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밤이 푸른 빛으로 물든 이유는?
샤넬의 J12가 출시 25주년을 맞아 홍콩을 블루 컬러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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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푸른 밤
블랙도, 화이트도 아닌, 블루. 샤넬의 J12가 출시 25주년을 맞아 블루 컬러로 물들었다.

샤넬 ‘J12 블루’ 출시를 기념하며. 온통 푸른 빛으로 가득했던 홍콩의 랜드마크 침사추이 시계탑.
새천년의 설렘과 공포가 공존하던 2000년. 전 지구가 전환점을 맞은 2000년은 샤넬에 있어서도 아주 특별한 해다. 샤넬 워치의 대표 아이콘, ‘J12’가 탄생한 해이기 때문. J12는 등장만으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이 워치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세라믹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으니. J12는 블랙에 이어 3년 뒤인 2003년엔 화이트 에디션을 공개했고, 진화와 분화를 거듭하며 저변을 확대해왔다. 그리고 탄생 25주년, J12는 또 한 번 대대적인 변화를 맞는다. 바로 세라믹에 색을 입힌 것. 이름하여 ‘J12 블루(Bleu)’ 리미티드 에디션이 그 주인공이다. 왜 하필 블루였을까? 이는 샤넬의 근본인 창립자와 연관되어 있다. 물론 가브리엘 샤넬 하면 으레 블랙과 화이트를 떠올리지만, 블루 역시 그녀에게 특별했다고. 1920년, 해군 유니폼에서 영감받아 최초로 여성을 위한 네이비 블루 마린 룩을 선보였으며, 1932년엔 첫 번째 하이주얼리 컬렉션 ‘비쥬 드 디아망’에서 밤처럼 푸른 사파이어 목걸이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샤넬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도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블랙 컬러에 은은한 블루빛을 넣고 싶었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이 블루 톤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큰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죠. 강렬하면서도 우아함이 느껴지고, 블랙에 가까우면서도 블루에도 가까운 그런 오묘한 컬러를 원했습니다.” 샤넬 워치 매뉴팩처는 무려 5년간의 연구를 통해 특별한 블루를 개발했다.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6월의 어느 날, J12 블루의 출시를 기념하는 특별한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실제로 만나 본 J12 블루의 첫인상은? 블랙이라고 하기엔 푸르고, 블루라 부르기엔 짙은 어둠을 머금은 오묘한 컬러. 블랙이나 화이트 컬렉션처럼 반짝이는 폴리시드 마감 처리 대신 선택한 매트한 질감은 꽤나 시크하게 느껴졌다. 이 덕분에 조명과 각도에 따라 컬러가 다르게 보이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샤넬은 25년에 걸쳐 세라믹을 귀금속의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세라믹은 샤넬 워치메이킹이 일구어낸 예술이자 샤넬의 뛰어난 노하우로 완성한 소재라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뛰어난 샤넬의 엔지니어들 덕분에 세라믹은 다양한 창조적 가능성을 펼칠 수 있고 무한한 영감을 주는 소재로 거듭났습니다.” 아르노 샤스탱의 말처럼 J12 블루는 세라믹에 대한 샤넬 워치 매뉴팩처의 기술력을 응집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샤넬은 1993년 스위스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제조사 G&F 샤트랑(G&F Ch^atelain)을 인수한데 이어 자체 워치메이킹이 가능한, 즉 시계와 관련한 주요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에 이른다.
스위스 안에서도 오롯이 자사의 기술만으로 스크래치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한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 관련 다양한 부품들을, 그것도 글로벌 스케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샤넬의 세라믹은 모두 G&F 샤트랑이 담당하고 있다. 홍콩을 직접 찾은 한 엔지니어는 단단한 메탈 블록에 세라믹을 긁고 던지는 시연을 하며 강한 내구성을 몸소 보여주었다. 세라믹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J12 블루 다이아몬드 뚜르비옹 워치








아름다움과 기술력이 조화를 이룬 J12 블루는 아홉 가지 에디션으로 구성되었다. 매트 블루 세라믹 피니시와 블랙 베젤, 유광 바니시 인디케이터, 바게트 모티프의 베젤을 갖춘 ‘J12 블루 칼리버 12.1 38mm’는 가장 기본 모델로 이번 컬렉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상위 라인으로 갈수록 인덱스, 베젤, 브레이슬릿에 사파이어를 세팅해 오묘한 색채의 조화를 이루게 했다. ‘J12 블루 42mm 사파이어 워치’와 ‘J12 블루 28mm 사파이어 워치’는 베젤, 다이얼, 브레이슬릿에 블루 사파이어를 각각 170개, 196개를 세팅했다. 보석 세팅에만 무려 1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J12 블루 38mm 사파이어 워치’는 베젤과 인디케이터에 58개의 천연 바게트 컷 사파이어를 세팅했다. 오토매틱의 경우 샤넬이 공동 소유한 스위스 케니시 매뉴팩처가 제작한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칼리버 12.1과 12.2)를 탑재했다. 물론 COSC 크로노미터 인정도 받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제품은 ‘J12 블루 다이아몬드 투르비용 워치’다. 무려 172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플라잉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오픈 워크 디자인을 통해 기계식 시계의 미학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65면 솔리테어 다이아몬드와 34개의 바게트 컷 사파이어가 베젤에 자리해 아름다움을 더한다. 특히 이 시계의 세라믹은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측면을 8시간 동안 수작업 폴리싱해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깊고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에서 영감받은 ‘J12 블루 X-ray 워치’는 이번 컬렉션 중 가장 실험적인 모델이다. 제작에만 1600시간이 소요되는데, 하나의 합성사파이어 블록에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조각해 완성한다. 화이트 골드 소재의 베젤과 링크에는 맑은 블루 사파이어 196개가 세팅돼 투명하고 우아한 인상을 남긴다. J12 블루의 제품은 모두 한정판이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되었다. 홍콩의 랜드마크인 침사추이 시계탑은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한국을 대표해 앰배서더인 배우 박서준이 참석했고 진백림, 진위정, 새미정 등 여러 명의 프렌즈가 파티를 함께 즐겼다. 도시에 어둠이 내려 앉자, ØZI와 타이슨 요시의 공연이 이어지며 홍콩의 푸른 밤을 뜨겁게 달궜다.
Credit
- 사진/ © Chanel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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