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여행의 이유

여행이 인생이고, 인생이 곧 여행이다.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패션 하우스 루이 비통과 함께한 제주의 낮과 밤.

프로필 by 황인애 2024.11.24
‘하드 사이드 러기지’ 컬렉션 중의 하나인 침대 트렁크.

‘하드 사이드 러기지’ 컬렉션 중의 하나인 침대 트렁크.

“여행은 나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해주고,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해주며, 가지지 못했던 것들을 가지게 해준 것 아닐까.” 소설가 김영하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 중에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가을의 문턱에 선 10월 중순, 루이 비통과 함께 제주 여행길에 올랐다. 세계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상상력과 예술적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다양한 컬렉션을 소개하는 ‘사보아 레베’ 이벤트를 위해. 하우스의 근간 역시 여행이라 할 수 있는 루이 비통을 대표하는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 하드 사이드 러기지, 이그조틱, 하이 워치, 하이주얼리 컬렉션이 거대한 쇼룸 안에 펼쳐졌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제주를 주제로 한 다양한 테마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어서였다. 제주의 남쪽 바다를 배경 삼아 낮과 밤에서 영감을 받은 총 5개의 테마 살롱은 그야말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황홀경으로 안내했다.
먼저 ‘제주의 낮’을 테마로 한 첫 번째 룸에서는 자연을 그려낸 송학도 트렁크 타워가 맞이하고 있었다. 물 흐르듯 우아한 아치 형태로 이루어진 프랭크 추의 시그너처 소파와 의자는 중국 윈난성의 계단식 논과 미국 애리조나의 안텔로프 밸리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것으로 루이 비통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 최초로 선보이는 실외용 작품이라고. 그 옆에 자리한 아틀리에 비아게티의 플라워 타워는 모노그램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투명한 기둥 형태의 램프로 꽃처럼 피어난 버블 같았다. 더불어 티 타임을 위한 트렁크와 피크닉 세트까지 야외에서조차 호사스러운 아름다움을 더해줄 아이템들로 가득했다.

송학도 트렁크 타워. 미니어처 트렁크를 장착한 열기구 모형의 ‘몽골피에르 에어로’ 오브제 클락. ‘이그조틱’ 컬렉션을 테마로 한 전시 공간.
다음으로 보다 확장된 사적 취향을 만끽할 수 있는 ‘제주의 밤’을 테마로 한 룸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시선을 압도한 것은 단연 다채로운 하드 사이드 러기지 컬렉션. 파리 주얼리 장인정신의 발생지로 잘 알려진 방돔광장에 새롭게 문을 연 루이 비통 부티크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하이주얼리 트렁크는 페일 핑크 마이크로파이버 안감이 장식되어 각 장신구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더욱 빛내줄 듯했다. 여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우아하고도 세련된 아이템이었다. 그 외에도 샴페인, 와인, 코냑, 위스키 글라스, 스트로, 코스터, 2개의 셰이커, 코르크 스크류, 칠링을 위한 고급스러운 아이스 버킷을 모두 장식할 수 있는 파티를 위한 완벽한 호스트 키트인 파티 트렁크, 와인 애호가와 입문자 모두를 사로잡을 풀 세트인 와인 트렁크, 시가 1천 개비를 수납할 수 있으며 최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밀폐 처리된 보관 케이스를 장착한 시가 트렁크 등은 실용적인 취미 셀렉션은 물론 홈데코 오브제로도 더할 나위 없을 듯. 밤에 스며드는 아름다운 달빛을 더욱 예술적으로 구현해줄 모노그램 패턴의 레더 소재 다이아몬드 스크린도 인상적이었다.

‘제주의 낮’ 테마의 살롱은 루이 비통의 오브제로 채워졌다. 메종의 모노그램 플라워를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이딜(Idylle)’ 컬렉션. 크로커다일 레더로 완성한 ‘키폴 반둘리에 25’ 백.
이렇게 제주의 낮과 밤을 유영한 후 이국적이고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의 ‘이그조틱’ 컬렉션을 마주했다. 루이 비통 장인의 독보적인 노하우가 돋보이는 컬렉션으로, 대표적인 모델인 카퓌신, 쁘띠드 말, 로즈데벙, 시티스티머 등의 가방을 특수 가죽과 퍼로 제작한 모델이 전시되었다. 아이코닉한 가방을 새로운 기법, 디테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업그레이드한 버전을 만날 수 있었다.
이어지는 하이 워치메이킹과 하이주얼리가 전시된 룸 역시 반짝이는 빛으로 넘실거렸다. 루이 비통이 여행 예술을 담은 LV 트렁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에스칼 워치의 10주년 에디션, 워치메이킹의 새로운 시대를 알린 스포티하면서도 클래식한 타임피스 ‘땅부르’, 모노그램 캔버스 위로 엉뚱함을 불어넣거나 매혹적이고 귀중한 타임피스를 배경으로 한 작은 보석들로 변신하여 시간과 숨바꼭질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비비엔이 사랑스러운 ‘땅부르 비비엔 점핑 아워’, 미니어처 회화작품처럼 구상된 다이얼이 예술적인 ‘땅부르 문 플라잉 뚜르비옹 칼레이도스코프’ 같은 타임피스가 시선을 압도했다. 또 모노그램 플라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딜’ 컬렉션, V 시그너처의 정수를 담은 ‘퓨어 V’ 컬렉션, 혁신적인 LV 모노그램 스타컷 다이아몬드는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성을 지닌 하이주얼리 컬렉션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Credit

  • 사진/ © Louis Vuitton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