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올인(All-In)' 지금 가장 뜨거운 '업사이클링' 브랜드

파리 베이스의 뱅자맹 바론(Benjamin Barron)과 브로르 아우구스트 베스트보(Bror August Vestbø) 듀오 디자이너가 이끄는 올인(All-In). 그들의 쇼가시작되다.

프로필 by 서동범 2025.01.13
올인의 뱅자맹 바론(왼쪽)과 브로르 아우구스트 베스트보.

올인의 뱅자맹 바론(왼쪽)과 브로르 아우구스트 베스트보.

2025 S/S 파리 패션위크 4일째. 업계에서 가장 쿨한 사람들이 몽파르나스 타워 40층에 모였다. 올인의 뱅자맹 바론과 브로르 아우구스트 베스트보가 새로운 컬렉션을 막 선보이려는 찰나다. 공간에는 의자 몇 개가 보이고 높고 부서질 듯한 캣워크가 있다. 조명이 런웨이를 비추자 노르웨이 일렉트릭 듀오 스머즈(Smerz)의 음악이 흐른다. 여기에 <섹스 앤 더 시티> 테마 곡의 시작 부분과 이 드라마의 PR 걸 사만다의 아이코닉한 대사 “더러운 마티니, 더러운 자식!(Dirty martini, dirty bastard)”이 리믹스되고, 데이비드 보위의 ‘Fashion’과 신디 로퍼의 ‘Girl Just Want to Have Fun’의 한 토막이 함께 섞여 울려 퍼졌다. 드디어 쇼가 시작됐다. 오프닝을 장식한 모델이 게스와의 협업으로 선보이는 해체된 애시드 워시 데님 재킷과 팬츠 위에 레이어드된 스카프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장했다. 헤어는 전설적인 TV 시리즈 <미녀 삼총사>로 유명한 파라 포셋(Farrah Fawcett) 웨이브에 원형의 플라스틱 진주로 네일 장식했다. 또 다른 모델은 드레이핑된 하늘색 블라우스에 블레이저와 트렌치코트를 섞어 만든 펜슬 스커트를 입고 나왔다. 이것이 올인의 세계다. 현재 리아나, 찰리 XCX, 카일리 제너 등 유명한 팬을 거느린 이 브랜드는 업사이클링된 소재의 옷과 액세서리로 재미난 변주를 주며 빠른 속도로 사랑받고 있는 중이다.

2025년 S/S 컬렉션 백스테이지 현장. 1980년대 영화 <워킹 컬>에서 영감을 받은 쇼 피스. 1980년대 영화 <워킹 컬>에서 영감을 받은 쇼 피스. 1980년대 영화 <워킹 컬>에서 영감을 받은 쇼 피스. 2025년 S/S 컬렉션 백스테이지 현장. 2025년 S/S 컬렉션 백스테이지 현장. 1980년대 영화 <워킹 컬>에서 영감을 받은 쇼 피스.
우리의 기준은 확고해요. 우리가 만드는 것이 뭔가를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죠.

올인의 시작은 이러하다. 바론이 2015년 매거진을 창간했고 여기에 아우구스트가 조인해 화보를 스타일링했다. 그들은 중고 매장을 돌아다니며 빈티지한 보물을 찾는가 하면 잡지에 자신들만의 룩을 DIY해 보여주었고, 결국 새로운 피스를 디자인하며 그들의 컬렉션을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주로 팝스타나 사교계에 진출하는 여성들 같은 상상 속의 인물을 그린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재료가 믹스된 드레이핑 드레스나 코스튬 주얼리로 장식한 진, 혹은 슬리브가 붙어 있어 힐처럼 보이는, 그 유명한 레벨(Level) 부츠를 떠올려보라. “우리의 기준은 확고해요. 우리가 만드는 것이 뭔가를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죠.” 바론이 말한다. “어쩐지 시도해보고 싶고, 우리가 느끼기에 현실에 없는 걸 만들고 싶어요.” 올인의 2025년 봄 컬렉션은 1988년 영화 <워킹 걸>과 금융회사의 비서이지만 자신을 잘나가는 경영자처럼 포장한 주인공 테스에게서 부분적으로 영감을 받았다고 아우구스트가 덧붙인다. “전혀 다른 배경을 넘나들거나 누군가를 흉내 내려는 캐릭터, 그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려다 발생하는 실패 같은 것에서 영감을 얻었죠.”
올인은 현재 센스(ssense)와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파리에 입점되어 있고 자사몰(D2C)도 키워가는 중이다. “처음 올인의 옷을 입는 사람들을 봤을 때 그 사실이 매우 놀라웠죠. 더 이상 우리의 브랜드가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게 아닌, 세상으로 나가 실제로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Credit

  • 글/ Brooke Bobb
  • 번역/ 이민경
  • 사진/ ⓒ All-In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