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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18기' 촬영지, 거긴 어디?

출연진의 엇갈리는 마음만큼 궁금하다. ‘나는 솔로 18기' 촬영지 경북 영덕의 ‘인생뷰’ 스폿

프로필 by BAZAAR 2023.12.27
‘솔로나라 18번지’ 첫 만남은 어디?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사진 / 한국관광공사

 
‘솔로나라’가 새롭게 시작할 때마다 ‘여기는 대체 어디?’ 하고 묻게 되는 것이다. 여전히 논란의 중심인 16기 촬영지 ‘경북 안동’이 그랬고, 현재 방송 중인 18기 촬영지 ‘영덕' 또한 숨은 여행지로 관심을 불러 모으는 중. 한 지역에서 오래 촬영하는 만큼 촬영지의 남다른 풍경이 로맨스만큼 빛나기 때문일 것. 그중 사상 초유의 첫인상 선택으로 화제가 된 대혼돈 장소는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20만 평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숲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오는 출연자 모습은 긴장감 가득했지만, 흔들리는 잎사귀 사이로 떨어지던 빛의 그림은 아름답게 고스란히 담겼다.
 
메타세쿼이아는 측백나무 과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큰키나무다. 벌영리에는 머리 위로 쭉쭉 뻗은 나무 기둥이 하늘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어, 이국적인 산속 한가운데 깊게 들어선 느낌이다. 영덕 출신의 한 개인이 20여 년간 나무를 심고, 조성한 사유지라는 것 말고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한 개인의 지극한 노고로 이룬 숲의 시간에 놀라고, 무료 개방해 많은 이들의 치유가 되고 있음에 또 놀란다. 420m 길 양쪽으로 높이가 2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편백나무가 심어져 있고, 숲속 중간중간 놓인 벤치에서는 고유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눈 내린 직후 환상적 설경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숲길 끝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동해 바다와 영해평야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사진 / 한국관광공사
(i)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산54-1, 무료 개방  
 
 
고래가 쉬는 푸른 청정 바다
고래불 해안
 
사진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사진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영덕 여행은 고래불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빠질 수 없는 명소다. 4.6km의 이르는 긴 모래 해안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초승달을 닮은 형태인데, 고려 말 학자인 ‘이색'이 이곳에서 고래가 노는 것을 보고 ‘고래가 노는 펄'이라 하여 ‘고래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에서 고래를 보았다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지만, 고래불과 이어진 대진 해변이 국내 최초 ‘고래 바다쉼터' 후보지로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고래가 뛰어노는 고려의 풍경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평범해 보이는 해안이지만 생태적으로 진귀한 해양 생명들이 뿌리내리고 있다. 폭이 30~100m에 달하는 고래불 해안 하구에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염습지가 분포하는데, 큰 염도 변화 덕분에 보리사초, 갯그령, 갯씀바귀 등 귀한 식물들이 함께 살아간다. 또한 남쪽에서 밀려온 모래가 자연 해안 사구를 이룬다. 이는 해안선을 보호하는 자연제방 역할을 하고 사구 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군이 되어 준다고.
 
동해의 명사 20리라 불리는 ‘고래불 해수욕장'은 해안선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방곡면 6개 바닷가 마을 해변을 모두 합쳐 8km에 이른다고 하는 것. 카라반, 캠핑장, 물놀이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고래불 국민 야영장이 있어 바다 자연을 만끽하며 휴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얕은 수심, 청정하고 투명한 바닷물, 소나무 방풍림 그늘 덕분에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2024년에는 무장애 투어버스, 해변 진입이 가능한 휠체어 매트 등을 설치해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베리어프리 여행지로 거듭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크다.
 
그 외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는 해변으로 프라이빗한 차박지 남호해변을 추천한다. 부흥해변은 거친 겨울 파도를 찾아 서퍼들이 모이는 소규모 서핑 스폿이고, 강축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다가 만나는 석리 몽돌해변은 수려한 풍광 덕분에 사진 출사지로 유명하다.
 
사진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사진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사진 / 한국관광공사
(i) 경북 영덕군 병곡면 고래불로 68
 
 
초보 하이커를 위한 하이라이트 바다 둘레길
블루로드 푸른대게의 길


사진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사진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영덕의 명품 바닷길, ‘블루로드’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 해파랑길 일부로 영덕 대게공원을 출발해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 해변까지 이르는 64.4km의 바다 둘레길이다. 푸른 동해를 끼고 걷는 둘레길 어느 곳을 선택해도 좋지만, 평이하게 걸으면서 영덕 지질의 남다른 풍광을 만나고 싶다면 B코스, ‘푸른대게의 길’을 추천한다.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노물리 방파제, 석리마을, 대게원조마을을 지나 죽도산, 축산항을 잇는 15.5km의 길로 부지런히 걸으면 약 5시간 걸린다. 대게 집게 발이 감싼 모습의 창포말 등대가 보이면 푸른대게의 길이 시작된 것이다.
 
둥근 공룡 발자국이 패인 용바위, 들쭉날쭉 바윗길을 지나면 풍어를 기원하던 제당을 만나고, 작은 몽돌 해변과 자연이 만든 기암 바위를 가로지르며 수채화를 닮은 작은 바닷가 마을에 닿는다. 바닷길이 끝나면 숲길이다. ‘영덕대게 축제'가 시작된 차유 마을에서 죽도산까지, 해송 숲길을 걸으며 파도와 바람이 이끄는 숲의 소리를 만끽해 보자. 축산항에서 만나는 블루로드 현수교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습지 위를 가로지르는 139m 길이의 출렁다리다. 죽도산과 와우산을 잇는 현수교로 영덕의 푸른 동해 바다를 조망하기 좋다. 현수교 너머에서 만나는 죽도산은 본래 섬이었다. 인근에서 흘러든 모래 둔덕이 점점 커지면서 육지를 연결했고, 이는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지질 형태라고. 죽도산 둘레를 따라 이어진 해안 산책로에는 1억 년 전의 시간을 간직한 퇴적암을 잘 관찰할 수 있고, 산책로 앞 강 하구 역시 다양한 형태의 퇴적암 형태가 지천이다. 그저 지극히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기쁨이 있는 길이다. 죽도산 전망대는 1월 5일까지 공사 중으로 현재 외곽 데크만통행이 가능하다.
 
사진 / 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사진 / 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사진 / 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
(i) 블루로드 B코스 출발지 창포말 등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산5-5
 
 
[TIP] 영덕 사람들은 뭐 먹지?
 
라면집만기네밥집고래불 머구리 횟집예주고을 한식약 카페
영덕 사람들은 해장으로 물곰국(곰치국)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 현지인이 추천한 태훈회식당(054-733-0009)에서 곰치해장국으로 아침을 시작해보자. 신선한 생물만 사용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강구항에 있는 라면집(0507-1337-9842)은 해물라면으로 유명하다. 홍게, 낙지, 문어, 통꽃게 라면을 주문하면 재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라면이 푸짐하게 나온다. 더욱이 통창 너머로 시원하게 보이는 바다 뷰가 근사하다. 오보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만기네밥 (0507-1473-1028)은 계절 밑반찬 10여 가지를 내는 백반으로 유명한 곳. 밥도둑 가자미찌개, 바삭한 오징어부추전 등 모든 메뉴에 실패가 없다. 정갈한 반찬과 푸짐한 밥상으로 이미 입소문이 많이 난 곳이지만, 나만 알고 싶은 영덕의 ‘찐' 밥집이다. 바닷가 횟집을 찾는다면고래불 머구리 횟집(0507-1430-4747)으로 가자. 신선한 자연산 회를 정직하게 내고, 스페셜물회와 매운탕은 여운이 길다. 전통 찻집 예주고을 한식약 카페(054-733-2234)도 기억해 둘 것. 전통 약차와 손수 만든 곤약젤리, 화과자가 깊은 맛을 낸다. 
 
 

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 신진주
  • 사진 / 한국관광공사·경북 동해안 지질공원·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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