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앤아더스토리즈 X 수잔 팡이 함께 만든 봄옷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아티스트 수잔 팡(Susan Fang)과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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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수잔 팡



하퍼스 바자 웰컴 투 서울!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살아본 글로벌 시티즌 수잔 팡에게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수잔 팡 서울은 네다섯 번쯤 방문했다. 아무래도 제일 친한 친구가 서울에 살아서 그런지 친근감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건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하퍼스 바자 서울과 런던, 상하이를 비교하자면?
수잔 팡 흥미로운 질문이다. 상하이는 빠르게 변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약간의 조급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 역시 상하이에 있을 땐 친구를 만나고 미팅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보낸다. 반대로 런던은 거의 변화가 없고 항상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 나도 그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차분해진다. 그땐 주로 집에 머물며 창의적인 작업에 몰두한다. 한편, 서울은 이 두 도시의 장점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시절 한국 친구들은 대부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중국 친구들은 미국 혹은 다른 나라에 정착했다. 아마 서울이 전통과 현대적인 것의 밸런스가 좋아서 돌아가는 것 같다.
하퍼스 바자 수잔 팡을 입은 국내 셀럽 중 인상 깊은 스타일링이 있다면?
수잔 팡 한국의 스타일리스트들은 빅 브랜드와 작은 브랜드를 잘 믹스해 쿨한 룩 만든다. 실력이 좋다. 그래서 한국 스타일리스트의 룩들은 다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잔 팡처럼 작은 브랜드를 발굴해 셀럽 스타일링을 멋지게 해준다는 점에서 더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블랙핑크 지수가 ‘꽃’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수잔 팡의 그린 드레스가 인상 깊었다. 그래서 협업 컬렉션을 통해 블루 플라워 드레스도 선보이게 되었다. 이번 버전은 등 부분을 엘라스틱 밴드 처리해 좀 더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앤아더스토리즈가 폭넓은 연령대의 다양한 고객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 옷의 컬러와 원단, 착용감 등 여러 피드백을 들을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이를 토대로 수잔 팡의 제품들을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

수잔 팡 협업을 시작할 때, 각 브랜드가 제일 중요시하는 점과 다음으로 어떤 것들을 계획하고 있는지 꼭 묻는다. 그 이후에 수잔 팡과의 연결점을 찾으려고 한다. 앤아더스토리즈는 부드러운 여성성이 특징이기 때문에 수잔 팡과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또한, 내가 하려고 하는 작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대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수잔 팡이 가지고 있는 시그너처 요소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앤아더스토리즈의 경우, 프로덕션 라인과 제작 공장들과의 관계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고심 끝에 이번 컬렉션이 완성되었다. 물론 비주얼 적으로도 아름다운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퍼스 바자 수잔 팡에게 꽃은 중요한 모티프다. 이번 협업 컬렉션에서도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레이저 커팅부터 프린트, 3D 프린팅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 모티브 제품이 있다면?
수잔 팡 바로 앞에 있는 플라워 네크리스가 최애다. 예전에 학교 선생님께서 크리스찬 디올이 했던 말을 해주셨다. “네가 그릴 수 있고 상상할 수 있으면 만들 수 있어.” 어느 날, 꿈에서 투명한 꽃을 봤고, 그것을 컬렉션의 일부로 구현한 제품이 바로 이 꽃이다. 굉장히 초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요즘에는 3D 프린트를 사용해 추상적인 이미지를 제품화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상상력을 실물로 구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이 목걸이는 뉴진스가 V 매거진 커버 촬영에 착용했던 제품인데, 이번 협업 컬렉션에선 많은 사람들이 착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

수잔 팡 지속가능한 패션은 학생 시절에 새로운 토픽으로 떠오른 주제였다. 당시에 생각했을 땐,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에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패션 디자이너가 된 지금은 100% 폐기물을 줄일 순 없겠지만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남겨진 원단으로 옷을 만드는 식이다. 지난 컬렉션의 90%도 재고 원단을 사용해서 만들었다. 앤아더스토리즈 역시 지속가능성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다. 앞서 언급한대로 협업 컬렉션의 옷은 오가닉 코튼과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로 만들었고, 슈즈 안창의 10%는 ‘블룸 알게’라는 혁신적인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완벽한 친환경 제품이 아니더라도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실천하고 있다.




수잔 팡 컬래버레이션할 때마다 각 브랜드에서 가능한 최고의 소재로 만들려고 한다. 물론 그것이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컬렉션에 적합한 최적의 소재를 사용하려는 것이다. 가끔 큰 브랜드들은 우리가 소재 선정에 대해 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그 사실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옷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입기에 편해야 한다는 점이다. 컬렉션의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 중에서 환경에 해롭지 않은 소재를 고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하퍼스 바자 모든 것이 AI로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창작자로서 패션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수잔 팡 나는 원래 아이디어가 필요하면 인터넷이 아닌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혁신적인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전에 다이슨에서 일함)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신기술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일 년 전엔 어머니가 그린 그림과 남편이 어린 시절 그린 그림으로 AI를 사용해 새로운 프린트를 만들려고 했다. 브로더리 앙글레이즈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과거의 기법들을 AI로 재창조했을 때,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같은 감동을 느낄지 궁금했다. 우리는 아직도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고 현재 진행형이기에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수잔 팡 사실 손으로 하는 수작업도 좋아한다. 하지만 애플페이와 같이 현대 문명의 이기와 편의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완전히 기계에 둘러싸이면 불행하지 않을까?
하퍼스 바자 패션을 인간관계를 탐구하는 수단이라고 여긴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앤아더스토리즈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은 어떤 사람이 입을 것 같은가?
수잔 팡 이번 협업을 통해서 다양한 여성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다양한 연령대와 체형을 가진 여성들이 입는 것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신축성 있는 엘라스틱 밴드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 길이와 네크라인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며 다양한 여성을 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친구를 만나든 데이트를 하든 어떤 상황에 입더라도 밝고 행복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옷을 만들고자 했다.


수잔 팡 인터뷰 초반에 언급했던 블루 플라워 드레스. 잎이 무성한 나무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이파리가 바람에 흔들리며 쓰으- 소리를 내는 풍경을 상상하며 이 옷을 만들었다. 그것이 가진 리듬과 명상에 가까운 광경을 디자인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이 풍경을 떠올리면 굉장히 자유롭고 차분해진다. 그래서 이 옷을 입는 사람도 가볍고 하늘거리는 드레스의 움직임을 통해 그런 감정들을 느꼈으면 좋겠다.
Credit
- 사진 / 앤아더스토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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