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정윤기와 발리가 만든 협업 컬렉션

시대의 흐름을 담되 클래식함을 우선시할 것. 스위스에서 탄생한 패션 하우스 발리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의 만남은 추구하는 이상향이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뤄졌다. 매일이고 함께할 수 있는 데일리 피스로 가득 채워진 ‘Bally by YK Jeong’ 컬렉션. 정 대표를 만나 이번 협업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프로필 by 이진선 2024.08.22
뒷면의 로고 프린팅이 특징인 티셔츠, 메리제인은 Bally by YK Jeong. 양말은 에디터 소장품.


하퍼스 바자 발리와의 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컬렉션을 완성했는지도 궁금하다.
정윤기 이탈리아 브랜드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이어가던 중 발리에서 좋은 제안을 받았다. 특히 시모네 벨로티(Simone Bellotti)의 첫 쇼를 보고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작년 6월부터 시작해 1년 3개월을 준비했다. 이번 컬렉션이 스위스를 기반으로 한 패션 하우스라는 고유성을 살려 전통과 새로운 시도를 접목했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한다. 발리라는 브랜드가 얼마나 대단했고 여전히 아름답다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다시 일깨워주고 싶었다.
하퍼스 바자 당신에게 있어 발리는 어떤 브랜드인가?
정윤기 정말 좋은 품질의 가죽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데크 슈즈를 구입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21살 무렵이었는데 적은 월급을 모아 발리의 데크 슈즈를 구입했고 아껴 신었던 기억이 생생하다.(웃음) 시그너처 스트라이프가 새겨진 가방은 너무나 잇백이었고. 나의 20대 시절에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였다.
프런트 포켓에 자수 장식을 더한 셔츠, ‘YK’ 메신저 백은 Bally by YK Jeong. 팬츠는 Bally.


하퍼스 바자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아이템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정윤기 당연히 ‘YK’ 메신저 백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컬러였는데 스위스의 자연에서 영감받은 블루, 그린, 화이트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제품이다. 평소 발리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밝은 컬러를 사용해 생동감을 주고 싶었고, 시모네 벨로티가 아카이브에서 찾은 디자인에 나만의 터치를 가미해 완성했다.
하퍼스 바자 ‘Bally by YK Jeong’ 컬렉션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링 팁을 덧붙인다면?
정윤기 경계 없이 과감한 스타일링을 즐겼으면 좋겠다. 셔츠에 후디를 레이어드해도 좋고, 데님 쇼츠에 볼캡을 더한 뒤 YK 메신저 백을 크로스로 멘다면 편하고도 멋스러운 룩을 완성할 수 있다. 가방에 개성 있는 참 장식을 더해도 좋을 것이다. 여성분들에게는 보이프렌드 핏의 포플린 셔츠를 원피스처럼 활용하고 여기에 메리제인 슈즈를 매치해보라 권하고 싶다.
우형이 착용한 후디, 스니커즈는 Bally by YK Jeong. 데님 쇼츠는 Bally. 양말은 에디터 소장품. 도현이 착용한 후디, ‘YK 8 Hours’ 백, 스니커즈는 Bally by YK Jeong. 데님 팬츠는 Bally.

하퍼스 바자 올해 초 발표한 마르니 협업 컬렉션은 물론 발렉스트라, 지미추, 리바이스, 럭키슈에뜨, 젠틀몬스터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 컬렉션을 선보여왔다. 지속적으로 협업 컬렉션을 진행하는 이유가 있을까?
정윤기 K패션과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를 가능케 하는 데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운 한국의 스태프들도 함께 주목받아 마땅하다는 생각 말이다. K스태프들과 만든 결과물이 함께 이슈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선보인 협업 컬렉션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스타들의 영향력도 컸다. 가령 젠틀몬스터 협업 선글라스는 BTS 정국, 리바이스 협업 데님은 차은우와 뉴진스가 착용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반응이 좋은 덕분에 나의 바람도 이뤄지고 있는 것 같고. 다음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 중이니 기대해주길 바란다.
하퍼스 바자 20년 넘게 업계를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로 자리매김해왔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도 활동하며 끊임없이 경계를 넓히고 있는데 그 창의성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윤기 11월이면 패션계 데뷔한 지 딱 30년이 된다.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에 앞서 스타일리스트로서 셀럽들과 작업할 때 가장 활력이 넘치고 오히려 일을 통해 힐링할 때가 많다. 30년 지기 김혜수도 그렇고, 언제나 빛나는 전지현, 요즘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있는 스트레이키즈와 박보검, 임시완까지. 그들과 함께 현장에 있고 시간을 보낼 때 힘이 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직접 디자인한 셔츠를 입고 ‘YK’ 메신저 백과 함께 포즈를 취한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하퍼스 바자 그렇다면 일을 하지 않을 때, 온전히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가?
정윤기 워커홀릭이라 쉬는 게 오히려 힘들다.(웃음) 그래도 요즘엔 앞으로를 위해 잘 쉬려고 노력한다. 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 있다 보니 쉴 때는 자연에서 쉬면서 맛있는 음식과 예쁜 공간을 구경하는 게 좋더라. 그래서 이번 발리 캠페인 촬영도 자연을 배경으로 편안한 무드로 진행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를 소품으로 활용해 생동감을 더하기도 했다.
하퍼스 바자 내로라 하는 대한민국의 셀럽들을 스타일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발리 협업 컬렉션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일까?
정윤기 아무래도 앰배서더인 세븐틴의 도겸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겠나. 여자로는 배우 김혜수를 꼽겠다. 털털하고 꾸밈없는 그녀는 일상에서도 늘 멋스럽다. 이번 캡슐 컬렉션을 만든 의도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 화보에 촬영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Credit

  • 사진/ 이대희
  • 모델/ 김도현,장우형
  • 헤어/ 안미연
  • 메이크업/ 공혜련
  • 어시스턴트/ 이서현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