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조나단 앤더슨이 사랑하는 아티스트의 정체는?

두 아티스트는 로에베와 JW 앤더슨의 24 가을, 겨울 컬렉션에 등장했다.

프로필 by 홍준 2024.01.23
사진/ @jonathan_a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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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그림들이 프린트된 런웨이 피스들이 즐비한 24 F/W 로에베(loewe)와 JW 앤더슨의 컬렉션. 두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그가 애정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런웨이 위로 올려 그의 예술적인 취향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로에베 컬렉션은 리차드 호킨스(Richard Hawkins)에게, JW 앤더슨 컬렉션은 크리스틴 큐브릭(Christiane Kubrick)과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에게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구성했으며, 그들의 작품들을 런웨이 피스 위에 그대로 프린팅했다. 매해 새롭고 재미난 아이템들을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예술의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패션 디자이너가 얻는 영감의 원천은 끝없는 것. 그가 영감을 받았던 아티스트에 대해 알아보자.

LOEWE 2024 가을, 겨울 컬렉션: 리처드 호킨스
사진/ @loewe

사진/ @loewe

사진/ @loe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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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벽 위, 리처드 호킨스의 작품들이 걸려있는 공간은 갤러리를 방불케 했다. 벽에 걸려진 형형색색의 외설적인 그림과 하나의 작품과도 같았던 컬렉션 피스들이 시선을 사로잡은 이번 런웨이는 콜라주의 대가 ‘리처드 호킨스’에게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생동감 넘치는 컬러의 리처드 호킨스는 조각, 페인팅, 정체성 등 아이코닉한 요소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구현하여 마음 속을 탐구하는 미국의 유명한 현대 미술가이다. 주된 주제는 성에 관한 것, 고전 로마 동상, 아메리칸 원주민 문화 등으로, 다양한 것에 관심을 두며 작품으로 녹여낸다. 날 것의 느낌이 드는 요소들을 통해 만들어진 외설적이고 도발적인 콜라주가 조나단 앤더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LOOK 05 LOOK 14 LOOK 15 LOOK 19 LOOK 26 LOOK 27 LOOK 40 LOOK 45
사실 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술에 대해 깊은 이해도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조나단 앤더슨이 23년 9월 <On Foot> 갤러리에서 아트 큐레이팅을 맡게 되어 해당 갤러리에서 리처드 호킨스의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그래서 이미 컬렉션을 공개하기 전부터 호킨스의 작품에 푹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런웨이는 호킨스의 작품이 걸려져 있는 갤러리 같은 공간에서 진행되었으며, 그의 팝한 아트워크가 프린팅 되어 있는 드레스, 카디건, 후디, 팬츠, 토트백 등 다양한 아이템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한편, 리처드 호킨스는 이번 컬렉션을 위해 30년 이상 LOEWE의 상징적인 윈도우 디스플레이의 장인 호세 페레즈 드 로자스의 1960년대 LOEWE 윈도우 디자인을 사용하여, LOEWE 2024 가을 겨울 남성 런웨이 쇼 공간을 위해 12개의 비디오 콜라주 시리즈를 제작했다.

JW ANDERSON 2024 가을, 겨울 컬렉션: 크리스티안 큐브릭
사진/ @jw_anderson 사진/ @jw_anderson 사진/ @jw_anderson 사진/ @jw_anderson 사진/ @jw_anderson 사진/ @jw_anderson 사진/ @jw_anderson
심미적인 조나단 앤더슨의 취향을 보여준 JW 앤더슨의 24 가을, 겨울 컬렉션. 그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99년 작품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스틸컷을 포스팅하며 영감의 근원을 공개했다. 또한 스탠리 큐브릭의 아내 화가 크리스티안 큐브릭의 회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알리며, 컬렉션 속 니트와 액세서리 속에 그녀의 작품들을 새겨 넣었다.

이번 JW 앤더슨 런웨이 속 그림의 주인인 크리스티안 큐브릭은 독일 출신으로, 젊었을 때는 댄서이자 배우로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영화 <영광의 길>에서 ‘스탠리 큐브릭’을 만나 결혼했으며, 60대 후반 큐브릭 가족이 영국으로 이사함과 동시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화가로 전향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 예술을 공부한 크리스티안은 뉴욕, 로마, 런던에서 전시회를 통해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 이렇듯 늦은 나이였지만 자신만의 스타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크리스티안의 아름다운 꽃 장식과 정물화 등 다양한 작품이 이번 컬렉션에 녹아들었다.

LOOK 3 Jack and the computer 1997, Christiane Kubrick LOOK 5 Plants on red plastic tray 1990, Christiane Kubrick LOOK 8 Polly the cat 1988, Christiane Kubrick LOOK 10 View from camper towards Aeolian Island 2006, Christiane Kubrick Look 22, 23 ,24 Paula 6 months on red Look 42, 43, 44 New baby clothes 1997, Christiane Kubrick
이번 컬렉션의 중요한 축인 그녀의 작품들은 컬렉션 피스 위에 아름답게 녹아들었다. 먼저, 짙은 퍼플과 블루의 3번 룩 톱은 <잭과 컴퓨터(1997)>, 강렬한 레드 베이스의 5번 룩의 스커트는 <플라스틱 화분 위 식물(1990), 몽환적인 전경의 그림이 한몫하는 10번 룩 톱은 <캠퍼에서 에올리안 섬으로의 전망(2006), 그리고 3개의 드레스로 나뉘어 프린팅된 22, 23, 24번 룩은 <레드 위의 6개월의 폴라>에서 가져왔다. 이렇듯 하나의 캔버스와도 같았던 JW 앤더슨의 2024 가을, 겨울 컬렉션은 크리스티안 큐브릭 그 자체였다.

컬렉션에 이어 JW 앤더슨은 크리스티안 큐브릭과 조나단 앤더슨이 함께 등장하는 단편 영화 <Who is the Paint?>를 유튜브에서 공개했는데, 이는 스탠리 큐브릭의 손자인 잭 엘리엇 홉스가 직접 감독한 것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조카가 담은 조나단 앤더슨과 크리스티안 큐브릭이 궁금하다면 해당 유튜브를 감상해보자!

Credit

  • 영상/ JW 앤더슨 공식 유튜브
  • 로에베 공식 인스타그램
  • 사진/ @jw_anderson_@loewe_@jonathan_anderson_LVMH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