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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70년차 90세 이순재, 54년만 두 번째 대상! [2024 KBS 연기대상]

연기 철학을 담은 이순재의 소감, 모두를 기립하게 만든 밤!

프로필 by 박현민 2025.01.12
사진 / KBS

사진 / KBS

배우 이순재(90)가 2024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 <개소리>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친 그는 데뷔 70년 만에, 무려 54년 만에 두 번째 대상을 품에 안았다. 1970년 TBC 연기대상에서 첫 대상을 거머쥔 그는 이후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연기의 정수를 보여주며,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KBS 2TV 드라마 <개소리> 포스터

KBS 2TV 드라마 <개소리> 포스터

KBS 2TV 드라마 <개소리> 포스터

KBS 2TV 드라마 <개소리> 포스터

<개소리>는 시니어들의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노년 성장기를 다룬 시트콤으로, 경찰견 출신 '소피'와 함께하는 독특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순재는 90세의 나이에도 거제를 오가며 촬영에 임했고, 작품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동료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개들까지 모두가 작품의 주연이었다며 공을 돌렸다. "이 작품엔 주연과 조연의 구분이 없다. 모두가 주연이었다"는 그의 말은 작품을 완성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현장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수상 소감에서는 원로 배우들에게 주로 공로상이 돌아갔던 관행을 지적하며, "연기는 철저히 연기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순재는 "미국 아카데미는 인기나 조건이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의 연기력으로 상을 준다. 우리도 그런 평가 기준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며 진심 어린 일침을 던지며, 연기에 대한 철학을 뚜렷이 드러냈다.

사진 / 2024 KBS 연기대상 화면 캡처

사진 / 2024 KBS 연기대상 화면 캡처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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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르기 전, 그는 자신이 대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무대 위에 오른 그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라는 유쾌한 첫 마디로 시작해, 데뷔 초기부터 언제나 기회를 준비하며 꾸준히 연기에 임해온 자신의 여정을 차분히 되짚었다. 또한, 가천대학교의 제자들에게 가르침에 대한 믿음으로 응답받은 순간을 떠올리며 감사를 전했다. "교수로서 자격이 부족할까 걱정했지만, 학생들이 ‘가르쳐주신 대로 해내겠다’고 말했을 때 눈물이 났다"는 그의 진심 어린 고백은 객석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그의 진정성은 배우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고, 시청자들마저 뭉클한 여운에 젖게 만들었다.
박지영 / KBS 김정현 / KBS 임수향 / KBS 지현우 / KBS
최우수상은 <다리미 패밀리>박지영 김정현, <미녀와 순정남>지현우임수향이 수상했다. 김정현은 과거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다시 연기할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지현우는 배우의 역할을 "아름다운 영혼을 나누는 일"이라 정의하며, 따뜻한 연기로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수향과 박지영 또한 연기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이번 수상이 자신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녹화 방송으로 진행된 이번 KBS 연기대상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향한 깊은 애도 속에서 열렸다. MC들과 배우들은 차분하고 진중한 태도로 시상식을 이끌며, 상을 수상하는 순간에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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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재의 대상 수상은 연기의 본질과 진정성을 되새기게 하는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그는 "이 상은 나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작품을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공을 돌렸고, 마지막으로 평생 시청자들에게 빚진 마음을 고백하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70년간 한국 드라마와 함께 걸어온 그의 여정은 2024년의 마지막 밤을 따뜻하게 물들였고, 많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이하 '2024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대상=이순재(개소리)
▲최우수상=박지영(다리미 패밀리),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다리미 패밀리), 지현우(미녀와 순정남)
▲우수상 미니시리즈=연우(개소리), 한지현(페이스미), 박지훈(환상연가)
▲우수상 장편드라마=금새록(다리미 패밀리), 신현준(다리미 패밀리)
▲우수상 일일드라마=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하나(결혼하자 맹꽁아!), 백성현(수지맞은 우리), 오창석(피도 눈물도 없이)
▲조연상=윤유선(미녀와 순정남), 최태준(다리미 패밀리), 김용건(개소리)
▲신인상=홍예지(환상연가), 한수아(미녀와 순정남), 서범준(멱살 한번 잡힙시다), 박상남(결혼하자 맹꽁아!)
▲청소년연기상=이설아(미녀와 순정남), 문성현(미녀와 순정남)
▲작가상=서숙향(다리미 패밀리)
▲드라마스페셜상상=오예주(발바닥이 뜨거워서), 남다름(사관은 논한다)
▲베스트커플상=지현우·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금새록(다리미 패밀리), 백성현·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지영·신현준·김혜은(다리미 패밀리), 연우·아리·이순재(개소리)
▲인기상=김명수(함부로 대해줘),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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