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레트로적인 감성과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무드, 거칠고 반항적인 무드는 청청 패션이라 하면 단연 떠오르는 이미지라 할 수 있겠다.하지만 이번 시즌엔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캐네디언 턱시도’란 단어에 주목해야 할 때다. 캘빈 클라인와 디올, 스텔라 매카트니까지 캐네디언 턱시도에 딱 걸맞은 룩을 런웨이에 등장시켰으니! 캐네디언 턱시도의 어원은 1951년으로 거슬러 간다. 미국의 가수 겸 영화배우 빙 크로스비가 단지 데님을 입었다는 이유로 캐나다 호텔에서 숙박을 거부 당한 후 리바이스가 그를 위해 드레시한 수트 스타일로 데님을 제작해준 사건에서 유래된 것. 즉 데님을 수트처럼 포멀하게 연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먼저 캘빈 클라인으로 화려한 컴백을 예고한 라프 시몬스의 첫 컬렉션부터 살펴보자. 그는 뉴욕 패션 위크 직전 미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작품과 데님을 입은 모델을 함께 담은 ‘아메리칸 캐주얼’ 캠페인을 공개하며 라프 시몬스표 컬렉션에 대한 힌트를 던진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깃털 드레스, 퍼를 감싼 PVC 코트, 컬러 블로킹 셔츠, 체크 수트 등이 쏟아져 나온 런웨이 속에서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 건? 바로 ‘CALVIN KLEIN JEANS ESTABLISHED 1978’이란 이름을 단 더블 데님 룩!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1981년 브룩 실즈가 찍은 광고 캠페인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실제 데님 라인에 이 아카이브를 활용해 만든 패치가 장식되어 있다.) 하지만 데님과 205 자수를 새긴 터틀넥, 카우보이 부츠로 완벽하게 스타일링된 라프 시몬스표 청청 패션은 짙은 인디고 컬러의 가공되지 않은 생지 데님, 마치 수트를 입은 듯 몸에 꼭 맞는 테일러링, 흐트러짐 없는 실루엣까지 과거를 오마주했다고는 생각지 못할 만큼 모던하고 세련된 방식이다.디올의 수장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역시 같은 맥락을 이어갔다. 별빛이 쏟아질 듯한 런웨이로 낙낙한 실루엣의 더블 데님 룩과 점프수트를 등장시킨 그녀는 캘빈 클라인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상하의를 통일시키고 밑단이 긴 편안한 팬츠 실루엣을 차용해 페미니스트다운 우아한 데님 룩을 완성했다. 여기에 가죽 베레, 크로스 백, 스틸레토 힐 같은 아이템을 더해 보다 드레시한 무드를 강조했다. 또 크롭트 재킷을 매치해 한층 여성스러운 점프수트 룩을 연출한 스텔라 매카트니나 스티치 디테일의 베스트와 플레어 팬츠로 유연한 실루엣을 완성한 이치 아더 컬렉션도 참고해볼 것.‘페미닌’ ‘모던’ ‘드레시’ 같은 키워드가 더해진 새로운 방식의 청청 패션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선 몇 가지 팁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컬러와 디테일을 통일할 것. 어두운 컬러나 생지 데님같이 디테일을 자제한 소재가 보다 쉬운 접근 방식이 되어줄 것이다. 또한 재킷의 어깨 형태부터 셔츠의 길이, 팬츠의 피트까지 계산적인 실루엣의 조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 마치 완벽한 수트 한 벌을 준비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