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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관전 포인트 3

장안의 화제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앞으로 남겨진 질문들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5.07.21

10분 만에 보는 요약 기사

✓ 넷플릭스 리얼리티 쇼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가 국내외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

✓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인기 있는 이유

✓ 화제의 리얼리티 쇼 관전 포인트 세 가지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의 연애 리얼리티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주간 2위, 글로벌 TOP10에 진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은 한 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 없는 ‘모태 솔로’ 12명이 모여 생애 첫 연애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메이크오버 연애 리얼리티로, 격한 드라마나 자극적 갈등 대신에 어설프지만 솔직한 감정적 교류에 방점을 찍는다. 최근 젊은 층 5명 중 1명 이상이 연애 경험이 없을 정도로 연애 공백층이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반영한 듯하다. 에피소드가 첫 공개되자마자 SNS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정성 200%” “첫 연애 설렘이 진짜”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커플 성사 여부를 넘어 참가자들의 자아 성장과 치유 과정 자체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지금까지의 연애 예능이 재생산한 과장된 서사·성 고정관념·연애 자본화와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현재 6화까지 공개된 프로그램을 더욱 재밌게 즐기기 위해 발견한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살펴보자


Point 1 패널 이상의 썸메이커 4인방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쳐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쳐

연애 전문가들의 적극적 참견이다. 기존 연애 프로그램은 관찰 예능의 형식을 차용해 카메라 뒤로 물러난 패널들이 현장 VCR을 보며 실시간 코멘트를 달지만, 이곳의 ‘썸 메이커스’는 실제 연애 코치와 멘토로 발벗고 나선다. 서인국, 강한나, 이은지, 카더가든로 이루어진 코치들의 합도 좋다. 이들은 사전에 출연진을 직접 만나 성향을 파악해 도움을 주고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며 응원한다. 출연자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도움을 받아 6주간 집중 교육과 메이크오버를 거친 뒤, ‘연애 참가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 부분에서 의외성이 넘친다. 단순히 룩을 코디해주거나, 외면적인 모습만 부각하는 코칭이 아니다. 내면의 변화와 자존감 구축에 공을 들인다는 것.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눈을 못 마주치고 말을 잘 못하는 참가자 재윤에게는 스피치 훈련을, 과거 스토킹 경험에 어려움을 겪는 지수에게는 심리상담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또한 썸메이커들과 출연자 사이의 라포 덕분에 텐션과 태도가 다르다. ‘내 새끼 돌보듯’ 챙기는 진솔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코칭을 담당한 참가자가 인기가 많으면 뿌듯해한다. 이에 더해 촌철살인 유머와 따뜻한 조언을 오가며 웃음을 주었고, 참가자가 작은 성공을 거둘 때마다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몰입과 호감을 동시에 이끌었다. 패널의 역할이 과몰입을 유도하면서도 참가자에게 돌아가는 비난으로 번지지 않게 잡아주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어느새 시청자는 이들을 함께 응원하게 되고, 공감과 이해를 보내게 된다.


Point 2 도파민 대신 무해함이 주는 웃음

사진/넷플릭스 제공

연출에서 의도적으로 갈등과 경쟁 구도를 최소화한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많은 연애 리얼리티들이 삼각관계와 질투, 과장된 ‘러브 트라이앵글’ 서사로 자극적 재미를 끌어왔던 것과는 조금은 다르다. 과장 없이 담긴 짧은 손길 하나, 어색한 인사말 한마디가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무해한 힐링을 택한 연출은, 자극에 피로감을 느끼던 시청자들에게 의외의 위로와 재미를 선사한다. 피로도가 높았던 기존 연애 예능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위로를 건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도 같다. 출연자가 혹시라도 인플루언서가 되려는 목적은 아닐까 하는 의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정도로 셀프 브랜딩을 하지 않으며 무척 투명하고 순수하다. (선택을 못 받아 혼자 남아 숙소에서 맛있게 라면을 끓여먹고, 3:3 데이트로 롤러장에 가서 치열할 정도로 각자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데에 몰두한다든지, 자존심을 내세운 술자리 배틀은 유치해 보일 정도다.) 결과적으로 선정성이나 고자극 요소 없이도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연애 예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Point 3 이건 연애담 아닌 성장드라마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연애 서바이벌의 통과의례보다 참가자들의 성장 서사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도 여타 프로그램과는 다른 태도를 유지한다. 짝을 찾는 일에 그치지 않고, 낮았던 자존감을 끌어올리거나, 이전의 트라우마를 꺼내보이며 타인과 진정으로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 이 낱낱이 드러나고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한없이 위축되고 거북이처럼 느린 참가자들은 데이트를 거듭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는 변화를 보여준다. 연애는 ‘숙련자’의 스킬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어색하고, 또 어려운 처음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특히 감정 표현에 서툴러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울던 재윤이 늘 자신의 소극적이던 태도를 크게 깨닫고, 여명에게 찾아가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는 장면은 매우 뭉클했다. 연애를 통해 누군가를 갖고 빼앗기는 사실보다 자신을 어떻게 꺼내 이어갈지에 대해서 관계 속에서 스스로 터득해간다. 결국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성장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지나온 ‘처음’의 용기를 응원해

사진/찰스엔터 유튜브 채널 캡쳐

사진/찰스엔터 유튜브 채널 캡쳐

프로그램은 참가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선사하며, 한국 연애 예능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듯 보인다. 마라 맛 편집과 온갖 구설로 가득한 콘텐츠 속에서 진정성의 힘을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기대해보게 된다. 물론 연애를 인생 필수 코스처럼 그리거나, 솔로인 상태를 문제시한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지만, 개인의 서사를 깊게 들여다보는 시도는 충분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Better Late Than Single(늦었지만 연애하는 게 더 낫다)’이라는 영어 제목 그대로, 알을 깨고 나와 용기와 솔직한 감정을 찾아가는 여정이 얼마나 아름답고 의미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 여정이 외부 시선이나 사회 규범 때문이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성장이 될 때, 비로소 빛날 수 있음을 말이다. 이들의 첫 연애 도전기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은 자기 발견과 관계 맺기의 보편적 성장담으로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공개될 에피소드에서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과 우여곡절이 예상되지만, ‘순한맛’ 진정성 예능이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대해 끝까지 지켜볼 가치는 충분하다. 모두가 “사랑이 원래 이렇게 힘든 거예요?” 라는 질문에 대한 저마다의 답을 찾아가면서.


Credit

  • 사진&동영상/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