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우스 라타의 성공 스토리
인디 패션 브랜드의 성공? 에크하우스 라타에게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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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LT OF ECKHAUS LATTA
오늘날 인디 패션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마이크 에크하우스와 조이 라타가 구축해온 브랜드, 에크하우스 라타와 매우 닮아 있을 거다.
에크하우스 라타 2026 F/W 컬렉션 백스테이지 모습과 피날레에 등장한 마이크 에크하우스와 조이 라타.
(왼쪽부터) 2026 S/S Eckhaus Latta. 망고와 협업한 컬렉션.
“우린 정말 늙었어요.” 마이크 에크하우스(Mike Eckhaus)가 말한다. “이미 전성기는 지난 거죠.” 조이 라타(Zoe Latta)가 덧붙인다. 물론 둘 다 38세에 불과하니 실제로 늙은 것은 아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만든 브랜드, 에크하우스 라타다. 미국식 스포츠웨어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비틀고 재해석해온 이 브랜드는 어느덧 15년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유행의 흐름이 유난히 빠른 패션 업계에서는 거의 한 세대에 가까운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패션 산업은 원래부터 결코 만만한 세계가 아니었다. 특히 빅 하우스가 가진 자본과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독립 브랜드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이들은 스스로 성공의 길을 개척해야만 한다. 에크하우스 라타는 그 점에서 특별한 존재다. 지속적으로 성공을 이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중심적이고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이는 오늘날의 패션 시스템에 끊임없이 저항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6 F/W 컬렉션은 독특한 감각의 베이식 아이템과 과감한 컷아웃, 시어 소재의 이브닝웨어를 절묘하게 조합해 선보이며 시즌 최고의 컬렉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았다. 에크하우스 라타는 유행이나 보여주기식 전략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아름답게 완성한 영리한 레디투웨어와 ‘옷은 타인이 아닌 오직 자신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철학을 제시한다. 또한 에크하우스는 브랜드 정체성의 한 축이 매우 단순하면서도 보편적인 질문에 있다고 본다.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옷을 만들면서도, 너무 요란하거나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타가 미소 지으며 덧붙인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분명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죠.”
에크하우스와 라타는 급진적이면서도 약간 장난기 넘치는 느낌의 일상복을 만든다. 예를 들어 앞에서 시작해 뒤까지 지퍼가 이어지는 청바지(그들은 이를 ‘굿타임 진스(goodtime jeans)’라고 부른다)나 어딘가 미묘하게 불편한 느낌을 주는 그린 톤의 골지 니트 같은 것들이다. 기이하고, 관능적이며, 비전형적인 요소가 뒤섞인 그들만의 독특한 감각은 에크하우스 라타를 1990년대 뉴욕 얼터너티브(alternative, 기존 패션 규범에 도전하는) 디자이너들의 계보 위에 올려놓았다. 날카롭고 젠더의 경계를 허무는 미니멀리즘으로 유명한 헬무트 랭, 아트와 패션을 결합한 작업으로 잘 알려진 런(Run)의 수잔 치안치올로(Susan Cianciolo, 그녀는 최근 에크하우스 라타의 쇼에 모델로 참여했다)가 그 예다.
에크하우스 라타는 업사이클 원단과 직접 찾아낸 소재로 손수 만든 소규모 컬렉션을 선보이던 시절을 지나, 브랜드 특유의 인간적인 온기를 한 치도 잃지 않은 채 탄탄한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에크하우스 라타는 디자이너들의 역량이나 규모를 넘어서는 확장을 시도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려고 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단 두 사람일 뿐이에요.” 라타가 말한다. “팀 규모도 여기에 몇 명 더 있는 정도죠. 만약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 3개월이나 6개월마다 방향을 바꿔야 했다면, 아마 우리는 금세 흥미를 잃었을 거예요. 게다가 그런 방식은 무척 진정성이 없어 보일 테고요.”
하지만 최근 에크하우스 라타는 보다 안전한 방식의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더 넓은 고객층에 다가가고,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했으며, 그간 접근하기 어려웠던 소재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대중적인 브랜드와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에크하우스와 라타는 제이크루와 협업해 브랜드의 인기 제품인 롤넥 스웨터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그들의 버전은 출시 몇 분 만에 완판되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스페인 리테일 브랜드 망고와 함께 레디투웨어, 슈즈, 주얼리, 액세서리는 물론 브랜드 최초의 수영복까지 포함한 캡슐 컬렉션을 공개했다. 에크하우스는 이번 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들은 우리의 자유로운 시도를 적극 지지해 주었어요. 덕분에 컬렉션 속에는 아주 우리다운, 엉뚱한 요소가 섞여 있죠. 그 점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파스텔 톤의 메탈릭 진, 앞뒤로 과감한 슬래시 디테일이 들어간 톱, 기묘할 정도로 매력적인 색감과 추상적인 프린트의 비키니와 원피스 수영복, 두꺼운 스트랩이 달린 못생긴 듯 세련된 레드 웨지 힐이 그 예다.
(왼쪽부터) 2025 S/S 에크하우스 디너 쇼에 참석한 코코 고든 무어, 엘라 엠호프, 제미마 커크.
(왼쪽부터) 2022 F/W, 2022 F/W, 2021 S/S, 2017 S/S.
에크하우스와 라타가 걸어온 독특한 길을 이해하려면,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친구가 되었던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RISD,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8년, 학부생이었던 에크하우스는 조각을 전공했고, 라타는 텍스타일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며 토론하고 비평하기 시작했고, 결국 신체를 중심으로 한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각자의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함께 실험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은 서로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도 빠르게 강조한다. “마이크는 수도승처럼 규칙적이고 습관적인 사람이에요. 반면 저는 ADD(주의력결핍증) 성향이 강하죠.” 라타는 말한다. 두 사람 모두 정식 패션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옷 입기라는 일상의 행위에 내재한 의미를 탐구하는 데 자연스럽게 이끌렸다. 왜 우리는 특정한 옷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옷이 우리의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에크하우스 라타는 우리가 옷을 어떻게 입고, 왜 입는지에 대한 기존 관습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브랜드입니다.” 브랜드와 함께 작업하는 스타일리스트이자 사진가인 시슬 브라운(Thistle Brown)이 말한다. “사람들이 이 브랜드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혹은 왜 좋아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엄격한 전략은 존재하지 않아요. 좋아한다면 그냥 그 안에 있는 거죠.” 졸업 후 두 사람은 뉴욕으로 이주해 패션 업계에서 일을 시작했다. 에크하우스는 마크 제이콥스에서 남성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했고, 라타는 오프닝 세리머니와 프로엔자 스쿨러에서 니트웨어와 프린트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리고 2011년, 자신들만의 패션 브랜드가 어떤 모습일지 수년간 이야기해온 끝에 마침내 직접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브루클린의 공동 작업실에 자리를 잡은 두 디자이너는 단 3일 만에 아홉 개의 룩으로 구성된 첫 번째 컬렉션을 완성했다.
에크하우스와 라타는 2014년부터 런웨이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델 카밀라 데테르(Camilla Deterre), 디자이너 팔로마 엘세서(Paloma Elsesser), 음악가 데브 하인스(Dev Hynes), 배우 하리 네프(Hari Nef), 그리고 시슬 브라운 같은 친구들에게 런웨이에 서달라고 부탁했다. 디자이너이자 리테일러 마리암 나시르 자데(Maryam Nassir Zadeh)는 2022년에 열린 그들의 10주년 기념 쇼에서 모델로 참여했다. 그들의 캐스팅은 사실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적어도 업계에서 흔히 하듯 유명 톱모델들을 대거 섭외하는 방식은 아니다. 대신 그들의 런웨이는 자신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비추는 공간에 가깝다. 이러한 캐스팅 방식은 이후 크고 작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참고하는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 쇼 역시 마찬가지다. 친구와 가족이 뒤섞여 있는 분위기 속에서 중요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이벤트라기보다는 오랜만에 모두가 다시 만나는 모임처럼 느껴진다. 프런트 로에는 늘 몇 명의 아기나 어린아이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부모의 무릎 위에 앉아 있다. 쇼의 캐스팅을 담당하는 레이철 챈들러(Rachel Chandler)는 에크하우스 라타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이 브랜드를 구축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브랜드가 자신들과 가까운 사람들을 캐스팅하곤 하죠. 하지만 그 관계가 진정성 있게 형성된 것이 아니면 대부분 효과를 보지 못해요. 마이크와 조이는 15년 동안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해 왔어요.” 2026 F/W 쇼에 모델로 참여한 배우 루이자 제이콥슨(Louisa Jacobson)은 그 경험이 자신에게 “뉴요커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게 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이어서 덧붙였다. “에크하우스 라타를 입는 사람들은 대개 그 공간에서 가장 멋진 사람들이에요. 왜냐하면 그들이 정말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두려움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남들과 구별 짓는 모든 특성을 기꺼이 포용하고 또 축하하면서요.”
쿨(cool)은 아마도 패션 업계가 에크하우스 라타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사용하는 형용사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표현은 다운타운(downtown). 다만 이런 표현들이 틀린 것은 아닐지라도, 에크하우스와 라타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하나의 키워드로 자신들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순간을 위해 살고 옷을 입으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이번 망고와의 협업은 에크하우스 라타의 친밀한 세계를 보다 대중적인 영역으로 확장시키며, 브랜드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협업은 브랜드가 풍기는 반체제적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에크하우스와 라타는 오히려 그것을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이 컬렉션은 공항에서도 판매될 거예요.” 라타는 강조한다. “우리가 한 번도 옷을 팔아본 적 없는 곳에도 들어가게 될 거예요. 그 사실이 저를 정말 설레게 해요.” 에크하우스 라타는 2014년부터 온라인 판매를 이어왔으며, 현재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망고와의 협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예술과 패션의 경계에 뿌리를 둔 브랜드는 결코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는 기회이기도 하다. 에크하우스 라타를 입기에는 충분히 쿨하지도, 대담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두 디자이너는 누구나 이 브랜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한다. 에크하우스는 말한다. “우리는 결코 우리 옷이 특별 취급을 받아야 하는 존재처럼 느껴지길 원하지 않아요.” 라타도 동의한다. “맞아요. 마치 ‘당신은 아직 이 세계에 참여할 준비가 안 됐어요’ 라는 분위기를 풍겨서는 안 되죠.”
Credit
- 글/ Brooke Bobb
- 번역/ 채원식
- 사진/ Tyler Matthew Oyer(코코 고든 무어, 엘라 엠호프, 제미마 커크)
- 사진/ Madison Voelkel, Darian Dicianno/Bfa.com, Giovanni Giannoni/Penske Media Via Getty Images(런웨이)
- 사진/ Madison Voelkel(디자이너), Tyler Matthew Oyer, Lee Manning
- 사진/ Thomas Mccarty(백스테이지), Madison Voelkel(런웨이), Mango(제품)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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