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이희준→박지훈, 우리가 평일 밤을 기다리는 이유
주말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안방 극장의 새로운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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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만 몰리던 대작 드라마들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 밤 일상으로 스며들며 안방극장의 타임라인을 뒤흔들고 있다.
- 지상파와 케이블, OTT까지 가세해 저마다의 장르적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다채로운 주중 라인업 소개
언제부턴가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의 주말은 거대한 서사의 격전지였다. 일주일의 피로를 보상받으려는 이들 앞으로 다양한 드라마들이 자신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파편화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유연해지면서, 안방 극장의 타임라인에도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주말이라는 한정된 해방구에만 몰리던 서사들이 이제 월화수목, 일상의 한복판으로 침투하기 시작한 것. 박해수·이희준의 <허수아비>부터 디즈니+의 <골드랜드>까지, 지금 우리의 평일 저녁을 기꺼이 붙잡아두는 풍성한 주중 라인업의 면면을 살폈다.
리얼리티의 추적, <허수아비>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시작 전부터 묘한 긴장감을 내포한 작품이었다. 이미 수많은 마스터피스들이 거쳐 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 드라마는 영리하게도 '진범이 잡힌 이후'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점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교양 PD 출신으로 장르물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해 온 박준우 감독의 연출은 탁월하다. 여기에 최근 OTT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켜 온 두 배우, 박해수와 이희준의 에너지가 매 순간 화면을 압도한다. 진범이 붙잡힌 이후의 시점에서 역으로 사건의 실체를 치밀하게 파고드는 이 웰메이드 추적극은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8%를 위협하며 채널 역대 2위라는 값진 기록을 달성했다. 치열했던 12부작의 여정은 오는 5월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청춘의 성장과 유쾌한 변주, <취사병 전설이 되다>
티빙 시리즈 <취사별 전설이 되다> 스틸
티빙 시리즈 <취사별 전설이 되다> 스틸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스펙트럼을 넓힌 박지훈은 곧바로 tvN과 티빙의 월화 라인업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영리한 턴어라운드를 시도했다. 동명 웹소설 기반의 이 드라마는 이등병 강성재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서사다. 서브컬처 특유의 '상태창'과 '레벨업'이라는 판타지적 문법을 과감하게 실사화해 진입장벽을 허물었고,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유쾌한 음식 리액션은 SNS 숏폼 피드를 장악하며 매서운 화제성을 견인하고 있다. 주중의 피로를 날리는 무해한 카타르시스에 힘입어 방영 2주 차 만에 시청률 7%를 돌파한 이 12부작의 유쾌한 실험은, 평일 밤 안방극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수목 밤의 안온한 안식처,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SBS 수목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스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목소리로 글로벌한 주목을 받은 안효섭과 단숨에 기대주로 떠오른 채원빈이 호흡을 맞춘 SBS 수목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역시 평일 밤의 다채로운 선택지가 되어준다. 약 4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SBS 수목극의 부활작으로, 완벽주의 농부와 완판주의 쇼호스트라는 이색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쌍방 구원 로맨스다. 시청률만 보자면 2~3%대의 소소한 기록 중이지만, 자극적인 도파민 대신 무해한 온기를 선택한 서사는 평일 밤 퇴근길 시청자들에게 다정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자극 없는 일상 밀착형 공감대로 마니아층을 탄탄히 다진 이 12부작의 힐링극은 오는 5월 28일 따스한 종영을 앞두고 있다.
수요일의 서스펜스, <골드랜드>
디즈니+ 시리즈 <골드랜드> 스틸
주중 타임라인의 지각변동은 비단 레거시 미디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마다 에피소드를 전개하며 평일 밤의 한복판을 정밀 타격 중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가 그 증거다. 밀수 조직의 1500억 원 상당의 금괴를 우연히 손에 넣은 ‘희수’가 탐욕과 배신의 사투 속에 휘말리는 이 작품은, 배우 박보영이 데뷔 이래 가장 거친 날것의 얼굴을 드러내며 시작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영화 <창궐> 이후 다시 뭉친 김성훈 감독과 황조윤 작가의 스케일 큰 연출력 위로 김성철, 이광수, 김희원 등 장르물에 최적화된 연기파 배우들이 팽팽한 긴장감을 촘촘히 채운다. 삶을 송두리째 뒤집을 거액 앞에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를 탐욕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이 10부작의 서스펜스는, 오는 5월 27일 마지막 9, 10회 공개를 통해 짜릿한 피날레를 맞이한다.
지상파와 케이블, 그리고 OTT까지 가세해 평일 밤 안방극장에 펼쳐놓은 서사의 스펙트럼은 주말 못지않게 뜨겁고 치열하다. 이제 대중은 밀도 높은 작품을 몰아보기 위해 주말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고단한 하루의 끝, 리모컨을 들거나 화면을 켜는 평일 저녁의 매 순간이 곧 나만의 '프라임 타임'이 되기 때문이다. 주중과 주말의 경계가 무너진 타임라인 위에서, 우리는 매일 밤 기꺼이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뛰어든다.
Credit
- 사진 / ENA·티빙·tvN·SBS·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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