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고즈넉한 뉴욕 브리지햄튼에서 마주한 랄프 로렌 2025년 스프링 컬렉션

지난 9월 5일, 고즈넉한 뉴욕 브리지햄프턴에서 마주한 랄프 로렌 2025년 스프링 컬렉션 그리고 아늑했던 그날의 기억.

프로필 by 윤혜연 2024.10.21
랄프 로렌이 2025 스프링 컬렉션을 공개한 브리지햄프턴 베뉴.

랄프 로렌이 2025 스프링 컬렉션을 공개한 브리지햄프턴 베뉴.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던 그날 오후는 시선이 머무는 곳곳에 평화가 자리했다. 울타리 너머 들판에는 말 몇 필이 바람을 가르며 뛰고 있었고, 그 건너편에는 미스터 로렌이 아끼는 빈티지 자동차 몇 대가 고고한 자태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다른 한편에는 류준열, 크리스탈, 에스파 윈터, 톰 히들스턴, 주드 로, 로라 던, 어셔와 같은 인사가 술잔을 기울이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이내 펄럭이는 미국 국기 너머 노을이 모습을 감췄고, 우리는 모두 랄프 로렌 2025년 스프링 컬렉션이 공개되는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미스터 로렌은 개인적 추억이 깃든 곳에 런웨이를 마련해 게스트를 초대하곤 한다. 추억이라는 서사가 선사하는 상상과 미학이 몰입감을 높여서일 터. 명백히 동의한다. 지난 4월, 그의 뉴욕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랄프 로렌 컬렉션 런웨이를 목도한 지 얼마 안 돼서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스프링 컬렉션을 공개할 지역으로 브리지햄프턴을 선택했다. 이곳은 그가 “단순한 장소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내겐 고향이자 안식처,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애정을 내비쳤던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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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번 시즌 이곳에서 공개한 주인공은 랄프 로렌 퍼플 라벨과 랄프 로렌 컬렉션, 폴로 랄프 로렌이다. 먼저 랄프 로렌 컬렉션과 퍼플 라벨은 햄프턴 지역 자연의 수수한 아름다움에 영감받았다. 테일러드 수트와 셔츠에 모래사장과 새파란 하늘, 대서양을 연상케 하는 블루·화이트 컬러 팔레트를 담은 것. 그중에서도 블루 톤 그러데이션 컬러로 마치 푸른 대양의 윤슬을 연상케 한 스팽글 장식 튜브 톱 드레스는 시적이었다. 걸을 때마다 율동감을 선사하는 골드 비즈 장식 스커트에 미니멀한 화이트 탱크톱을 매치한 룩은 랄프 로렌 컬렉션의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청량한 블루와 화이트 컬러의 조화는 해변을 테마로 해 스포티한 매력을 뽐냈던 폴로 랄프 로렌에서도 이어진다. 세일링 일러스트를 프린트한 넥타이부터 스트라이프 패턴, 데님 소재 등이 그 예다. 이 외에도 랄프 로렌 컬렉션은 이번 시즌 ‘더 랄프’를 선보이며 핸드백 라인업을 강화했다. 하우스가 사랑해 마지않는 자동차에서 영감받아 구조적인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 유광 메탈과 라디카 우드를 조합한 하드웨어가 부드러운 레더 소재에 더해져 빈티지 자동차를 연상케 한다. 그렇게 다시금 말이 뛰놀던 들판 건너에 자리했던 미스터 로렌의 빈티지 자동차를 회상하며 이번 런웨이를 곱씹는다. 브리지햄프턴의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단순한 패션쇼를 넘어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경험을 공유한 순간. 사랑하는 연인은 물론이고 가족, 자매, 친구 등의 모습으로 랄프 로렌 하우스의 의인화가 이뤄졌던 무대. 우리는,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함께하는 추억 한 페이지를 추가한다.
류준열 에스파 윈터 크리스탈

Credit

  • 사진/ ⓒ Ralph Lauren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