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롱샴, 알고보니 패션 말고 아트 맛집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아트 큐레이션까지 잘하는 롱샴. 파리에서 아트 페스티벌을 열었다.

프로필 by 김서영 2026.10.01

ALWAYS IN MOTION


이곳에선 그 무엇도 멈춰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롱샴이 파리에 헌사하는 예술적인 움직임, 롱샴 아트 페스티벌.


파리는 서울보다 먼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캉스를 떠난 파리지앵들이 돌아오고 텅 빈 도시가 활기를 찾은 지난 9월, 롱샴은 가을을 맞이한 이 아름다운 도시를 위해 문화 축제를 준비했다. 이름하여 ‘롱샴 아트 페스티벌’. 패션 하우스로 오랜 시간 사랑받은 롱샴이지만, 사실 그 근간에는 예술과의 끈끈한 관계성이 있다. 1948년 창립 이후 예술 및 현대 창작 분야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며 기성 및 신진 아티스트들과도 꾸준히 협업했다.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와 문화예술 후원, 예술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에게 창작의 장을 마련해온 것. 그 연장선상에 있는 롱샴 아트 페스티벌은 예술의 다양한 형태를 경험하고 새로운 영감을 발현하기 위한 문화 행사로, 롱샴이 그동안 이어온 예술과 창의성에 대한 철학을 집약한 프로젝트다.

롱샴 아트 페스티벌이 개최된 곳은 파리 마레 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갤러리. 행사장에 들어서자 롱샴을 상징하는 그린 컬러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했다. 특유의 푸릇푸릇한 컬러 때문일까. 롱샴의 DNA에 뿌리내린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행사장 곳곳에서 샘솟았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 역시 에너지와 낙관주의를 기본으로 한 ‘무브먼트(Movement)’!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약 30명의 예술가와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저마다의 예술 방식으로 ‘움직임’을 구현했다.

전시 공간에 들어가자마자 프랑스 아티스트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의 설치 작품 <Mobile No. 3>를 따라 자연스레 시선이 높은 천고를 향했다. 유리 지붕 아래 매달려 빛과 공기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거대한 모빌이라니. 공간의 움직임을 실시간 반영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내는 작품에서 아트 페스티벌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1~3층을 관통하는 자비에 베이앙의 설치 작품을 한가운데에 두고 여러 작품들이 배치된 공간 또한 유연한 움직임을 연상케 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건 단연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사람의 발자국을 수집해 조각 작품으로 변환하는 김윤수 작가는 투명 비닐을 한 겹씩 층층이 쌓아 파도와 바람, 구름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조각 작품 <Waves>를 선보였다. 반면, 연속된 아크릴 레이어를 통한 추상 회화를 전개하는 이수경 작가의 <Munpei>는 단색조 바탕 위에 자율적인 형태로 구성된 색의 조합이 리드미컬하게 다가왔다. 롱샴 아트 페스티벌에 참석한 글로벌 앰배서더 김세정과 배우 정소민 역시 한국 작가의 작품 앞에서 더 오랜 시간 머물기도.

김윤수 작가의 조각 작품 <Waves>. 전시장에서 작품 관람 중인 배우 정소민. 케니아 알마라스 무리요의 LED 조명을 결합한 작품 . 롱샴 아트 페스티벌에 참석한 글로벌 앰배서더 김세정.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아낸 롱샴 아트 페스티벌 입구.

이 외에도 공간을 가로지르며 정교한 기하학적 안무를 그려낸 엘리아스 크레스팽(Elias Crespin)의 키네틱 조각, 선과 형태, 깊은 원근감과 생동감 넘치는 색채 조합을 통해 그래픽적이면서 추상적인 구성을 완성한 기욤 그랑도(Guillaume Grando), 마야 하유크(Maya Hayuk), 사라 모리스(Sarah Morris)의 대형 작품, 옵아트와 키네틱아트의 경계에 위치한 작품을 선보인 펠리페 판토네(Felipe Pantone) 등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임’을 탐구한 아트 피스가 전시장을 새로운 실험의 장으로 변모시켰다.

이번 페스티벌은 롱샴의 예술적 여정을 한층 확장하는 문화 행사인 만큼 전시 작품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지닌 크리에이터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오프닝 행사에서는 피아니스트 코키 나카노(Koki Nakano), 가수 셀리아 카메니(Célia Kameni), 무용가 마리옹 바르보(Marion Barbeau)의 생동감 넘치는 공연이 매시간 펼쳐졌으며, 늦은 밤까지 도리옹 믹스(Dorion Mixe)의 에너지 넘치는 디제잉이 축제의 열기를 이어갔다. 오프닝 행사 이후에는 전시는 물론 새로운 공연과 패널 토크, 가이드 투어, 워크숍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문자 그대로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트 페스티벌’이었던 셈이다.

이번 행사를 공동 기획한 롱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소피 델라폰테인(Sophie Delafontaine)은 “롱샴 아트 페스티벌은 호기심과 대화, 그리고 공유를 통해 창작을 바라보는 롱샴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젝트”라며 “다양한 예술과 창작 활동을 한 공간에 모아 더 많은 사람들이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녀의 말처럼, 브랜드의 가치를 반영한 독창적인 큐레이션의 전시를 관람하는 즐거움에서 더 나아가 롱샴 아트 페스티벌의 취지인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영감을 나눌 수 있었기에 더욱 의미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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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Longchamp, 안주영(정소민)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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