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싹한 연애'로 돌아온, 옹성우의 여름날
연기를 향한, 옹성우의 타오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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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ING
꿈틀거리며 타오르는 것들, 불안과 두려움 너머 지금 옹성우가 품고 있는 야심.
셔츠는 Ami. 반지는 Fope.
니트 집업은 Isabel Marant. 톱은 Ych. 팬츠는 Golden Goose. 반지는 Repossi.
하퍼스 바자 초여름 날씨인 오늘, 촬영 내내 바깥에 있었죠. 성우 씨에게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옹성우 겨울과 여름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조건 여름이에요. 여름방학이 주는 정서를 좋아하거든요. 색채가 진해지고, 매미나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MBTI가 F가 되는 순간이 와요.(웃음) 도대체 여름은 언제 끝나나 싶다가 훅 끝나버리는 것도, 이 계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 같아요.
하퍼스 바자 촬영 중 갑작스레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차분하다가 스태프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죠. 최근 워너원 멤버들과 함께한 예능에서도 개그 욕심을 내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옹성우 개그 욕심, 있는 것 같아요.(웃음) 멤버들과 있으면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장난을 치게 돼요. 유쾌할 수 있을 땐 유쾌한 게 좋으니까요. 상황과 눈치를 살피면서 분위기를 읽어요. 지금이다 싶으면 한마디씩 툭 던지려 하죠. 안 풀리는 날은 뭘 해도 분위기가 싸해지는데, 터지는 날은 뭘 해도 잘 돼요.
하퍼스 바자 곧 공개될 드라마 <오싹한 연애>에서 냉철한 호텔 CEO 강민환 역을 맡았죠. 어떤 시기에, 어떤 점에 이끌려 선택한 작품인가요?
옹성우 전역 후 지난해까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 만난 작품이었죠.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목표 지향적인 캐릭터가 어떻게 비춰질지 저 역시 기대하고 있어요.
하퍼스 바자 강민환이라는 인물을 맡으며 품은 질문이 있나요?
옹성우 이 친구가 성장하면서 굳어진 방식이 뭘까, 누려온 것과 누리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철두철미한 사람도 한 가지 말투나 습관만 있는 건 아니니,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감독님을 여러 번 찾아가 대사의 톤을 여쭤보기도 했고요. CEO라는 직업 특성상 사무적인 대사가 많아요. ‘캐릭터의 충동을 담아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진짜 하고 싶은 말이어서 내뱉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거죠. 그게 어려워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 해야 해서 하는 말과 하고 싶어서 하는 말의 차이는 너무 크니까요. 민환은 감정을 끝까지 시원하게 터뜨리기보다 절제된 모습일 때가 많아요. 딱딱해지는 순간 캐릭터 자체가 건조해질까 봐 걱정이 많았어요. 지금도 여전히요.
하퍼스 바자 배우 옹성우를 떠올리면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속 풋풋한 준우가 먼저 생각나요. 첫 현장을 돌아보면 어때요?
옹성우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무섭고 두려울 만큼 여유도 경험도 없었어요. 주어진 걸 소화하기에도 벅찼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인물의 분위기와 톤을 흡수해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뿐이었어요. 한 방향만 볼 수밖에 없었기에, 현장의 모든 분들께 감사함만 남은 시간이죠. 지금은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감독님과 대화할 수 있지만, 그때는 피드백을 받아도 순간순간 반영하지 못할 만큼 얼어 있었거든요. 연기만 놓고 보면 부족했을지 몰라도, ‘최준우스러운’ 순수함은 그때여서 묻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퍼스 바자 입대 전 여러 인터뷰에서 연기를 더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기억에 남아요. 처음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은 순간 언제였어요?
옹성우 그 갈망은 데뷔 전부터 있었어요. 삶에서 하나를 붙잡고 해보고 싶다는 마음, 인생을 걸어보자 싶은 순간은 흔치 않잖아요. 대학 때는 꿈이라고 말할 만한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춤을 춰왔으니 전공을 하게 됐는데, 전문 댄서로서 미래를 그려봐도 제 모습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 고민을 할 때 듣게 된 연기 수업에서 어떤 순간을 마주했어요. 연극반 동기들과 <에쿠우스>를 단체 관람했는데, 주인공 다이사트의 독백을 들으며 ‘왜 이 대사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오지? 마음이 흔들리는 경험이 이런 거구나’ 깨달았거든요. ‘배우는 멋있는 직업이구나, 저렇게 연기해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그때 처음으로 생겼죠. 이전까지는 영화나 드라마, 연극을 볼 때 재미를 느끼는 정도였는데, 작품을 통해 어떤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어요.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해요. 사실 연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실히 말하기엔 아직 조심스러워요. 계속 욕심이 생기고, 해나가고 싶다는 마음인 거죠.
재킷, 쇼츠는 Wooyoungmi. 톱은 Ungimmick. 슈즈는 Dior.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톱은 Sistem Homme. 티셔츠는 Recto. 팬츠는 Ungimmick. 목걸이, 팔찌는 모두 Tomwood.
하퍼스 바자 발음과 발성이 무척 또렷해요.
옹성우 연기를 시작하면서 발음을 교정하려고 노력했어요. <프로듀스 101> 초반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면 지금보다 훨씬 하이 톤이었죠. 말할 때 워낙 조심스러운 편인데, 또박또박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발음을 의식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하퍼스 바자 연기는 세밀한 표정을 들여다보게 하죠. 본인 얼굴에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요?
옹성우 제 입으로 말하는 게 맞나 싶지만(웃음), 각진 면과 둥근 면,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것 같아요. 콧대는 높아서 각이 있는데 콧볼은 동그랗고, 콧구멍도 좁지 않아요. 웃거나 놀랄 때 이미지가 확 달라져서, 이런저런 분위기가 얼굴에 담겨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받아들이게 됐죠.
하퍼스 바자 영화 <뺑반>에서 배우 조정석의 눈 떨리는 연기를 수없이 돌려봤다고 했죠. 요즘 습득하고 싶은 연기는 뭔가요?
옹성우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의 시간>을 봤는데, 호흡과 숨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어요. 상대에게 호흡을 내어주는 연기일 수도 있고, 배우 스스로 숨 쉬는 방식일 수도 있고. 길게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상담사와 소년이 한 공간에서 대화 나누는 장면에서 호흡이 인물의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새삼 생각하게 됐어요.
하퍼스 바자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연극 무대에 섰는데, 돌아보면 무엇을 남긴 경험이었나요?
옹성우 한 번의 경험으로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말하긴 조심스러워요. 분명한 건, 몇 달의 연습 기간 내내 한 공간에 모여 시간을 보내며, 그 과정에서 매 순간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꼈다는 사실이에요. 하루 종일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이 정도 밀도로 나눈 적이 있었나, 싶었죠.
하퍼스 바자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옹성우 “힘을 풀어”라는 말이요. 선배들이 해주신 가장 근본적인 조언인데, 힘이 들어가면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드는 걸 방해한다고 하셨죠. 수십 번 공연을 올리다 보면 터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관객분들 흐트러짐 없는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힘이 풀어지는 순간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힘을 빼고 연기한다는 게 머릿속으론 알아도 몸은 좀처럼 알아채지 못한다고, 배우 인터뷰에서 종종 듣곤 해요.
옹성우 감각적인 부분이라 생각과 몸이 맞닿아 있지 않을 때가 많아요. 힘을 푸는 방법을 아무리 생각하고 ‘지금 힘을 주고 있어’ 인식해도, 그게 곧바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마음의 여유와 연기에 대한 깨달음이 충분히 쌓여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계속 가져가야 할 숙제 같아요.
하퍼스 바자 연기 외에, 요즘 일상은 어떤 마음으로 보내고 있어요?
옹성우 요즘 저는 어떤 상태일까요? 지금 주어진 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해요. 오지 않은 미래를 잡으려 아등바등하지 않고, 스스로 정해둔 틀대로 가려 하지 않으려고요. 워너원 예능을 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예요. 늦지 않은 시기에 모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고, 연기를 하면서도 워너원만의 에너지가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혼란스러울 예정이지만, 제 자신을 힘들게 만들기보다 당장 잘해낼 수 있는 것들을 잘해내자는 마음을 되새기고 있어요. 겁을 내려놓고 “해봅시다” 하는 용기를 가지려 노력 중이고요. 그래서 유튜브로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아보거나 ASMR 콘텐츠도 해보고, 팬들이 노래하는 저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죠. 커버 곡 조회수가 제일 많이 나오더라고요.(웃음)
하퍼스 바자 지금의 옹성우는 스스로를 믿나요?
옹성우 그게 없으면 안 돼요. 그거라도 있어야 해요.(웃음) 제가 택한 직업은 도전의 연속이잖아요. 자신을 믿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그 믿음을 붙들고 가야 해요.
니트 톱은 Jil Sander. 반지는 Repossi.
니트 톱, 이너 티셔츠, 팬츠는 모두 Polo Ralph Lauren. 레이어드한 팔찌는 Fope.
Credit
- 사진/ 장정우
- 헤어/ 엄정미
- 메이크업/ 한마음
- 스타일리스트/ 최아름(AR&)
- 어시스턴트/ 신형진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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