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철 코어는 한땀 한땀 ‘뜨개’
뜨개가 ‘할머니 취미’라는 편견은 버려야 할 때. 몰입은 자기를 다독이는 법을 배워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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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milie Vangkilde
전 세계적으로 뜨개(knitting)가 젊은 세대의 취미로 부활하기 시작한 기점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팬데믹 시기 이후다. 빠르고 자극적인 디지털 문화 속에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느린 호흡을 되찾는 일이 의미를 갖게 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코뜨개질에 몰두하는 과정은 명상처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반복적 손동작은 심리 치유 효과를 준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또한 뜨개 열풍은 MZ 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흐름도 한몫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패스트패션에 대한 환멸과 환경 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며, 한 코 한 코 떠서 만든 옷이 지닌 지속가능성이 재조명된 것이라는 진단 역시 가능하다. 이처럼 지속가능성, 창의성, 그리고 정신적 휴식을 추구하는 흐름이 맞물리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바늘과 실을 사서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기만 하면 손쉽게 입문할 수 있는 저렴하고 접근성 높은 취미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SNS 상에서 여전히 #뜨개, #뜨개스타그램’과 같은 해시태그가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핫’한 뜨개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6개의 키워드로 문화현상을 소개한다.
1. 그래놀라 코어
사진/ ©ashleyhermanrealestate
사진/ @momentsabloom
사진/ @lenna 핀터레스트
사진/ @zoxogem 핀터레스트 제공
환경친화적이고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로, 하이킹이나 캠핑 같은 아웃도어 활동과 지속가능한 소비를 중시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 그래놀라를 먹을 것 같은 건강한 사람'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플리스 재킷, 빈티지한 체크남방을 믹스매치한 옷차림을 한 채 플라스틱 대신 나무 물통이나 에코백을 들고 아웃도어와 뜨개질을 즐기는 반(反)소비주의적 태도가 패션에 드러난다. SNS에서 #granolagirl 이라는 해시태그로 공유되는 게시물에는 뜨개 바느질로 만든 가방이나 모자, 뜨개 장식품 등이 자주 등장한다 ‘Aesthetics Wiki’에 따르면 그래놀라 걸의 취미 활동에 뜨개질과 자수, 콜라주 등이 꼽혀 있듯, 그래놀라 걸에게 손뜨개로 옷이나 소품을 만드는 행위는 느린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가치를 패션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된다.
2. 어글리 스웨터
사진/ MS 제공
뜨개 아이템의 인기 역시 뜨겁다. 연말이면 등장하는 어글리 스웨터(Ugly Sweater)는 촌스러운 크리스마스 스웨터를 일컫는 유머 문화였지만, 하나의 브랜드 현상으로 진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018년부터 해마다 윈도우 테마의 어글리 스웨터를 한정판 굿즈로 출시하는데, 순식간에 품절될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년엔 ‘클립피’, 올해는 윈도우 XP 기본 벽지 모티브의 스웨터를 내놓았다. 외에도 패션계 전반에서는 촌스러움을 즐기는 레트로 감성과 뜨개 문화가 결합한 ‘그래니 시크(granny chic)’ 열풍이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꽃무늬, 크로셰(crochet) 등 레트로 감성 아이템이 연예인, 인플루언서 애장템으로 등극하고, 하이패션에서도 뜨개 아이템이 컬렉션마다 속속들이 등장하는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는 중!
3. 사쿠라의 꾸로셰
사진/ @39saku_chan_
사진/ 위버스 제공
사진/ 톰 데일리 인스타그램
사진/ 게티이미지
인기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사쿠라는 평소 자신의 취미를 살려 아예 팬 머치 merch 브랜드 ‘KKUROCHET(꾸로셰)’를 론칭했다. 브랜드 이름은 애칭 ‘꾸라’와 ‘크로셰’를 합친 이름으로 줄무늬 머플러, 후드 스카프, 크로스백, 키링, 파우치 등 모두 직접 디자인한 손뜨개 굿즈로 구성되었다. 이미 올해 1월에 첫선을 보인 후 매 시즌 새로운 에디션을 내놓고 있다. 아이돌이 자신의 취미를 상품화한 사례는 글로벌 팬덤에 뜨개 문화를 각인시킨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된다. K-팝 팬 상품에 이르기까지 뜨개 아이템이 패션을 넘어 문화 전반에 걸쳐 핵심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올림픽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톰 데일리(Tom Daley)가 관중석에서 뜨개질하던 모습이 화제가 되었고, 니트 작품 전시회가 2024년 도쿄 파르코 백화점에서 열리기도 했다.
4. 뜨개 놀이와 모임
사진/ 더 네덜란드 제공
사진/ CJ 뉴스룸 제공
뜨개 문화의 부활은 독특한 형태의 커뮤니티와 이벤트로 나타난다. 핀란드에서는 2019년부터 세계 최초 ‘헤비메탈 뜨개질 월드챔피언십’이 개최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헤비메탈 음악에 맞춰 춤추며 뜨개질 실력을 뽐내는 대회의 목표는 가능한 가장 엉뚱한 방식으로 뜨개질 기술을 선보이는 것.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손뜨개 붐이 본격화했는데, 탄탄한 크래프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손뜨개 모임 '아미카이(編み会)'가 곳곳에 생겨나고 카페나 공원 등에서 뜨개질을 즐기는 '모바아미(モバ編み)',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문을 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관람객을 위한 전용 영화관이 화제인데 뜨개질은 당연히 허용된다. 또한 국내 영화관 CGV 역시 뜨개 전문 브랜드 ‘바늘이야기’와 협업해, 뜨개 상영회를 올해 2월부터 몇 차례 진행한 바 있고,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개봉 당시에는 예술영화관 라이카시네마에서도 ‘뜨개 시사회’가 열린 바 있다.
5. 트리니팅(trees knitting)
사진/ buzzmagazine
‘얀 바밍(yarn bombing)’이라고도 불리는 트리 니팅은 뜨개질로 나무에 옷을 입히는 예술을 말한다. 2005년 미국에서 시작한 친환경 거리 예술로, 따뜻한 온기를 자연과 이웃에게 나누는 프로젝트이자, 일종의 사회운동적 성격도 가지고 있다. 나무를 겨울철 한파와 병충해로부터 보호해주고, 거리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뜨개라는 행위에 담겨 있는 본연의 DIY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6. 뜨개 전문지 <털실타래>
사진/ 일본 보그사 제공
사진/ 한스미디어 제공
2022년 일본 보그지가 펴내는 유명한 계간 뜨개 전문지 ‘Keitodama(毛糸だま)’를 국내판으로 소개한 <털실타래> 잡지가 국내에도 창간되어 뜨개 문화를 적극 확산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매 호 40점이 넘는 다양한 니트 작품과 도안을 수록하고, 계절별 글로벌 니트 패션 트렌드, 세계 뜨개 업계 소식, 신제품 실 정보 등을 다루면서, 헤비 니터들에게 폭넓은 영감을 주고 있다. 한국어판에는 국내 뜨개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튜토리얼도 실려 있어, 국내 뜨개 커뮤니티의 개성과 역량을 소개하는 창구가 되어주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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